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총회 한 지붕아래 두 감독회장 취임가져
      양측 정상화를 위해 화합을 부르짖지만, 이미 갈길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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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 총회 측 임마누엘교회               ▲ 본부 총회 측 종교교회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 취임식 총회를 개최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결정을 통보해 왔지만 제28차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총회는 한 지붕아래 두 감독회장 취임식을 지난 8월 20일 종교교회(본부측)와 임마누엘교회(천안측) 2곳에서 열렸다.

 기감총회는 지난 2008년 감독회장 공석 사태를 맞은 후 1년 10개월 동안 '선 총회, 후 재선거파', '선 재선거, 후 총회파'등 둘로 나누어져 대립해 왔다. 선 총회를 주장했던 사람들(천안 총회 측)은 지난 6월 3일 천안에서 총회를 연 후, 지난 7월 12일 감독회장 재선거에 단독 출마한 김국도 목사에게 당선증을 수여했으며, 선 재선거를 주장했던 본부 측은 지난 7월 20일 치열한 경합 끝에 강흥복 목사를 신임 감독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총회의 주요 행사는 지난 7월 당선된 두 감독회장의 취임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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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 총회 측은 임마누엘교회에서 열린 총회에서 김국도 목사 감독회장 내외 

 같은 날, 양측 총회가 개회되고 천안 총회 측은 휴대폰을 통해 본부측 총대들의 모인 수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우리가 승리했다며 총대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총회를 하루 앞두고 터진'김국도 목사 감독회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명령'과'임영훈 목사(서울남연회 감독·감독협의회 의장)의 폭탄 발언'으로 본부 측 총회에 더 많은 총대가 모일 것으로 알았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종교교회에서 열린 본부 측 총회에는 총대 650명이 참석을 하고 임마누엘교회에서 열린 천안 총회 측 총회에는 712명이 참석했다. 양측이 발표한 650과 712라는 숫자는 역시 김국도 목사 측이 건재함을 확인시켜주는 712명의 숫자였다.

 이날 본부 측은 총대 수에서 밀리긴 했지만, 현직 감독 7명이 재석하는 힘을 과시한 샘이다. 하지만 김국도 목사의 측근이던 임영훈 목사는 종교교회에 모인 총대들 앞에서 "강흥복 신임 감독회장과 힘을 합쳐 교단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며 격려했다. 임 목사의 발언에 이규학 목사(전 임시 감독회장)가 "그동안 쌓인 미움이 사라졌다"고 화답해, 총회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한편 임마누엘교회에 재석한 현직 감독은 아무도 없었다. 천안 총회 측 관계자는 "김국도 목사가 감독회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명령을 받아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기에 현직 감독들의 입지를 고려해 참석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영훈 목사의 이탈을 시작으로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던 현직 감독들이 하나둘씩 마음을 돌리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을 잠재우기는 힘들 듯하다.

 한 지붕아래 감독회장이 둘로 갈라진 상태에서 양 진영에서는 질서와 화합을 부르짖으며, 감리교는 둘이 아닌 하나라면서 속히 감리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양 진영의 공통점이 있다면 서로 옳다고 주장하는 점이다. 그리고 서로 한 치의 물러설 의지가 없다. 이번 총회에서 어느 한 쪽이 우세하다는 판결을 받았다면 사태는 해결됐겠지만, 양측 모두 무시할 수 없는 지지 기반을 보여 준 것이다. 결국 팽팽한 줄 다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 총회 측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는 "세상 권세자가 성직자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성직자가 세상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7분의 1이 지지하는 자(강흥복 목사)에게 감리교회를 넘겨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하는 김 목사는 법원의 판결에 개의치 않고 감독회장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는 또한 "감리교회는 갈라질 수도 없고 갈라져서도 안 된다. 세상 속에 큰 빛을 회복하는 기감, 세계 선교를 이뤄내는 기감 교단이 되도록 나 자신이 제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임마누엘교회에서는 권혁구·구동태·현상규 목사는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고 응원했다. 권 목사는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던 예수님을 등에 태우고 가던 나귀새끼처럼 예수님을 모시고 가는 감독회장이 되어 달라고 말하고, 감리교회를 새롭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구 목사는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올곧은 신앙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이 지켜주시므로, 올곧은 신앙으로써 감리교회를 감리교회답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 목사는 "본부 측에 동조하는 사람은 강단에 서면 안 된다"고 말하고, "감리교 정상화를 위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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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부 측의 총회에서 강흥복 목사 감독회장

 반면 본부 측 총회를 진행한 이규학 목사는 기감 사태의 원인 중 하나인 학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성령을 체험한 제자들이 출신 지방을 잊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살았듯이 기감 소속 목회자들도 감신·목원·협성 출신으로 갈라져 싸울 것이 아니라 하나님나라 복음을 위해 살자고 요청했다. 이 목사는 "분열의 영이 파쇄되고, 감리교회에 새로운 창조의 영성이 충만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처럼 양 진영은 모두 한 목소리로 기감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당장 광화문에 있는 감리교 본부 사무실 사용을 두고 양측의 대립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 지붕 아래 두 감독체제가 대립양상으로 이어질 문제이다. 게다가 직인과 문서가 없는 사무실은 이름뿐인 감독회장에 불가하다. 현재 사무실 열쇠를 쥐고 있는 감독회장은 강흥복 목사. 김국도 목사는 본부로 출근하는 문제와 '감독회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명령'과 관련해 빠른 시일 안에 기자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본부 측은 강흥복 목사 역시 이번 주 중에 기자 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화합을 위한 양측의 타협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김국도 목사는 취임사에서 본부 측과 타협은 없음을 천명했는데, 본부 측은 기감 사태 내내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 후보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 (좌)6.3총회측 신임 김국도 감독회장       ▲ (우)본부 총회측 신임 강흥복 감독회장

 1년 동안 진전 없이 치고받기만 하던 기감, 총회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언제쯤 제자리걸음을 그치고 한 발 앞으로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해결되지 않는 기감 사태 속에 한국교회에 치부가 점점 쌓이고 있다.

 이날 임마누엘교회는 김국도 목사 감독회장 취임식이 끝나고 스타렉스 2대를 비롯한 노트북 2대, 전자오르간 2대 등 각종 경품 추첨을 가졌으며, 축하공연으로 행사가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