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는 메시지가 실종된 시대…설교자는 성령의 마음을 알아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가난한 지역에서만 38년을 목회하면서 출석 교인 1만 여명의 대형교회로 성장을 견인한 길자연 담임목사(칼빈대 총장, 한기총 명예회장)는 “목사는 목회로 승부해야 한다.”며 젊은 목회자들이 낙심하지 말고 오직 기도와 말씀으로 교회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도전했다.
 

                           ▲ 길자연 목사 ?뉴스파워 

 길자연 목사는 최근 뉴스파워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목회 인생을 담담하게 들려주면서 “시간과 정열을 목회에 쏟아야 한다. 여러 곳에 힘을 분산하면 집중 못한다. 목회든 사업이든 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1973년 9월 첫째 주일 전도사 신분으로 왕성교회에 부임했다. 당시 교인수는 40명. 그 중 남자 교인은 4명. 교인들은 대부분 가난한 노점상들이었다. 무직자도 있었다. 교회 살림살이는 힘겨웠다. 부임 직후 어린 딸을 하늘나라로 보내야 하는 슬픔을 겪었다. 사례비는커녕 교회 빚을 갚기에도 벅찼다.

그러나 부임 후 7~8년 만에 출석신자 1600명에서 1800명 선으로 큰 부흥을 이끌었다. 당시 서울에서 2,000명 이상 교회는 5개 교회밖에 없었다. 왕성교회의 성장은 ‘폭발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했다.

“문제보다 해답이 커야 교회가 부흥합니다.” 길 목사가 젊은 목사들에게 전수하는 부흥의 첫 번째 전략이다. 길 목사는 개척 후 6년 2개월 동안 교회의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하루 열두 시간씩 기도를 했다.

이와 함께 성경연구에 몰두했다. 밤 10시까지 신림동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전도를 했다. 이런 길 목사의 헌신적인 사역에 감동한 교인들이 철야기도에 동참했다. 지금은 기도팀이 만들어져서 수천명의 성도들이 365일 철야기도하며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교인들이 가난했지만 목회자에 대한 사랑이 컸어요. 그리고 기도가 곧 전도이고, 부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길 목사는 젊은 목회자들에게 다시한번 목회사역에 전념할 것을 힘주어 당부했다. “에너지가 빠진 새벽기도회는 힘이 없어요. 이것을 교인들이 더 잘 압니다. 또한 설교준비에 전심을 쏟아야 합니다. 오늘의 이 시대는 설교를 역동적으로 하지만 메시지가 실종된 시대입니다.”

길 목사는 “설교자는 성령의 마음을 알아야 설교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요즘 설교자들이 위로와 용기를 주는 설교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설교는 위험합니다. 오히려 성령을 받으면 환경을 초월해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길 목사는 설교 준비를 위해 문명사적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는 설교, 구원사적 초점이 분명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방송 설교를 10편 이상 볼 때도 있고, 한편의 설교를 위해 10권에서 15권의 책을 섭렵할 만큼 설교 준비에 집중하는 길 목사는 “목회자는 독서를 즐겨야 합니다. 목회와 전혀 상관이 없는 책들도 읽어 보기를 바래요.”라고 말했다.

영성목회연구회를 창립해 총재를 맡아 후배들에게 영성 깊은 목회자의 삶과 사역을 공유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는 길자연 목사는 교회개척을 준비하는 젊은 목회자들에게도 조언했다.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출발했느냐, 이것이 전체 목회에 큰 파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준비가 덜 된 목회의 출발은 유보하는 것이 낫습니다. 차라리 개척에 쏟는 열정으로 기도하고, 말씀 보고, 공부하는 데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왕성교회는 내년에 과천시에 왕성교회 기공예배를 드린다. 40년 ‘신림동 시대’를 마치고 과천의 시대를 열어 21세기 한국 교회와 세계 선교를 견인하는 교회로 발돋움할 비전을 품고 기도하고 있다.

한국 교회 연합운동의 네트워커이자 리더인 길자연 목사는 예장합동 총회장과 한기총 대표회장을 역임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면서 한기총의 위상을 높여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박종순 목사(전 예장통합 총회장, 전 한기총 대표회장)와 함께 교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길 목사는 한국 교회가 대정부, 대사회 문제에 있어서 통합과 조정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 목사는 얼마 전 한국 교회 원로들과 함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한국 교회 지도자 200여명과 함께 나라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세종시 수정안 국민투표 실시'를 제안했다. 길 목사가 이 일을 추진하면 조용기 목사, 이만신 목사, 지덕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이 뒷받침을 한다.

"한국 교회가 민족 앞에 해야 하는 과업이 있어요.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요. 사회에 기여하려 하기에 앞서서 한국 교회는 하나 되어야 한다. 신앙고백과 신학적 견해를 뛰어넘어서 무조건 하나 되자는 게 아닙니다. 어떤 사회적인 현안 앞에서 교회들이 단합해야 합니다."

 길 목사는 한국 교회의 현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형교회도 많이 생겼고, 세계 선교에 대한 열정도 많지만 한국 교회는 중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한국 초대교회 당시의 순수신앙을 회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목회자들의 영성회복이 한국 교회의 중병을 치유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목회자들이 복음과 소명의 순수성과 처녀성을 잃지 않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