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죽었다. 40년간 이스라엘을 카리스마로 이끌었던 사람이다. 그 후계자로 여호수아가 섰다. 아직 영적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 상태였다. 모세의 카피가 아니라 여호수아에게만 있는 모습으로 서라고 말씀하신다. 카피(copy)는 힘이 없다. 오리지널(original)이 힘이 있다.

요즘은 스펙을 중요시 여기는 시대이다. 무엇인가 덧붙이면 더 나은 것이 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 시대이다. 그래서 사력을 다해 더 가미하고, 더 꾸미고, 더 포장하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능력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기름부음이 있으면 된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함께하시겠다는 말씀을 주신다.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에 기름부음을 주겠다는 뜻이다.

교회가 다시 부흥하기 위해서 뭔가 새로운 것, 뭔가 기발한 것을 추구한다. 아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기름부음이 있으면 된다. 새로운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기의 개성이 중요하다.

총알을 막기 위한 방탄복이 있다. 방탄복은 탄성이 큰 화학 섬유로 만든다. 회전하는 총알이 돌지 못하고, 엉기게 하는 재질이다. 이런 방탄복도 화살은 막지 못한다고 한다. 압력이 한 점에 집중된 화살촉은 방탄복을 뚫는다. 송곳으로 찌르면 뚫리는 것이 방탄복이다. 화살과 송곳을 막는 방검복이 있다.

이것은 총알이 그냥 뚫어 버린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모세 시대에는 모세가 필요하고, 여호수아 시대에는 여호수아가 필요한 것이다. 고급 자전거는 카본으로 만든다. 카본은 비행기를 만드는 재질이다. 수직의 힘은 엄청나게 잘 견디어 낸다. 그래서 산악에서 높은 충격을 받아도 흔들림이 없다. 그런데 카본의 약점은 옆의 힘에 약하다.

자전거를 운반하다가 옆에서 힘을 받으면 금이 가거나 부러진다. 비행기도 비행 중에 기체가 갈라지는 일은 없다. 그런데 착륙 중에 충격을 받으면, 몇 조각이 나는 것을 본다. 왜? 옆의 힘에 약한 카본의 속성 때문이다. 그래서 옆의 충격이 많은 상황에서는 티타늄이나 알루미늄으로 자전거를 만든다. 모든 조건에서 최고의 재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될 때 제일 강하다.

미국 휴스턴의 나사(NASA)에 가면, 무중력의 우주에서도 나오는 볼펜을 판다. 수천억을 투자해서 개발한 볼펜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떤 꼬마가 이렇게 말했다. “무중력에서는 연필로 쓰면 되잖아요.” 나중에 쓸데없는 곳에 수천억을 썼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만년필, 볼펜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도 연필은 연필로서의 가치가 존재한다.

개성을 가지고 자기 자신이 되라. 흉내 내지 말라. 그것이 권위 있게 일하는 지름길이고, 강한 자가 되는 확실한 길이다.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