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감독회장에 강흥복 목사 당선 증 받아
          
투표율 47%…강흥복 835표, 고수철 803표, 전용철 783표

 


 2008년 감독회장 선거 파행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치러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재선거에서 강흥복 목사(상계광림교회, 기호 1번)가 감독회장에 당선됐다.

 감리교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강환호 목사)는 13일 전국 11개 연회 투표함을 개표한 결과 835표를 얻은 강흥복 목사가 803표를 얻은 고수철 목사(흑석동제일교회, 기호3번), 783표를 얻은 전용철 목사(아펜젤러교회, 기호 4번)를 누르고 제28회 감독회장에 당선되었다.

기감 재선거관리위원회(재선거 측)가 실시한 감독회장 선거에서 강흥복 상계광림교회 목사가 당선됐다. 강 목사는 2541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835표(32.9%)를 획득, 고수철(821표) 전용철(799표) 목사에 앞섰다. 무효표는 86표가 나왔다. 1위와 3위 간 표차가 36표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



 20일 개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3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전 8시30분 선관위원 및 개표 참관인 등 40여명은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에 모였다가 곧바로 경기도 양주시 감리회 일영연수원으로 이동했다. 투표함은 연수원 맨 위층, 구석진 방 철문 안에 봉인된 채로 보관돼 있었다. 오전 9시30분쯤 미주연회와 선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부재자투표지와 9개 연회 투표함에 대한 1차 개표가 시작됐다.

당초 예정된 개표시간(오후 5시)보다 훨씬 앞당긴 시각이었다. 1시간 정도의 개표 결과, 자신이 소속된 동부연회에서 214표의‘몰표’를 얻은 전 목사가 총 683표를 얻어 선두로 나섰다. 이어 고 목사 665표, 강 목사 635표 순이었다. 강 목사는 서울·중부·중앙연회에서, 고 목사는 경기·삼남연회 및 호남선교회에서 1위를 했다.



 이날 승부는 우편투표에서 갈렸다. 지난 13일 11개 연회별로 실시된 선거에서‘6·3총회’측의 저지로 서울남연회와 충청연회에서 투표 중지가 선언됐고, 재선관위는 이 두 개 연회에 대해 우편투표 방식의 재투표를 결정했었다.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가져온 우편투표(420표)에 대해 오전 11시50분부터 2차 개표가 실시됐다. 강 목사는 여기서 179표를 획득, 총 득표수 814표로 3위에서 단숨에 1위가 됐다. 이때까지 고 목사는 803표, 전 목사는 783표를 기록했다.

선두와 2위 간 격차가 11표에 불과한 가운데 오후 3시 서울 한 레스토랑에서 3차 개표가 열렸다. 이날 우체국 사서함에 접수된 53표가 대상이었다. 강 목사는 20표, 고 목사는 17표를 얻었고, 결국 강 목사가 총 득표수에서 14표 앞서며 모든 개표가 마무리됐다. 이후 고 목사 측 요구에 따라 재검표가 실시됐지만, 강 목사와 고 목사가 각각 1표씩 더 얻어 표차는 변동 없었다.



재선관위는 오후 6시 서울 도림동 종교교회에서 강 목사의 당선을 공식 발표하고, 강 목사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강 목사는“여전히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 감리교회에도 반드시 봄은 올 것이고, 복음이 만개하는 여름도 올 것”이라며“감리교 정화와 성장, 화합과 화해를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재선거 측 선거에서 강 목사가 감독회장에 당선됨으로써, 총회 측 감독회장 당선자인 김국도 임마누엘교회 목사와 함께 감리회는 사실상 2인 감독회장 체제에 들어섰다. 이번 선거에 전체 선거권자 5407명 중 2541명만이 참여, 투표율 47.0%를 나타낸 것도 이런 갈등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강흥복 당선자는 3위에 머물렀지만,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전세가 뒤집히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투표율은 선거인단 5,407명 가운데 2,541명이 투표해 47%에 그쳤다. 이는 감리교 본부와 별도로 김국도 목사를 감독회장에 선출한 6.3 천안 총회측이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과반수 투표라는 규정은 없어 법적 하자는 없지만, '반쪽짜리 투표'라는 부끄러움을 역사에 남기게 되어 아쉬움이 많았다. 한편, 이날 총회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질 않았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감리교의 법적 정통성을 지닌 감독회장이 1년 10개월 만에 선출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감독회장의 남은 임기는 2년 2개월이다. 감리교단과 성도들은 물론 한국교계와 언론은, 이제 감리회 수장이 선출된 만큼, 대승적 차원의 결단과 포용으로 감리교가 새롭게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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