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메시지
한기총대표회장 엄신형목사.jpg그리스도의 부활이 있는 곳에는 생명의 희망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계신 곳에서는 병자들이 고침을 받고 슬픔에 지친 자들이 위로를 받았으며 소외된 자들이 영접되고 죽음의 세력은 축출됐습니다. 이러한 치유와 위로 그리고 용서와 구원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생명이며 근본적인 희망입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사회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2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 권력자와 부유한 사람들이 아닌 소외된 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친구가 되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은 ‘세상 안에 있는 교회’가 이 세상의 가치관을 따르기 보다는, 새로운 가치관을 신념으로 삼아 ‘세상에 속하지 않은 교회’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고통 받는 이웃과 파괴되어져 가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이는 오직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으나, 그 죽음으로부터 다시 일어나신 그리스도의 능력과 하나님의 한없는 자비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오직 성령의 역사에 의해서만 한국교회는 하늘의 질서를 이 땅 위에 실현하려는 시도를 구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교회가 사회의 희망과 생명의 통로가 되는 것이 신자 개개인의 능력이나 잠재력에 달려있지 않다는 신앙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던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세계적 경제위기와 이로 인한 충격으로 심각한 가정해체 그리고 공동체붕괴의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전적으로 새로운 가치와 삶에로 방향전환을 요구하는 경종이기도 합니다.
2009년 부활절은 이러한 하나님의 경고를 가슴에 새기며, 절망과 소외에 신음하는 모든 자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내면에 뿌리박힌 탐욕과 교만을 제어하고 이웃의 고통과 필요에 시선을 돌리는 자기 혁신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부활절을 통해 바로 이러한 감격과 체험의 간증이 우리 모두에게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 부활절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