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예상대로'정관 및 선거관리규정 개정
   
28일 실행위원회..대표회장 자격은 대폭 완화하고, 순번제는 없애고,
    임기는 늘리고

 예상대로 지난 7월 특별총회에서 통과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이 개정됐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인한 한기총 파행 결과,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돼 교단에 따른 순번제가 도입됐지만 결국은 폐지됐다. 대표회장 자격 제한도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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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 모습

 교단별 후보 순번제, 대표회장 자격 폐지
 
한기총은 2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실행위원회를 열었다. 실행위에는 59개 교단과 63개 기관에서 143명이 참석했다.

이날 실행위원회는지난 7일 임원회에서 통과된 정관 개정의 건이 어떻게 처리될 지가 관건이었는데,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 개정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총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새로운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을 이의없이 동의, 재청을 받아 가부 여부를 물으며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차례로 통과시켜 나갔다.

이 중, 눈길을 끈 것은 선거관리규정이다. 선거관리규정은 총회의 인준없이 실행위원회에서의 결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실행위원회에서 통과가 되면 바로 시행된다.

선거관리규정 개정에 따라 '7천교회 초과 교단-7천교회 이하, 1천교회 초과 교단-1천 교회 이하 모든 교단' 순번제로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순번제는 폐지됐다.

대표회장 출마 자격도 대폭 완화됐다.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자격은 그 동안회원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한 자나, 회원단체의 회원으로서 소속 총회의 추천을 받은자에 한했지만 이제는 소속교단의 추천만 받은 누구나 출마가 가능해졌다.

단 출마 교단의 후보는 1인에 한해, 같은 교단끼리 대표회장직을 두고 경쟁하는 경우는 제한된다.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도 특별총회 이전의 선거관리규정대로 직전 대표회장이 맡는 것으로 회귀됐다. 위원은 대표회장이 명예회장과 임원중에서 8명을 위촉해 구성한다. 개정 전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은 명예회장 중 3, 공동회장 중 3, 한기총 법률 고문 중 3으로 규정됐었다.

정관도 개정, 대표회장 임기 2
정관도 대폭 개정됐다. 정관에서는 임원회의 구성과 임원의 선출과 임기, 위원회 구성 항목이 개정됐다. 공동회장은 25인 이내에서 35인 이내로, 부회장은 30인 이내에서 40인 이내로 각각 10명씩 확충됐다.

대표회장 임기는 1년 단임에서 2년 단임으로 늘었다.‘증경대표회장과 명예회장은 당연직이 된다는 조항도 삽입됐다. 상임위원회는 4개 분과, 8개 위원이었으나, 4개 분과 17개 위원회로 늘었으며,‘임원회 결의에 따라 증감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정관 개정은 총회 2/3 이상의 결의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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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실행위원들은 정관 개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예장통합 실행위원, 정관 개정 기립으로 가부 묻자 전원 퇴장
대다수 총대들의 찬성 속에 각 조항들이 축조되고 최종적으로 기립으로 통과됐으나, 이 과정에서 예장통합 총대들이 모두 퇴장했다.

예장통합 총대들은 선거관리규정 개정에 항의했다. 직전 서기 우영수 목사는우리 교단은 지난 96회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 및 행정보류 등의 헌의안이 올라왔으나,‘개혁안이 잘 마련됐으므로 염려말라며 총대원들을 설득해 이를 막았다“3개월 전 비상총회에서 장치가 잘 마련된 선거법을 왜 개정하느냐고 발언했다.

통합 측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선거관리규정 개정 분위기가 거세자 예장통합 측 총회장과 사무총장도 발언에 나섰다. 그럼에도 선거관리규정이 개정안대로 축조심의되고, 길자연 대표회장이 이를 기립으로 통과시키기로 하자, 예장통합 측 실행위원들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예장통합측은 이미 지난 총회에서 정관 개정 시 한기총 행정보류를 결의한 바 있다.

실행위원들 통보도 없이 빼거나 교체, 문제 제기에도 해명 없어
이날 실행위원회는 일부 실행위원이 교단 통보 없이 한기총 행정상 누락되거나 바뀌어 문제가 제기됐다.

예장총회연합 김혜은 총무는실행위원이라 참석했고, 교체 공문을 받지도 못했는데 실행위원 명단에 없다며 항의했다. 김 총무가 회의장에 들어오려고 하자 흠석위원 명찰을 진행위원들이 끌어내면서 고성이 일었다.

예장합동 측도 실행위원 명단이 바뀌어 직전 총무 이치우 목사가 문제를 제기했다. 이치우 목사는우리 교단이 한기총에 제출한 실행위원 명단이 있는데 오늘 와 보니 실행위원이 변경돼 있어 두 명이나 돌아갔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길자연 대표회장은그건 교단에 직접 물어보라고 답해 명확한 설명을 피했다. 한편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대표 홍재철)등 기관과 교단의 신규가입이 통과됐다.

최근 한기총이 특정 인사의 대표회장 출마를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공공연한 분위기에서, 이날 실행위원회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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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위원 명단에 누락된 교단 총대가 회의장 밖에서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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