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450)... () 전립선암 진단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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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前立腺癌)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전립선(前立腺)은 방광의 아래 부분에서 요도를 반지처럼 감싸고 있으며, 골반 깊숙이 위치하고 있다. 전립선 바로 뒤쪽에 직장(直腸)이 자리를 잡고 있어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촉진(觸診)하는 직장수지검사를 한다.

 

전립선(prostate)의 모양은 밤알처럼 생겼고 무게는 성인을 기준으로 약 20g 정도이며,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어 그 사이로 요도(尿道)가 지나간다. 전립선은 음경, 고환과 더불어 남성의 성()기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정액(精液)의 약 30%를 만들어 낸다.

 

전립선암(prostate cancer)이란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전립선암은 서양에서는 남성암(男性癌) 중 발생 빈도가 높은 가장 흔한 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전립선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암 발병률은 19993.2%에서 201211.6%로 크게 증가하였다.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중요한 원인으로 연령, 인종, 가족력 등 유전적 소인과 호르몬, 식습관, 제초제와 같은 화학약품 등이 발병에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나이는 전립선암의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로서 40세 이전에는 드물지만 50세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며, 전립선암의 2/365세 이상 노인층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초기 전립선암은 대개 증상이 없기 때문에 PSA(Prostate Specific Antigenㆍ전립선특이항원) 검사, 직장수지검사 등에서 발견이 된다.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로 PSA 수치가 4.0ng/ml(검사기관에 따라 2.5 또는 3.0ng/ml를 기준) 이상이면 정상이 아닌 것으로 판정하며, 직장수지검사에서 딱딱한 결절이 만져지면 전립선암을 의심하게 된다.

 

PSA 수치가 높으면 전립선암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권한다. 그러나 PSA 수치가 3-10ng/ml인 사람이 실제 전립선암 환자로 진단되는 확률은 20-25%이며, 10ng/ml 초과해도 40% 수준이다. 이에 혈액검사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된 사람 중 3분의 2는 실제 암이 발생하지 않았고, 반면에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의 20%PSA 정상 수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전립선암 진단에 쓰이는 PSA검사는 종양의 존재만 포착한 뿐 크기는 알 수 없다. 또한 PSA검사는 허위양성(false positive)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침습적 조직검사가 시행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PSA 및 직장수지검사 어느 것도 100% 정확하지는 않은 한계점이 있다.

 

영국에서 매년 약 4만명의 전립선암 환자가 발생하여, 영국 남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紙는 PSA 검사가 전립선암 환자를 정확히 가려낼 정도로 충분한 검사가 아니라고 보도했다. () 진단에 특수 훈련을 받은 개()를 동원하게 된 것은 기존 암 진단법이 충분히 믿을 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수 훈련을 받은 의료진단견(Medical Detection Dogs)이 전립선암을 진단하도록 하는 실험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의 승인을 받았다고 일간지 가디언이 최근에 보도했다. 실험은 밀턴 케인스 대학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결과가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명될 경우 일선 병원에도 이 진단법이 도입될 전망이다.

 

한편 이탈리아 연구진이 전립선암 환자 360명과 정상인 540명 등 총 900명의 소변 샘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90%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냈다고 지난 4월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실험에는 3년생 독일산 셰퍼드 암캐 두 마리가 투입되었다. 이 중 한 마리는 전립선암 환자를 100% 구별했으며, 나머지 한 마리도 98.6%의 정확도를 보였다.

 

암을 진단할 때는 암 환자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민감도’와 함께 암이 없는 사람을 정상인으로 식별하는 ‘특이도’도 중요하다. 실험에 참여한 두 셰퍼드는 이러한 ‘특이도’에서도 오류 확률이 각각 1.3%3.6%에 불과했다.

 

개가 냄새를 통해 암 환자를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외신에서 몇 차례 보도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이 방법이 실제 암 환자 진단에 사용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개는 사람보다 최대 10만 배 뛰어난 후각(嗅覺)을 가지고 있으며, 개의 암 진단은 이 탁월한 후각능력을 활용하여 이뤄진다.

 

개가 냄새를 맡는 과정은 콧속에 있는 ‘후각 수용체’가 냄새 분자를 잡아내면서 시작된다. 냄새 분자가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전기 신호로 바뀌어 뇌에 전달된다. 이 수용체 수가 인간은 600만개인데 비하여 개는 25000만개에 달하며, 수용체가 퍼져 있는 사피의 전체 면적도 사람의 30배나 되는 193.6㎠이다.

 

개의 뇌 크기는 사람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냄새를 처리하는 후각 망울은 사람보다 3배나 크기 때문에 개의 냄새 정보 처리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개는 콧구멍에서 목젖 윗부분에 이르는 비강(鼻腔)이 넓어 공기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공기가 따뜻하게 데워져 냄새 분자 움직임이 활발해 진다.

 

또한 개의 코는 좌우로 찢어져 있어 날숨 전용 통로로 사용되어 들이마시는 공기와 섞이지 않게 한다. 콧속에는 얇은 막이 있어 들숨의 12%는 후각 영역(위쪽)으로 가도록 하고 나머지는 아래쪽 폐로 들어가도록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포유류(哺乳類)5가지(視覺, 嗅覺, 觸覺, 味覺, 聽覺) 감각을 갖고 있다.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할 때 주로 시각을 이용하지만, 개는 주로 후각에 의존하므로 개는 코로 세상을 인식한다고 말한다.

 

개를 훈련시켜 사람의 소변 냄새를 맡았을 때 전립선암 환자의 소변을 발견하게 되면 반응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 ‘의료진단견(MDD)’ 단체가 실시한 초기 연구에서 93%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개를 이용한 진단법이 실용화된다면 암 진단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개가 후각으로 암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암이 특별한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 암이 생기면 인간의 대사(代謝)과정이 변형된다. 이때 발생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의 냄새를 개 구별한다는 것이다. 이 물질은 혈액에 섞여 몸속을 돌아다니다 소변이나 날숨 등을 통해 배출된다.

 

그러나 개가 냄새를 맡는 물질의 정체가 무엇이며, 단 하나의 냄새인지 또는 여러 화학 물질이 섞인 것에서 나오는 것인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한 살아 있는 동물은 매일 컨디션이 달라지는 등 암 검진의 일관성과 정확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다.

 

최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ph)는 브래드포드대학교의 리처드 모건 박사와 서리대학교의 하데브 판다 박사가 공동으로 소변으로 전립선암의 진단 뿐 아니라 종양 크기까지 알 수 있는 전립선암 소변검사법을 소개했다. 이 검사법은 소변 속의 EN2 단백질을 검출하는 것으로 정확도가 PSA검사보다 2배 이상 높은 약 90%에 달한다.

 

EN2 단백질은 전립선 정상세포에는 없다가 종양이 자라면서 나타나기 시작해 점점 증가한다. EN2 단백질의 양은 바로 종양의 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검사법으로 전립선암 종양의 존재와 그 크기까지 알 수 있다. 이 소변검사는 불과 몇 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소변검사법은 지난 5년 동안 7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결과로 만들어졌다.

 

모건 박사는 전립선암은 대개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종양이 완두콩보다 크기 않으면 그대로 두고 3-4년에 한 번씩 모니터링만 해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립선 생검으로 전립선암을 확진한다. 전립선 생검은 전립선암을 확진할 수 있으며, 암의 크기, 위치, 분화도 등에 대한 정보를 주어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검사이다. 전립선 생검은 약 15분 정도 소요되며, 조직검사 전에 감염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1-2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한다.   

 

치료는 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 국소성 전립선암의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이며,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암의 경우에는 전신치료를 시행한다. 전립선암이 진행되어 전이될 경우 뼈로의 전이가 흔히 발생하며, 뼈로 전이되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차바로(Jorge E. Chavarro) 교수(영양학 역학) 연구팀이 전립선암 환자 926명을 대상으로 14년간 관찰하였다. 결과는 적색육(赤色肉), 가공육(加工肉), 고지방 유제품(乳製品) 등 고지방식품 섭취량이 상위 25%에 해당하는 그룹이 하위 25%에 해당하는 그룹에 비해 전립선암 사망위험이 2.53배 높았다.

 

전립선암이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잘 생기므로 미국 암학회는 ‘전립선암 예방 식사’를 권장하고 있다. 내용은고지방의 붉은 고기를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 짜기매일 채소와 과일을 5회 이상 섭취하기토마토를 케첩이나 소스처럼 익힌 상태로 섭취하기곡류, 콩류 섭취하기항암 항염 작용을 하는 셀레늄과 미네랄 제품 섭취하기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 비타민A 과잉 섭취 자제하기 등이다.

 

전립선암에 좋은 식품은 항산화(抗酸化) 물질인 라이코펜(lycopene)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 대표적으로 토마토, 수박, 딸기 등을 꼽고 있다. 라이코펜 성분은 전립선 상피 세포를 보호하며, 체내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토마토는 조리과정을 통해 라이코펜이 분해 되어 체내 흡수가 30% 증가하므로 조리하여 먹는 것이 좋다.

 

마늘의 알리신(allicin) 성분은 전립선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고 암세포 크기를 줄인다. 시금치, 당근 등 녹황색 채소와 된장, 두부 등 콩류도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편 육류, 유제품 등 고지방식은 전립선암 세포 발생을 촉진하므로 가급적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여야 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전립선 건강을 위해 소변을 참지 않고 배뇨할 것을 권장한다. 소변을 오래 참으면 방광과 주변 근육 기능이 약해져 배뇨장애로 이어지고 전립선질환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호르몬 체계가 불안정해지면 전립선 세포 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매일 20분씩 따뜻한 물(섭씨 35-40)에 좌욕(坐浴)을 하면 좋다.

 

오래 앉아있는 것은 금물이므로 두 시간마다 15분씩은 반드시 일어서서 하체의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전립선 압박을 줄여주는 전용 안장을 사용하도록 한다. 2-3회 정도 성생활을 통해 정액을 원활하게 배출시키도록 한다. 반신욕(半身浴)과 온찜질은 회음부(會陰部) 근육을 적당히 이완시켜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에 좋은 ‘골반 체조’는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힌 채 엉덩이를 천천히 들었다가 내려놓는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한다. 이 체조는 골반근육이 강화되어 전립선질환 예방과 성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하여 50대 이상 남성은 매년 한번 전립선암 검진(전립선 특이항원검사, 직장수지검사)을 받도록 하며, 특히 가족이나 친척 중에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40대부터 매년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