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
작성일[2008/08/01 17:08:53]    
 

---당신들의 천국---

(마 25 : 14- 30)

 

너와 나의 거리, 오백 미터를

오십년을 마주보고 달려가도 손닿을 수 없는

어린 사슴을 닮았다는 천형의 땅

소록도, 땅의 끝자락 녹도 항에서 바라보는

당신들의 천국

 

백여 년을 꾸미고 단장한 에덴동산이라

당신들의 나라가 천국이라면 이곳은 지옥일까

그런데 사람들은,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으려하고

당신들은, 그 천국에서 영원한 탈출을 꿈꾸고

 

오늘도 당신 만나러 왔다가

어린사슴을 닮은 섬만 구경하고 돌아서는

나는 당신의 구경꾼

강도만난 자를 보고도 피하여 도망치는

구경꾼 제사장

 

그러면 천국은 어디 인가요. 천국 문패만 달린 여기가 천국 아니면

당신들만의 천국 말고, 우리 함께 얼싸 안고 함께 숨 쉬며 살 수 있는

우리들의 천국은 어디 인가요

백년을 당신들 손 발가락 부러뜨려

피로 반죽해서 붉은 벽을 쌓아올린 탑, 소록도 말고요

 

오늘도 나는 당신 보러왔다가

어린 사슴 닮은 소록도, 외론 섬만 보고 가네요.

미안해요, 함께 못살아서

 

1) 당신들의 천국

작가 이청준이 쓴 “당신들의 천국”이란 소설이 생각난다. 1916년 식민지 시대 나병환자 병원, 자혜의원과 수용소가 세워진다. 초창기 수용인은 5-6천 명에 달했고, 이들은 소록도 백여 년 역사 가운데 “천국 만들기”예, 50여 년간이나 강제노역으로 동원된다. 초대 일본인 주 정수 원장 때부터 뭉그러진 손으로 백돌을 구워 예배당, 병원, 목욕탕, 취사장 오락실 등 50 여동의 붉은 벽돌로 지은 “천국 만들기” 대사업은 진행된다. 그리고 6천 여 평에 진도, 완도, 대만 일대의 기암괴석, 기화요초를 옮겨와 에덴동산 같은 대공원이 꾸며진다. 섬은 에덴동산의 모습을 닮아 가는데, 손가락마디가 뭉그러지도록 가혹한 강제노역에 못 견딘 환자들은,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수없이 섬을 탈출해 나가기도했다. 주정수 일본인 원장은 위대한 천국 만들기 업적을 기리는, 자기 동상을 건립하다가 환자들에게 살해된다. 해방이 되고 5.16 혁명 후에 조 백현 대령이 원장으로 부임한다. 앞에 불행했던 역사를 알고 있는 조 원장은, 모든 분야에 개혁을 당행하고,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수직적인 관리방식을 탈피하고, 민주적인 운영방법을 여러 가지로 모색해 본다. 주정수의 자기 동상 만들기가 아닌, 진정으로 환자들을 위한 낙원건설을 꿈꾼다. 그러나 아무리 자들을 위한 낙원건설이라 해도 당신들만의 천국이지, 너와 나의 벽이 허물어진 우리들의 천국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육지인의 무관심, 행정의 비협조, 원생들의 배반, 미감아 출신 이상욱의 원장의 동상 욕을 비판하다가 섬 탈출, 육지와 세상, 가정과 사회로부터의 단절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한, 천국은 없다는 한계를 절감한 조백현은 옷을 벗고 육지로 돌아간다. 7년이 지나 그는 다시 비재자가 아닌, 평민의 한 사람으로 봉사자의 신분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당신들만의 천국”이 아닌, 우리 모두의 천국이 되기 위해선 상호 신뢰와 단절 없는 운명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작은 일에서부터 실천해 보려고 애를 쓴다. 육지에서 온 여교사 서미연과 음성 환자 윤해원의 결혼을 주선한다. 너만의 천국도 아니고 나만의 천국도 아닌 우리들 모두의 천국을 세워보려 한다.

 

2)하나님의 나라

과연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복음서의 하나님 나라 비유 중에 잃어버렸다 찾은 양과, 잃어버렸다 찾은 아들 이야기가 나온다. 양 100마리 중 1마리를 잃어버린 목자가 잃은 양 1마리를 찾기 위해 99마리를 들팜에 놓아두고, 산과 계곡, 골짜기를 밤이 늦도록 찾아 헤매다 찾아서 돌아왔다. 잃었다 찾은 것, 죽었다 살아 난 것 lost and found, Dead and alive 이 너무 기쁜 아머지, 마을 친구들을 불러 양 2-3마리를 잡아 잔치를 열었다고 보자. 산술적인 계산법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행동이다. 1 마리를 찾기 위해 99마리를 위험한 들판에 그냥 놓아두고 1마리를 찾아 나선 것부터가 모순이다. 99:1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큰가? 그리고 1마리를 찾아 2-3마리를 잡아 잔치를 벌였다면 안 맞는 계산법이다. 그러나 1마리가 없는 천국은 온전한 천국이 아니라 반쪽짜리 천국이다. 부족한 결핍, 불완전한 상태의 천국은 천국이 아니다. 찾아서 충족 충만의 상태, 이것이 ‘주인의 기쁨 Come nad share, master's happiness!의 가치와 의미’다.

그리고 한 가정에 두 아들이 있었는데, 둘째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자기의 분깃을 미리 받아가지고, 아버지의 집에서 분가해 멀리 떠났다. 가진 것 모두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 남의 집 돼지 치는 종살이 하며 돼지 막 속에서 짐승처럼 살다가 끝내 견디지 못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왔다. 이 때 아버지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새 옷과 금반지를 끼워주고 송아지를 잡아 동내 잔치를 연다. 아버지는 “죽었다가 다시 살았고, 잃었다 다시 찾은 아들 Dead and alive, lost and found”로 인해 기뻐하고 잔치를 열어 여러 사람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자 Come and share my happinss”는 것이다. 들에서 돌아오던 형이 이 소식을 듣자 화를 내고 분을 참지 못한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를 향해 불평과 원망을 퍼부어댄다. ‘그 동안 나를 위해서는 닭 한 마리 잡아 위로해 준적이 없던 아버지가, 아버지의 재산을 창기와 함께 탕진해버리고, 거지가 되어 돌아온 동생을 위해. 왜?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하며 좋아하고 기뻐합니까? 이 때, 아버지의 아버지의 대답은 “내 것은 모두 네 것이고, 너는 항상 내 곁에 있으나, 네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았고, 잃었다가 다시 찾은 아들 Dead nad alive, lost and found 로 인해 아버지가 기뻐하고 잔치를 열어, 여러 사람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자 Come and share my happiness”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이 말씀 속에는 “너는 나이고 You are myself, 나는 바로 너다 I am yourself” “장자는 아버지다, 형인 너는 아버지의 마음을 가져야 하고, 아버지 노릇을 대신해야한다” “아버지인, 내가 기쁘면 너는 당연히 기뻐해야 하고, 아버지인, 내가 슬프면 형인 너는 당연히 슬퍼야한다.” “네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았고, 잃었다가 다시 찾음 Dead and alive, lost and found” 으로 인해, 네가 진짜 형이라면 기뻐하고 잔치를 열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나님 나라, 천국은 지옥과 무엇이 다른가? 지옥은 나, 하나만의 기쁨을 독점하기 위해 목숨 거는 곳이고, 천국은 ’와서, 모두 함께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Come and share my happiness”곳‘이다. 잃어버린 아들, 잃어버린 아우가 있는 한, 온전한 천국이 아닌 반쪽짜리 천국이다.

 

3)우리 모두 승자다. 와서 함께 축배를 들자!

잃었다 찾은 양의 주인이나, 잃었다 찾은 아버지는 자기만의 기쁨을 위해 혼자 잔치하고, 혼자 축배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 많은 친구, 동네사람을 불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오라! 우리 함께 기쁨을 나누자! Come and share my happiness! 천국은 혼자 기쁘고 혼자 즐기는 나라가 아닌, 모두 함께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곳이다. (마 25 : 14~30) 달란트 비유에서나 탕자의 비유, 잃어버린 드라크마 비유가 말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 작은 일에 충성 했으므로 많은 일, 큰 일을 맡길 것이고, 그리고 ‘주인의 기쁨’에 참여하여 그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일이다.

 

“우리는 요즘 왜? 촛불집회로 온 나라가 뒤집힐 것처럼 혼란스러운가? 새 정부가 한마디로 첫 발부터 민심의 과녁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지금의 세계적인 오일쇼크나, 강대국 틈에 끼어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나라 안팎의 사정으로 볼 때, 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때 다시 보수정권, 새 정부를 선택한 것은, 있을 것, 가질 것 다 가지고 배 두드리며 살고 있는 보수주의자들, 고소영, 강부자가 좋아서 택한 것이 아니다. 오직 한 가지, C대 출신 대통령에 대한 경제 살리기의 기대감 때문이다. 그래서 10년의 개혁 정부를 청산하고 역대 정권, 전대미문의 압도적인 지지로, 530만 표차의 압승을 시켜 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새 정부의 인사 용병술이다. 장관 청와대 보좌관들의 임명 과정에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다. 가진 자들만의 천국잔치, 이긴 자의 반쪽 정부, 이기에 만들어준 백성과, 이긴 자가 되도록 런닝 메이트가 되어준 패자들을 왕따 시켜버린 ‘당신들만의’ 천국‘ 잔치를 연출한 것이다. 거기에 미국 쇠고기는 단서端緖, 꼬투리를 제공한 것뿐이다. 만약에 당선 소감 발표부터-“이제 게임은 끝났습니다. 이 게임은 나 한사람의 승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한나라 당 만의 승리도 승리도 아닙니다. 나와 함께 런닝 메이트가 되어준 열 한분도, 민주당이나 다른 정당들도 오천 만 전체 우리 국민의 승리입니다. 나는 반쪽의 이긴 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오천만 우리 모두의 대통령입니다. 이제부터 여야를 초월하여 모두를 하나로 통합하는 정치를 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여야를 모두 끌어안는 인재 중심의 용병술을 썼다면 과연 이런 저항의 벽에 부딪쳤을까? 아직도 민심의 과녁을 못 맞히고 헛손질 하는 모습이 딱하기만 하다. 오늘, 여기, 우리에게 승자도, 패자도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무두 승자다. 어느 누구도 함께 고락을 나누는 “우리 모두 이긴 자의 천국건설”의 목표가 있을 뿐이다.

 

박 영남 목사

<대한예수교 장로회(개혁선교) 총회장>

 

<문학 편론가, 시인, 건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