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時限爆彈, 급성 心停止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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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心臟疾患)

이건희(李健熙, 1942년生)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510일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心筋梗塞)으로 쓰러져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지 500(921일 현재)을 맞았다. 삼성 임직원들이 그룹 사내 인트라넷에 이건희 회장의 회복과 쾌유를 기원하며 올린 댓글 건수가 11000개를 넘었다고 한다.

 

요즘 이건희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매일 1-2시간씩 재활(再活) 훈련을 받고 있으나, 인지(認知)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주변 사람과의 의사소통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외부 소리나 자극에 대해 보이는 반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인공호흡기나 의료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자가(自家)호흡을 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심장(心臟, heart)은 생명과 동일한 의미로서 심장이 뛰지 않으면 곧 사망을 의미한다. 강한 근육으로 이뤄진 심장은 보통 자기 주먹보다 약간 크고 무게는 250-350g 정도이다. 심장의 주된 역할은 산소와 영양분을 싣고 있는 혈액을 온몸에 흐르게 하는 것이다. 심장 박동수는 분당 60-70회로 하루 약 10만 번씩 펌프질을 하여 몸에 피(血液)를 공급한다.

 

심장은 크게 왼쪽 부분과 오른쪽 부분으로 나뉘며, 오른쪽과 왼쪽에는 각각 심방(心房)과 심실(心室)이 있어 총 4개의 방이 있다. 각 부분 사이에는 판막(瓣膜)이 있다. 심장의 왼쪽 부분은 산소와 영양분을 실은 신선한 혈액을 뿜어내는 역할을 하며, 오른쪽 부분은 각 장기를 순환하여 심장으로 들어오는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실은 혈액을 폐로 순환시켜 다시 산소를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심장이 펌프질을 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데 관상동맥(冠狀動脈)이 심장 자체에 피(산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심혈관계 질환(cardiovascular disease)이란 심장과 주요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며, 주요 질병에는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죽상경화증), 뇌혈관 질환(뇌졸중), 부정맥 등이 있다.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을 포괄적으로 관상동맥질환이라고 말하며, 대표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이에 해당한다. 심근경색증은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진 심장동맥 벽에 쌓여 있던 지방 찌꺼기가 터지면서 혈액과 만나 혈전(血栓, 피떡)을 형성하여 혈액의 흐름을 완전히 막아 심근(심장근육)에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심근이 죽게 된다. 심장에 피가 통하지 않게 되면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의 위험인자에는 콜레스테롤(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이므로 이들을 관리하여야 한다. 먼저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식이요법으로 소식, 식물성 식품 위주의 채식, 저염식을 실천하여야 한다. 운동요법은 일주일에 3번 정도, 매번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그리고 금연 실천, 적정 체중 유지, 과도한 스트레스 자제 등을 실천한다.

 

서울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가 일본과 대만의 연구진과 공동으로 2009-2012년 각국에서 발생한 병원 밖 급성 심정지(心停止, cardiac arrest)를 조사하여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였다.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심정지 발생 평균 나이는 63.5세로 일본의 71.7세에 비해 8, 대만의 70.5세에 비해서는 7살 일찍 발생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 수(2014년 기준)83000여명이며, 남성이 75%를 차지했고 50대가 1851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60대가 17083, 70대가 13569명으로 집계되었다.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남성) 분포를 보면, 30대 이하 1854, 408488, 80대 이상 4382명으로 나타났다. 여성(환자 수 22482)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여 70대에 가장 많았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인 부정맥(不整脈) 환자도 남자의 경우 50대가 11676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정맥은 심장 기능이 노후화되고 심장병이 악화되는 60대 후반 이후에 잘 생기는데 우리나라 남성은 50대가 가장 많다.

 

또한 서울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응급의료교실 노영선 교수가 서울과 일본 오사카에서 2006-2011년 발생한 병원 밖 급성 심정지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했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6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급성 심정지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7세였으며, 오사카는 76세로 나타났다.

 

특히 급성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心肺蘇生術,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CPR)을 받고 신경학적 장애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퇴원한 사람의 비율도 서울이 2.6%인데 비하여 오사카는 4.6%로 나타났다.

 

심폐소생술은 호흡이나 심장이 멈췄을 경우 인공적으로 호흡과 혈액순환을 유지해주는 응급처치 방법으로 골든타임인 4분 이내에 실시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초기 대응법이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심폐소생술은 보건소, 소방서 등에서 배울 수 있다.

 

급성 심정지의 주요 원인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冠狀動脈)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심근경색증의 위험 요인에는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다. 이건희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에 당뇨병 등을 앓고 있었다.

 

급성 심정지 환자 10명 중 7명 정도는 평소에 자신에게 심근경색증 등 위험인자들이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응급실에 실려 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과도한 스트레스, 생존경쟁 사회분위기, 평소 만성질환관리 소홀, 심장 검진 방치 등이 50대 이른 나이에 급성 심정지가 발생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심근경색증 위험을 인지하기 위해 운동부하(負荷)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즉 병원 심장 검사실에서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심전도를 체크하는 검사이며, 협심증 유발 상황을 조성하고 심장 상태를 보는 것이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심장병으로 인한 돌연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돌연사(突然死, sudden death)란 일상생활을 하던 사람이 예기치 못한 증상이 나타난 뒤 1시간 내에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대부분 심장질환으로 전체 돌연사의 80%를 차지하며, 심장병 중에서도 주로 급성 심근경색이 많다. 심근경색은 소리 없이 찾아와 심장을 겨누는 자객(刺客)과 같으나, 위험을 키우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흡연을 계속하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방치하는 것이다.

 

또한 가족력은 고혈압ㆍ고지혈증ㆍ당뇨병에 영향을 미쳐 돌연사의 위험을 배가한다. 즉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심장병에 따른 돌연사 위험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질환의 위험요소와 가족력이 있으면 관련 증상이 없어도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년 직장인에게 돌연사가 많이 나타난다.

 

돌연사 징후에는최근 유난히 술에 약해졌다, △갑자기 늙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몇 개월 동안 거의 매일 야근을 했다, △담배를 하루 30개비 이상 피운다, △근래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린 일이 거의 없다, △최근 실직이나 수입 감소, 업무상 실수가 있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하고, 몸에 이상 기운을 심각히 느낀다 등이 있다.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 metabolic syndrome) 환자는 심장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대사증후군이란 인슐린 저항성이 심하며,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를 말한다. ,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두 배 이상 높으며, 당뇨병이 발생할 확률은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관련기관이 합의한 대사증후군 진단기준은 다음 구성 요소 중 3가지 이상이 있는 경우이다. △복부비만: 민족적 특성을 고려하여 한국인의 경우 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고중성지방혈증: 중성지방 150mg/dL 이상. △낮은 HDL 콜레스테롤증: 남자 40mg/dL, 여자 50mg/dL 이하. △고혈압: 130/85mmHg 이상. △혈당 장애: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당뇨병 과거력, 또는 약물복용.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심장 나이 예측법’을 발표했다. 심장 나이는 자신의실제 나이성별체질량지수(BMI) △수축기 혈압흡연 여부당뇨병 유무 등을 체크하여 점수표에 적용한다. CDC가 심장나이예측법을 적용해 30-7523만명을 10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미국인 심장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8, 여성은 5살 더 많았다.

 

심장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5년 이상 많은 사람은 조사 기간 동안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이 발생한 확률이 75% 높았다. 이는 인종에 따라 약간씩 다르며, 동양인은 10년 이상 많을 경우 질병 위험이 75% 증가한다. 심장 나이를 결정하는 요소 중 나이와 성별은 바꾸지 못하지만 체질량지수, 혈압, 흡연 등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가 권장하는 심장건강을 위한 식생활 지침은 다음과 같다.

적정 몸무게를 유지한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전곡류와 섬유질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한다.

등 푸른 생선은 주 2회 정도 섭취한다.

총 열량 중 포화지방은 7% 이하, 트랜스 지방은 1% 이하로,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mg 이하(고지혈증 환자는 하루 200mg 이하)로 섭취한다.

설탕, 초콜릿 등 단 음식은 멀리 한다.

소금 섭취량을 하루 5g 이하로 줄인다.

술은 하루 1-2잔만 마신다.

외식할 때에도 반드시 챙겨 먹는다.

 

우리나라 최고 갑부(甲富)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평가되는 이건희 회장도 건강을 잃어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고 있어 삼성그룹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건강관리에 유념하여야 한다. 건강은 균형과 조화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