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논단 "이제 하나님이 일하실 때다"
작성일[2008/11/20 21:08:29]    
  "이제 하나님이 일하실 때다"

 지난 18~19일 충청도 일대에 첫 눈이 함빡 내렸다. 온 세상이 온통 하얗게 눈에 덮혔다. 지저분한 쓰레기와 오물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지경과 경계도 덮었다. 농촌에는 농부들이 미처 출하하지 못한 김장배추도, 하얀 이불을 뒤집어쓴 채, 고요하게 숨죽이고 있다. 지금 세상은 너무 소란하고 시끄럽고 지저분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색깔과 소리를 발하며 여기저기 자신들의 주장을 내어 놓으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정치는 날이 가면 갈수록 점 점 더 후퇴되어가고 있다. 여당이 야당인지 야당이 여당인지 서로 헷갈리는 모습으로 그 정체성을 상실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를 바로 세워나아 갈 참된 지도자의 리더십은 이미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지난 1년간 우리 사회곳곳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들을 보면서 ‘정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하지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할 교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기독교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는 더욱 암담하기만 하다. 1,200만 명을 자랑하는 한국교회의 양적 숫자는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고, 5만 교회 10만 명의 목회자 수도 이제는 지나간 과거의 통계에 불과하다. 양적 숫자에 비해 한없이 무기력하고 나약해진 한국교회의 초라한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바다는 5%의 소금으로 정화가 되지만 한국교회는 10%를 넘기고도 부패와 오염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부패해져 가고 있으니 말이다.

특이할 만한 사건은 이제 한국교회는 잠식과 쏠림의 현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이다. 끝없이 높아만 가는 대형교회 건물과 십자가 탑은 지역의 낮은 교회들을 다 집어 삼킬 만큼 위세와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힘없고 약한 작은 교회를 끌어안고 함께 지역복음화를 위해 협력하는 일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양극화 현상의 원인이 되어 서로 자기편 사람 만들기에 바쁘고 이에 한몫 거드는 소위 정치꾼들의 개입으로 교계는 급격한 쏠림현상의 위기까지 맞고 있다. 얼마 전 한 교계신문지상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유수 교단이 가입되어 있는 기독교 연합단체가 막대한 선교비로 건립하거나 구입한 건물을 임대하면서 나이트클럽과 주류도매업자에게 임대를 주고 수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한국교회 10대 주요뉴스 가운데 거의 대다수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기사로 한국교회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다. 거룩과 순결, 그리고 헌신해야할 교회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세상과의 타협과 야합으로 오히려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지경에 이른 지 오래다. 과거에는 극히 일부 목회자와 부흥사들에 의해 발생되던 윤리 도덕적인 문제들이 이제는 너나할 것 없이 교계 전체로 급속히 확산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는 때가 되었다.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일하실 때가 된 것이다. 인간의 가장 추악하고 더러운 죄악의 모습을 덮으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하심의 은혜가 임할 때가 된 것이다. 세속의 정욕과 탐욕으로 물들어 더러워진 인간의 마음을 덮어버릴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의 성령을 다 시 한번 간구해 보자. 이 사회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실 수 있는 그 분 앞에 우리의 환부를 내어 드려야 한다. 다른 사람의 허물과 수치를 나의 의로 덮지 말고 하나님의 의로 덮으시도록 하자. 나의 의로 덮어준 상대방의 허물은 언젠가는 또다시 발가벗겨져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의로 덮은 허물과 수치는 덮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한국교회의 긍정적인 측면은 가려지고 부정적인 측면만 점 점 더 크게 부각되어 드러나 세상과 율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 오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하얀 눈같이 세상을 심판하여 멸하지 않으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할 것이다. 비극적인 현실세계를 바라보며 탄식하고 절망하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도 주님의 희망으로 덮자. 어떠한 상황도하나님께는 절망이 없다. 인간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시는 그분의 은총으로 덮자. 우리 사회가 점 점 더 혼탁해 지는 것은 각자가 자기의 의로 무엇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손을 떼자. 하나님이 하셔야 할 때다. 더 이상 나서지 말자. 소란스러운 장소에서 진짜 소란스러운 것은 ‘시끄럽다’고 소리치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 사회의 문제는 문제보다도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더 문제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고 확산하는데 기여할 뿐이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이 치유하셔야 한다. 이제는 교리도, 교단정치도, 신학도, 리더십도 아니다. 이미 한계 상황을 벗어났다. 무엇을 하려고 하면 할 수 록 더 문제만 커질 뿐이다.

 

정의와 율법을 내세워 세상의 허물을 들춰 수술해 보겠다고 요란 법석을 떠는 지도자들이여, 이제는 좀 얌전히 앉아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라!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하심의 은혜가 강물같이 하수 같이 흘러 온 세상에 덮힐 때, 세상은 비로소 새롭게 변화될 것이다. 한해를 마감하는 시기다. 우리가 지난 1년간 일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일한 것이 문제다. 다 내가 했다. 정치도. 목회도. 세상의 정화도. 큰일도 다 내가 앞장서서 했다. 기를 쓰고 앞장서서 피를 흘리며 내가 했다. 주님이 일 하실 틈도 여유도 드리지 않았다. 반성하자. 회개하자. 한국교회가 그동안 너무 악을 쓰고 일했다. 하지만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 상처만 더 커졌고, 문제만 더 키웠다. 자 이제는 좀 쉬면서 안식하면서 미래에 일하실 주님을 기대하고 바라보자. 할렐루야!

“가라사대 무릇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눅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