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신년 철야 산기도)

새샘 이경철/ 찰스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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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필리핀 선교지를 떠나 2016 새해를 맞이해 주님과의 은밀한 교제를 위해 한밤중에 즐겨 찾는 철야 산기도 장소인 청계산 매봉바위를 찾아 나섰다. 장비라고는 등산화와 두툼한 외투가 전부다. 손전등도 안가지고 다닌다. 홀로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산행이요 철야산기도이다.

 

삼각산 능력봉 200 작정철야 산기도

오래 신학대학원 전도사 시절 삼각산 능력봉으로 장기 작정철야 산기도를 하러 다닐 모세의 지팡이를 불에 구워 준비해 뿌듯한 마음으로 다닌 적이 있었다. 성남의 도사님이 나타났다고 정도였다. 기도하러 산에 다니면서 주님보다 지팡이를 의지하는 자신을 바라보고 이것은 아니다 싶어 아끼던 지팡이를 던져 버렸다. 산기도에 필요한 여러 장비들을 갖고 있었는데 놓아두고 홀가분하게 다녔다. 산에 오르내리며 기도하는데 방해가 되고 주님 보다 불빛을 의지하게 되는 같아 손전등조차도 안가지고 다녔다.

 

우산대신 비가 오면 비를 그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열흘에 한번정도는 등산코스를 무작위로 바꾸게 하셨다. 번도 가본 길을 손전등과 등산 장비도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계절을 한밤중에 그것도 혼자서 다닌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어떤 때에는 절벽을 옆으로 타고 가야하고 되돌아 갈수도 없는 험란한 코스를 만나기도 했는데 오직 주님을 부르짖으며 죽기 살기로 능력봉 정상을 향해 오르고 올랐다.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이요, 아예 죽으려고 작정을 사람처럼 느껴질 것이다.

 

작정을 하지 않고 산기도를 다니다가 작정 않고 년을 다니는 것보다 작정기간을 정하고 기도하는 것이 응답이 확실하게 빨리 온다는 말을 들었다. 200 작정철야 산기도를 결심하고 거의 매일 삼각산을 찾았다. 200 작정기도를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마치고 나니 난데없이 산비둘기들이 기도처에 4마리나 발밑까지 찾아와 한참을 머물다 떠나갔다. 성령님과 함께 우리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얼마나 많은 응답과 감화와 감동을 주셨는지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얼마 삼각산 능력봉 기도처는 국립공원 정상에 휴식년을 준다는 명목 하에 입산 금지명령이 내려졌고 어언 20여년이 흘렀다. 나라 땅인데 어기면 벌금이 오십 만원이다. 삼각산 능력봉에서 기도해오던 사람들과 기도하고픈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안타깝게 만들었다. 철야산기도처를 위한 대안으로 청계산 기도원 토끼바위와 청계산 매봉바위를 찾게 되었다. 하나님이 감동을 주셨을 바로 순종해야 함을 깨닫게 주셨다.

 

청계산 매봉바위 철야 산기도

청계산 입구에 1 2 9시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대도 없고 야간 산행하는 사람이 아무도 보인다. 입구에서 간단히 기도를 드리고 출발하였다. 아무도 없는 산을 혼자 오르니 독채 전세를 얻은 같다. 겨울 날씨답지 않게 포근한 같지만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안개도 끼고 달빛조차 보이질 않는다. 겨울 날씨답지 않게 축축한 날씨에 등산길도 질펀하다. 주여, 주여 기도하는 소리가 낮게 깔려 나간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다 길도 미끄러워 조심조심 가는데 벌써부터 힘이 들기 시작 한다.

 

자주 같이 산기도를 다니던 K집사가 오늘은 연락이 되어 혼자 가다보니 쓸쓸하기도 하고 힘든 면도 있지만 온전히 주님과 동행하며 교제를 나누게 되어 기뻤다. 땀이 나기 시작한다. 지퍼를 열어 온도 조절을 한다.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체온을 쉽게 빼앗기어 지퍼 있는 옷을 입으면 온도 조절이 쉽다. 40여분 지나 원터골 쉼터에 도달하였다. 오르는 길에 약수터는 이곳 하나뿐이라 약수를 바가지에 담아 가능한 많이 마셨다. 오늘은 약간의 초콜릿이나 , 물병조차 안가지고 왔다.

 

잠간 쉬고 시간을 줄이려고 열심히 산을 올랐다. 자주 다니던 곳이라 갈림길에서도 의심 않고 위로 올라갔다. 계속 가다보니 길이 오르락내리락 하여 이상하다 생각은 했는데 난데없는 관망대가 나오고 옥녀봉을 지나 과천 가는 이정표가 나타나 거의 밑으로 내려가는 시점에 다다라서야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이 산기도를 다녔던 K집사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연결도 안되어 가까스로 카톡전화로 연결되었다. 매봉바위와는 방향이 많이 틀어졌으니 날씨도 춥고 조난 우려가 있어 그냥 오던 길로 조심해 하산 철수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속도보다 방향

힘은 들어도 위로 올라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알았는데 전혀 엉뚱한 방향이 나올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방법 고집대로 길이 옳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캄캄한 밤에 전등불도 없이 산행을 하는데 내가 너무 자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힘도 빠져 가는데 목적지를 가보지도 못하고 새해부터 그냥 허망하게 돌아서려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정표가 이리도 중요한지 이정표가 하나님의 말씀 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이 아닌 주님의 생각에 초점을 맞추어야 했던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과 시마다 때마다 주시는 하나님의 사인을 경청해야 했었는데 생각에 사로잡혀 주님을 따른 하면서도 스타일 방법대로 갔던 것이다.

 

메타노이아(회개) 화살이 과녁을 잘못 겨냥해 엉뚱한 방향으로 나간 것을 다시 돌이켜 과녁을 제대로 조준하고 과녁을 맞히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셨던 방향에서 벗어났던 모든 것을 돌아보며 궤도수정을 해야 한다. 자신을 돌이키며 되돌아가는 중에 매봉바위로 가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었다. 구세주를 만난 너무 반가웠다. 하지만 이미 산을 오른 시간이나 헤매고 오르면서 지쳐있는데 1,400미터를 올라가야 한다고 되어있다.

 

세찬 바람도 불고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고, 번도 가본 길이라 헤맬 수도 있고 내려가는 시간도 상당히 걸릴 것이기에 시점에서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느껴졌다. 많은 갈등을 느끼면서도 내가 고생 끝에 이제야 이정표를 제대로 만났는데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서야하겠는가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정표가 하나님의 말씀이요 내게 주신 싸인 임이 느껴지면서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고 짙은 안개로 한치 앞을 보기 힘든 매봉바위 정상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하였다. 손전등 불빛 대신에 손바닥을 계속 내어 밀면서 주여 인도 하소서, 주여, 주여! 외치며 기도하는 가운데 비틀 거리면서도 시간 이상을 오르고 올랐다. 아무도 없는 매봉바위 기도처, 짙은 안개 , 거기서 주님과의 은밀한 교제가 이루어 졌다. 할렐루야!

 

그래 2016 새해 모토는 속도 보다 방향이다. 한해는 하나님의 뜻을 경청하고 주어진 사명을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해 완수해야겠다. 궤도수정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올린다.

 

새해벽두 청계산 매봉바위 기도처에서 지저스타임즈 필리핀 지사장 이경철

(이메일 moses9191@naver.com, 선교홈피 www.pwm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