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섬으로 잘 알려진 소록도. 15년간 소록도를 방문해 주민들의 삶을 돌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이들의 모임이 있다. 소록도사랑선교회(회장 이종택 목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교파와 종교를 초월해 자비량으로 운영되는 소록도사랑선교회는 주민들과의 영적 교감을 통해 날마다 새로운 은혜를 체험하고 있다. 이들의 표현을 빌자면 ‘기도하는 섬’이자 ‘하나님의 치료의 능력이 함께하는 섬’인 소록도를 향한 선교회의 ‘일편단심’ 사랑을 담아봤다.


▲지난 3월 개통된 소록대교 앞에서 회원들과 함께?뉴스미션

올해로 창립 15주년…비신자 포함 100여 명의 회원 활동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는 소록도사랑선교회는 교파를 초월한 자비량 선교단체로, 세상의 가장 낮은 데로 임하신 주님의 사랑을 실천해 보자는 20여 명의 목회자들이 뜻을 모아 1994년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이름도 없이 활동하다가 2003년 ‘소록도사랑회’라는 이름 아래 운영위원을 발족하면서 체계를 잡아나갔고, 2007년부터 ‘소록도사랑선교회’를 공식 명칭으로 섬김의 사역을 실천하고 있다.

선교회 창립 멤버이기도 한 이종택 목사는 “가족과 친구, 사회에서 버림받은 분들을 섬기고자 시작한 일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면서 “지금은 목회자, 장로, 평신도 등 기독교인은 물론 비신자까지 94명의 회원이 기도와 물질, 현장 봉사로 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창기 사역은 위문 형식의 방문과 예배, 음식 봉사 정도가 전부였지만, 주변에서 재능 있는 분들을 섭외해 사역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선교회는 △음식 및 찬양 봉사를 비롯해 △각종 시설 개ㆍ보수와 증축 및 가전제품 수리, △이ㆍ미용 봉사, △가정방문 및 청소, △병원 심방(소록도국립병원) 등을 해 오고 있으며, △선교회의 사역을 돕는 ‘911 TV 구조단’을 통해 위험 수위가 높은 고난도 공사와 소독ㆍ방역ㆍ제초작업 등도 처리해 주고 있다.


▲소록도사랑선교회 사역 모습?뉴스미션


▲소록도사랑선교회 사역 모습?뉴스미션

연중 두 차례 방문해 ‘사랑나눔 봉사’와 ‘겨울나기 봉사’ 펼쳐

선교회에 따르면, 소록도에는 현재(지난 2월말) 609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특별히 선교회는 소록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북성교회와 인근 지역 주민들을 섬기고 있다.

이들은 매년 두 차례, 늦봄과 늦가을 소록도를 방문해 ‘사랑나눔 봉사’와 ‘겨울나기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배ㆍ소독ㆍ방역 등 전반적인 보수 작업과 함께 교회와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고, 회원들이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한다. 겨울에는 성탄 행사도 도와준다.

몇 년 전에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교회 지붕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일도 있다. 진흙을 빚어 세운 교회라 비가 오는 날엔 물이 새서 교인들이 예배드리는 데 불편함이 많았던 것이다. 이종택 목사는 “천만 원가량의 공사비를 회원들이 자원해서 부담했다”며 “공사 후 성도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사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소록도를 방문하는 것은 1년에 두 번이지만, 이를 위해 나머지 기간 동안 정기 기도회와 운영위원회를 열어 회원 간 소통과 사역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소록도 주민들에게 회원들의 기도제목을 적어서 보내드리기도 하는데, 찾아갈 때마다 기억해 주시고 안부를 물으시곤 한다”고 털어놨다.

소록도 주민들이 원하는 건 ‘누군가 함께 있어주는 것’

목회자에서부터 평신도와 비신자에 이르기까지 소록도 선교를 위해 하나가 되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작은 예수’가 되고자 하는 회원들의 조건 없는 섬김과 헌신이다.

이종택 목사(사진)는 “우리가 예수님을 닮고자 해야 우리의 사역이 소록도 주민들과 이 사회에 진정한 가치를 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회원들 간은 물론 소록도 주민들과 끈끈한 결속력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이러한 공감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소록도사랑선교회는 회비가 따로 없다. 이 목사는 “저마다 기도하는 가운데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헌금하는 것으로 모든 재정이 운영된다”며 “이제까지 재정이 부족한 적이 없을 만큼, 하나님께서 귀한 분들을 통해 놀랍게 채워주셨다”고 고백했다.

선교회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소록도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기도하며 섬기는 일을 묵묵히 해 나갈 계획이다. 소록도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벤트성 행사나 거창한 물질이 아니라 ‘누군가 함께 있어주는 것’, 바로 사람 그 자체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종택 목사는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상, 사람과의 스킨십을 늘 그리워한다”면서 “그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은 아주 작은 배려와 노력에서 시작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