靑松 건강칼럼 (448)... 미래의 수퍼푸드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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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푸드(Super Food) 식용곤충(食用昆蟲)

성경(Bible)에 요한이 메뚜기를 식용(食用)으로 먹었다고 적혀있다. , 마가복음서(Mark) 16절에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 (John wore clothing made of camel's hair, with a leather belt around his waist, and he ate locusts and wild honey.)”고 했다. 마태복음서(Mathew)에도 같은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어렸을 때 가을철 논에서 고개 숙인 벼 사이로 뛰어다니면서 벼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은 추억이 있는 어른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은 논에 농약을 많이 살포하기 때문에 메뚜기가 살 수 없다. 이에 일부 논에 농약을 치지 않고 벼메뚜기를 키우는 농촌도 있어, 옛 추억을 가지고 자녀들과 함께 메뚜기 잡기 체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곤충(昆蟲)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150만 생물종(生物種) 60% 이상인 90여만종이 있고, 그 중의 50% 이상은 인간의 미래 대체식량자원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곤충은 적은 사료와 물로 엄청나게 번식하기 때문에 330(100)1 ton 사육이 가능하다.

 

가축 사료 10분의 1 비용으로 동일한 분량의 단백질(protein)을 얻어낼 수 있다. , 소고기 1kg을 얻으려면 사료가 10kg이 필요하지만, 곤충은 1.7kg 정도면 충분하다. 농촌진흥청의 육류 단백질과 곤충 단백질 비교 자료에 의하면 100g당 단백질 함유량은 돼지고기 15.8g, 소고기 20.8g, 귀뚜라미 26.4g, 갈색거저리 50.32g, 벼메뚜기 70.4g이다.

 

UN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세계 인구가 2050년에 약 90억 명으로 증가하고, 2100년에는 110억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곤충은 인류의 미래 대체식량 자원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19일 곤충의 식품활용, 그 가능성과 전망을 중심으로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식품의 활용 학술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학술포럼은 식량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전문가들의 발제와 주제발표, 토론 등으로 진행되었다.

 

박규택 강원대 명예교수는 ‘21세기 미래 생물자원으로서 곤충’이란 발제를 통해 지구상에 생존하는 전 생물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곤충의 생태학적 가치와 경제학적 가치를 비롯하여 천적(天敵)으로서 가치와 화분매개자(花粉媒介者)로서의 가치 등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곤충이 식량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나라와 동남아지역에서 독충(毒蟲)과 싸우면서 나방류를 수집하고 분류하여 500여종의 나방류 신종(新種)을 찾아 학명(學名)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규성 농업생물부장은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식품의 개발과 전망’이란 주제발표에서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 식품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을 위해서는 다양한 레시피, 메뉴, 제품 개발, 특수의료용, 기능성 식품의 개발과 활용으로 소비 확대 및 부가자치 극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했다. 양질의 곤충식품 보급으로 국민의 건강증진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새로운 소득원 창출을 통해 농가 수입을 증대시키고, 더 나아가서 곤충산업을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 창출로써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처 서세정 식품위해평가부장은 ‘곤충식품의 안전성 평가’라는 토론에서 식품으로서의 안전성(safety)이 매우 중요하므로 곤충의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곤충의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식품원료 인정 세부심사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고 말했다. 검토항목은 국내ㆍ외 섭취경험, 사육환경ㆍ방법 및 제조방법, 성분, 중금속 등 특성, 독성(毒性), 섭취량 평가 등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식품원료로 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민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김수희 교수는 ‘곤충식품의 양양학적 평가’라는 토론에서 사실 식용곤충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당시에는 주로 약용(藥用)으로 사용되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이 식량안보의 미래라고 판단하여 식용곤충의 연구와 보급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 식량안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먹을거리로서 우수한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식용곤충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용곤충은 철저한 독성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영양도 매우 풍부하다. 또한 식용곤충은 온실, 비닐하우스 등에서 키우기 때문에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며,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농산물보다도 더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곤충 식품에 대한 혐오감(嫌惡感)이나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가루로 만들어 제품에 첨가하는 등 신제품 개발과 의학적 기능성을 부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맥시코산 곤충가루가 유럽으로 추출되어 빵이나 파스타 등에 첨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식용곤충요리에 대한 소비 확대를 위하여 최근에 서울 롯데호텔에서 ‘식용곤충 조리적용 전문가 워크숍(Expert Workshop for Edible Insect Cuisine)’를 개최하였다. 워크숍에는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전혜경 국립농업과학원장, 학계, 식품업계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였다.

 

지난 2010년 ‘곤충산업육성법’ 시행 이후 농촌진흥청의 여러 연구사업 중 곤충의 식품원료 등록은 미래 대체식량에 대한 초기 연구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 새로운 식품원료로 3(갈색거저리 유충, 희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을 인정받는 성과도 올렸다.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 분말제조 조건을 확립하여 절식, 세척, 멸균, 동결건조 등의 순서를 거치도록 했다. 식용곤충의 영양성분인 3대 영양소와 무기질, 아미노산, 지방산 조성 등을 분석했다. 또한 일반 독성과 유전독성(복귀돌연변이, 체외염색체 이상, 체내소핵시험) 평가를 통해 인체 무해성(無害性)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식용곤충 시제품(試製品)을 제형, 포장용기, 재질, 포장방법, 표기사항, 유통기한 등을 설정하여 체계적으로 제조하였다. 이외에 식용 곤충의 다양한 기능성과 메카니즘 분석을 통해 항비만성(抗肥滿性)과 항치매성(抗癡呆性)에 관한 연구도 시행하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식용으로 제조나 판매 가능한 곤충은 식품공전(食品公典)에 등록된 누에번데기(백강잠), 메뚜기 외에는 전무하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7월에 식용으로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허용했으며,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와 장수풍뎅이도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애벌레’라는 단어에 거부감과 혐오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명칭을 일반에게 공모를 실시하여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맛이 고소해서 ‘고소애’,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는 꽃과 굼벵이를 합해 ‘꽃벵’이라는 애칭(愛稱)을 붙였다.

 

곤충 요리는 요리사들의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식재료(食材料)이므로 요리 전문가들이 곤충 요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곤충 요리는 재료 비율을 철저히 지켜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 영양 성분이 많다고 무조건 많이 넣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곤충 요리의 큰 장애는 이취(異臭)로서 곤충 특유의 잡냄새로 인하여 자칫하면 요리를 망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제2회 곤충요리 경연대회가 지난 714일 열렸다. 지난해 보다 참가팀이 3배 늘어난 120개 팀이 경연한 대회에서 롯데호텔 이동욱 조리장과 박종민 조리사의 작풍인 곤충 짜장면, 소시지, 두부선, 수프 등 4종 세트가 1등상을 수상했다. 짜장면을 파스타 면으로 만들고, 반찬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두부선이나 소시지에 곤충 재료를 넣어 활용도를 높였다.

 

음식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통 한식에 곤충을 응용할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 , 된장이나 고추장에 곤충 분말을 섞으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곤충요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고소애’의 경우 몇 년 전에는 kg7만원 정도였으나, 사육 농가가 늘면서 최근에는 kg13000원 정도이다.

 

최근 서울에 식용곤충 전문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한국식용곤충연구소 김용욱 대표가 서울 중구 신당동에 ‘빠삐용의 키친(Papillon's Kitchen)’을 개업했다. 파스타, 마카롱 등 모든 메뉴에 곤충이 들어간다. 식용곤충을 잘게 다지거나 빻아서 가루로 넣기 때문에 먹어 봐도 곤충이 들어갔다고 느낄 맛은 거의 없다. 식용곤충이 머지않아 프렌차이즈 식당의 메뉴판에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빠삐용(Papillon)’은 실화를 각색한 영화로서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이 빠삐용 역을 맡아 열연한 1973년 작품이다. 가슴에 나비(빠삐용) 문신이 있어 별명이 빠삐용인 종신수(終身囚)는 참혹하고 무서운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독방에 갇혀 굶주림에 허덕이다 못해 찾아낸 먹거리는 감방 바닥을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였다.

 

지구상에서 최대의 생물 군단인 곤충이 인간의 일상 먹거리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의 잦은 발생은 인류의 식량 문제와도 직결되어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 이에 대체식량으로 식용곤충(edible insect) 수요증가를 위한 식용(食用) 및 약용(藥用) 등 다양한 형태의 곤충산업 육성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