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보수교단 지도자들, WCC 반대 대책위 구성...위원장 홍재철 목사

 오는 2010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WCC 총회를 반대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예장합동 총회장 서정배 목사, 예장고신 총회장 윤희구 목사, 예장합신 총회장 임석영 목사을 비롯한 27개 교단 지도자들은 '세계교회협의회(WCC)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책위원장에 홍재철 목사(부천 경서교회)를 선임했다. 대책위는 WCC의 정체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11시 예장합동 총회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대책위원회 공동기자회견에 앞선 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예장합동 총회장 서정배 목사는 "신앙을 같이하고, 뜻을 같이 하는 교단장장과 책임자들이 진리를 사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WCC 신학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독교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를 맡은 예성 직전 총회장 박병도 목사는 "경제가 발전하고, 교회수가 늘어나면서 WCC에 대한 문제점이 희석됐다. 그런데 보수주의 십자가 중심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교단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하고 "WCC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인해 보수교단들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신앙을 재정 립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부총회장 김삼봉 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60~70년대 열심히 복음을 증거하는 운동을 할 때 교회도 부흥하고, 경제도 발전했다."며 "성경의 진리를 지키고, 믿음을 지킬 때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도 격려사를 통해 "성경의 절대 권위를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예장고신 증경총회장 박종수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친 후 예장고려개혁 총무 송태섭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예장고려 총무 강구원 목사가 경과를 보고했다. 강 목사는 "WCC의 범신론적 종교혼합주의를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강 목사 속한 교단은 지난 9월 조선일보에 WCC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WCC 신학논쟁에 불을 붙인 교단이다.

예장합동 총무이자 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치우 목사가 조직안을 발표했다. 조직안에 따르면 상임고문에는 이만신 목사(기성), 서기행 목사(예장합동), 석원태 목사(예장 고려), 박병식 목사(예장합신), 신신묵 목사(예감), 이병규 목사(계약), 박종수 목사(예장고신), 고용남 목사(기침), 강용조 목사(예성) 등 9개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선임됐다.

공동회장에는 유만석 목사(예장백석), 한창영 목사(예장국제), 허벽 목사(고려개혁)를 비롯한 27교단 총회장과 목회자들이 선임됐다. 대책위원회를 이끌어갈 위원장에는 예장합동 홍재철 목사가 선임됐다. 홍 목사는 지난해 말 치러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도 WCC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재철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 교회는 지금 날개가 꺾여 추락하고 있다. 교회는 세속화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예수님은 세상을 바꿔놨는데, 지금은 또 다른 세력이 세상을 바꾸려 한다."며 WCC를 겨냥했다.

홍 목사는 "WCC는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 재림 등을 부정한다. 그리고 종교는 달라도 구원의 길은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되면 예수님을 믿어야 할 당위성을 포기하게 되고, 선교를 포기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홍 목사는 이어 "십자가의 길은 험난하다. (WCC를 반대하는 일을 하다보면) 무서운 공작이 있을 수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큰 짐이지만,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며 "신명을 바쳐 거룩한 전쟁을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새롭게 정립되고, 한국 교회의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길로 들어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목사는 앞으로의 활동방향으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WCC 신학의 문제점을 담은 소책자를 만들어 배부하겠다고 밝혔다. 평신도들에게 홍보전단을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20103년 WCC 총회 전까지 이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WCC 반대 대책위원회에는 1만 명의 목회자와 80개 교단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원회는 임종수 목사(예장고신 사무총장)가 낭독한 '세계교회협의회 반대 대책위원회 성명서'를 통해 2013년 WCC 한국 총회 개최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복음적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 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WCC)가 기독교 복음 전파에 역행하고, 교회 건설 사명을 방해할 뿐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절대성을 약화시키는 반성경적, 반기독교적 단체이기에 우리는 이 단체의 한국총회(2013) 개최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WCC는 성경이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최종적 규범이라는 것과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WCC는 성경의 기본 교리를 고백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치를 추구하며, 이단과 적그리스도와 자유주의 신학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규제하지 않고, 교회의 변증적 사명을 무시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어 "WCC는 개신교회의 토대인 전통적인 구원관, 특히 이신칭의 신앙을 약화시키거나 상대화 하며, 인간 해방과 혁명을 구원 행위로 본다."고 지적하는 한편 "WCC는 다른 종교에도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있다고 하며,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을 부정한다. 결과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할 당위성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WCC는 성령을 정령(精靈)과 동일시하는 초혼제(招魂祭)를 용납하고, 성령을 물활론(物活論)적으로 해석하는 비기독교적 사상을 방조하였다."고 비판하고 "WCC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개념을 선교에 도입하여 인간화, 화해, 사회참여 등을 선교의 지상과제로 보며,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자이심을 선포하는 전도의 긴박성과 구령사업을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또 "WCC는 '통전적 선교'를 말하면서도 실상은 빈곤퇴치와 사회활동과 구조악 철폐 등에 치우친 선교를 하고 있다." 지적했다.

로마 가톨릭과의 일치 추구도 비판했다. 대책위는 "WCC는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를 추구하고 정교회를 회원으로 가입시켜, 선교유예(Moratorium)를 시행하도록 하여 성경적 복음 진리 전파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WCC는 마르크스주의와 해방신학과 궤를 같이하는 좌파 성향의 용공주의 태도를 지녀왔고, 공산권 안에서 일어나는 인권유린, 생명박탈, 신앙의 억압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WCC는 '교회'의 연합체라고 하면서도 실상은 성찬 중심의 교제단체이다. 그 결과로 그리스도 교회의 첫 번 째 표지인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사실상 교회의 본질인 단일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을 포기하였다."고 비판한 대책위는 "WCC는 신학적 다원주의와 신앙무차별주의(Idifferentism)를 지향하며, '교리는 분열시킨다'고 하면서 기독교 교리의 중요성을 폄하하고 교회의 생명력을 쇠퇴시킨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마지막으로 "WCC의 외형적 기구 일치운동은 그리스도의 교회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진리 안에서 일치된' 신앙고백공동채, 즉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교회를 분열시킨다."고 주장했다.

보수교단들을 중심으로 WCC 반대운동이 본격화 됨에 따라 WCC 신학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WCC 신학 논쟁에는 총신대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인 문병호 박사가 가장 활발하게 WCC 신학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반대로 장로회신학대학교 이형기 명예교수는 WCC 신학을 옹호하는 데 앞장을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