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의 효시인 쟝 칼뱅 탄생 500주년이어서일까. 올해 들어서 장로교단 내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장 주목 받는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김삼환 목사)과 예장 합동정통(총회장 장원기 목사).

9일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예장 합동정통의 ‘2009 전국 목회자 대회’에 예장 통합의 김삼환 목사가 교단 임원들과 함께 참석했다(사진). 상당히 이례적인 풍경이었다.

김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힘을 합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불행은 분열했다는 것이고, 분열한 한국 교회는 힘이 분산돼 큰 일을 할 수 없다”며 “후배들에게 남북이 통일된 땅과 한국 교회의 하나된 모습을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합동정통을 향해 “에큐메니컬 운동에 함께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장 합정 총회장 장원기 목사는 “통합측과의 교류 자체가 형제의 연합과 협력을 주는 것”이라며 교단 통합보다는 ‘형제의 연합’에 방점을 찍었지만 “향후 총회 개회예배 또는 성찬예배를 공동으로 집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해 두 교단의 교류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예장통합과 합동정통의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5일 오후 7시, 장원기 총회장을 비롯한 합동정통 교단 임원들은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주일 저녁예배 시간에 참석했다. 장 목사는 이 자리에서 ‘여호와는 나의 모든 것’이란 제목의 설교를 하면서 장로 교단간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때문엔 양 교단간 통합 작업이 상당 수준에 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재 예장통합의 교인수는 약 270만명, 교회는 7700여 곳이다. 합동정통은 교인 86만명에 교회 3000 곳. 두 교단을 합칠 경우 교인 355만명에 교회 수 1만750개로,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교인수 291만명, 교회 1만1100여 곳)을 능가하게 된다.

타교단간 통합 움직임에 예장통합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교단 내부에서는 합동정통과의 통합이 가시화될 경우 현재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300만 성도운동과 함께 교단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예장통합의 한 임원은 "아직은 물밑작업 중이어서 공론화하기가 좀 뭐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신학 교육 및 목회자 인정 등 두 교단이 통합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장 합동의 경우 군소교단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신학적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장로 교단간 통합 논의는 평양대부흥 100주년 해인 2007년에도 활발하게 진행된 바 있다. 그해 1월 예장통합 총회장 이광선 목사와 예장합동 총회장 장차남 목사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강단 교류를 가진 바 있다. 그해 9월, 김삼환 목사는 총회 부총회장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9년까지 예장합동과의 통합을 목표로 통합 논의 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7월에는 이광선 총회장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양태윤 총회장(군산성광교회)이 강단교류를 가졌다. 그 다음달 장차남 총회장은 당시 고신 총회장 권오정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대구 서교회를 방문해 주일 낮예배 설교를 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박재찬 김성원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