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후보들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를 앞두고 극단적인 입장 차를 보였다.

세 후보는 18일 서울 연지동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WCC 개최 및 한기총이 준비하고 있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유치 준비 등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기호 1번 홍재철 후보는 WCC 총회 유치와 관련 ‘검은 손과 손잡은 것’이라고 표현한 반면, 기호 3번 이광선 후보는 이를 ‘소아적 발상’이라고 지적해 홍재철 후보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격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기호 2번 한영훈 후보는 ‘WCC에 대한 인식 확산 후 추진해도 늦지 않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기자회견은 세 후보에게 공동질문이 주어진 뒤, 개별질문이 이뤄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기자회견 질의응답 전문이다. 

 - 각 후보자들이 소견을 발표해 달라

  기호1번 홍재철 후보(이하 홍) : 저는 에장합동 한기총 후보 추천자 중 유일하게 총회장을 지내지 않고 출마한 사람이다. 이는 교단에서 저를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회장 1년 간 많은 일은 할 수 없기 때문에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실행할 수 있는 공약 10개를 냈다. 그 중에는 일요일에 시험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것, 기독교 언론을 표방하는 모든 매체에 옴부즈맨을 만들어서 한국교회 위상 높이도록 하는 일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기독교 중흥 시대를 여는 5개는 계획을 세워서 다음 대표회장에게도 이같은 계획을 넘기도록 하겠다.

 기호2번 한영훈 후보(이하 한) : 한기총은 명실공히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지만, 지금보다는 한층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 어떤 이벤트성 행사보다 대정부, 대사회 대언론 차원의 대응을 통해 연합기관 위상이 높아지는 일을 해야 한다. 대정부 관계에 있어서는 정부가 국민의 유익을 위해 일하는 부분도 있지만 못하는 부분도 있다. 정부에 대해 할 말을 하고, 돕지 않아야 할 건 안 돕는다고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가난한 자의 복음인데, 이런 부분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독교가 타 종교에 비해 인정을 못받은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이유에서다. 정책 위원회 설립으로 장애우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또 한기총 내 작은 교단 미인가 신학교도 지도자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후원해야 한다.

 기호3번 이광선 후보(이하 이) : 한기총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겠다. 한기총 66개 교단과 19개 단체가 다 같이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가지고 함께 존경하고 사역할 수 있어야 동반 상승할 수 있다. 대사회적 역할은 특별기구를 만들어서 그때그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탈북자 돕던 목사가 잡혀갔는데 한국 교회와 사회가 침묵하고 있는데 이런 일을 해결하겠다. 또 지난해 성사되지 못했지만 다시 제안하는 것은 성탄이후 세 후보가 기독교 유적지에 가서 한국교회 미래를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한기총은 WEA 유치를 준비 중에 있다. 이에 대한 부분과 WCC 대응에 대해 답변해 달라.

 홍 :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말이 아니면 타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WCC 부산 유치로 50년 전 망령이 되살아난 느낌을 갖게 된다. 신학적 분열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 WCC한국대회는 반대한다. 지난 50년 동안 많은 교단이 찢겨졌지만 상처가 마무리 되가고 있다. 그래서 작년에 제주도에서 장로교가 합동예배를 드렸다. WCC 개최를 주창하고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단체는 한 손으로는 검은 손을 잡고, 한손으로는 한국교회를 잡고 있는 우스운 일이다. WEA는 우리가 쌍나발을 불 필요없다. WCC는 반대하고, WEA는 나중에 명예회장님들이라든가,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의논해서 정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 WEA는 세계적인 기구지만, 한국교계나 교역자들이 알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기총에서 유치한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WEA에 대해서 한기총 소속 66개 교단이 인식한 다음 서둘러도 늦지 않는데, 너무 성급하게 서둘렀다. 그 단체가 무엇인지 알고 했어야 한다. WCC는 그 안에 극보수 극진보가 다 있다. 또 WCC안에도 건전한 복음주의 신앙 가진 사람도 있다. WCC에 대해 한국교회가 알 기회도 될 것이고 신학적으로 검증할 시기가 될 것이 된다. WCC 대해서 충분히 안 다음에 공통분모를 찾아 개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미 유치된 것이니 최대한의 협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기총 내에서 다시 한번 검증, 검토해야 한다.

 이 : 현 한기총 대표회장님께서 WEA 추진하고 있기에 계승하는 입장에서 노력하겠다. 유치하겠다. WEA를 유치하든 WCC 유치하든 시간이 많이 있다. 양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되, WEA나 WCC 유치를 정치적 의도나 선거적 전략으로 이용해서는 바람직 하지 않다. 어찌됐든 이것을 한국교회에 유치하는 과정에서 국가에 도움이 되고 한국교회 연합에 도움된다. 오히려 한국교회 뜨거운 신앙을 세계교회에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소아적인 이해를 넘어서서 잘못된 사람들이 와도 감동줘서 보내면 된다. 걱정하지 말고 손님대접 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대정부, 대사회적인 대응을 말했는데, 대북정책에 대해 말씀해 달라

한 :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 대한민국 한반도밖에 없다. 이제는 어떤 정부든지 전쟁이 아닌 평화적 통일을 사명으로 이뤄야 한다. 한국교회가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할 것은 아낌없이 지원함으로서 하나되는 분위기로 나가야 한다.

이 :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잘하고 있다. 한기총이 잘 할때는 격려하고 잘못할 때 지도해주는 사명이 있다. 얼마 전에 대통령이 국민 담화문에서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 얘기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기총이 반드시 재촉해야 한다.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되, 반드시 복음적인 이해로 접근해야 한다.

홍 : WCC에 대해 이광선 후보가 소아적이라는 했는데,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NCCK와 WCC를 반대하는 것이 한기총 설립 목적이다. 보수주의 결집하기 위해 만든 것이 한기총이다. 목적과 이념에 반대하기 때문에 신앙의 선배들이 반대해왔다. 이광선 목사님이 정체성을 독려하겠다고 했는데 목적과 이념을 살리는 것이 정체성이다. 북한 문제는 정치적인 면과 종교적인 면이 있다. 여기서 한기총이 정부에다가 정치적으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 국제적으로 많은 변수가 있다. 정부가 하는 일에 적극 협력해야 하고, 한기총은 인도적인 문제만 다뤄야 한다.

-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때마다 개혁 문제가 나온다. 총무와 사무총장 직제 단일화 및 70세 정년에 대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달라.

이 : 한기총의 정체성은 오직 성경, 교회, 성령이다. 새로운 변화를 가지려면 깊이 보고 살펴서 TFT를 구성해서 살피면 된다.

홍 : 총무는 총무대로 사무총장은 사무총장대로 다 필요하다. 총무는 대 교단과의 관계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70대 정년은 그 정년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개혁에 대해서는, 한기총은 연합사업이다. 200개 교회가 있는 교단도 자격을 가직고 회원으로 인정한다. 한기총은 개미떼들이 모여서 이뤄간다.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군소교단도 지분이 있기 때문에 섭섭지 않게 그분들에게 지분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한 : 민감한 질문이다. 저는 지난해 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장을 했다. 선거관리법 많이 고치려고 했지만 구성원들이 승낙하지 않아 불발됐다. 한기총은 연합체기 때문에 어느 한 단체나 총회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총회나 단체가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 정관이나 사무실 운영 회칙을 20년 전에 만들었는데, 시대에 걸맞도록 손질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은 뒤 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은 개별질문이다.

 - (한) 소속된 교단이 한영총회다.
          언제부터 장로교가 됐는가. ‘한영’은 한영훈 총회라는 의미인가?

 
 만 3년전에 개명했다.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타이틀은 변함없기 때문에 개명을 했다. 66개 교단이 신학은 다를 수 있지만 ‘예수로 구원받는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 장로교회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최근 칼빈 신학 대가를 모셔다 여러번의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칼빈의 교리와 사상에 대해 시험을 본다고 해도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교단 명칭은 영훈의 이름이 아니다. 제 이름은 나라 ‘한’ 길 ‘영’을 쓰지만 한영신학대는 꽃뿌리 ‘영’자를 쓴다. 전혀 별개의 다른 이름이다. 학교의 이름 명칭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지은 것이지, 한영훈 개인의 교단이나 개인의 신학이 아니다.

- (홍) 1995년 한기총 주최로 희년대회가 열렸다. 그 후 합동총회에서 이대위가 구성된 바 있다. 최근 모 언론사에서 이 문제를 두고 홍재철 후보의 자격론을 따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으로는 명예훼손이지만 나는 하자가 없으므로 관심이 없다. 교단적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정리됐다. 1995년 대회는 한기총이 최초로 진행한 대형 집회다 총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고, 운영위원장 김삼환 목사, 준비위원회에는 NCC도 포함돼 있다. 다른 한국교회는 다 잘했다고 한 것을 우리 교단지에서 문제를 삼았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교단에서도 다 없어진 얘기고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 (이) 한국교회의 해외선교 정책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한국교회 대부분 교단들이 경쟁하다 시피 선교사를 보내고 사업을 한다. 많은 갈등과 낭비를 가져온다. 한기총 차원에서 각 교단과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효율적으로 선교 정책을 세우면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이) 재단법인 찬송가공회 이사장이신데, 여러 잡음이 있다. 일부에서 찬송가공회 문제로 이 후보의 대표회장 부적절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역사가 흐른 후에 한국교회가 찬송가공회를 법인화 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패를 줘야 할 것이다. 지금은 이해와 현실로 얽혀있어서 너무나 힘든 일이다. 찬송가공회가 20년 동안 임의단체로 내려오면서 부족함이 많았다.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우리 역시 미숙하기 그지 없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 분명히 서야 된다는 그 뜻 때문에 법인화 했다. 많은 진통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합동에서 파송된 서정배 이사장과 함께 옥동자를 잘 기르려고 한다.

- (한) WCC 건에 대해 한기총 회원 교단 중에서도 찬반이 있다. 대표회장이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WCC 문제는 뜨거운 질문 중에서도 뜨거운 질문이다. WCC에 대해 공부해 본 바로는 6가지가 문제가 있는데 일일이 답변할 시간은 없다. WCC라고 해서 100% 다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다만 2013년 개최는 유감스럽다. 대토론회나 세미나나 이런 것을 거친 후 유치했다고 하면 보수적 측면에서도 반대가 없었을텐데, 그 과정을 거치치 않은 것이 아쉽다. 그래서 보수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고 본다.

 한국교회는 약 80%가 보수 측에 잇다. 하지만 2013년 개최니 반발은 있지만, 통합 측에서 발 벗고 대토론회, 공청회 등을 열어서 WCC에 대해 논의한다면 적은 저항을 받고 개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마지막 인사 해 달라.

 이 : 한기총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 아래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이 부족한 면은 있지만 성령께서 그 안에 계셔서 한기총의 위상을 반드시 높이고자 하신다. 모든 것은 진리가 승리한다고 믿는다.

한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가 돼서 지내다 보니 양쪽 후보들도 내 심정과 똑같을 것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가 한번 돼 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공약에서 말했지만, 종갓집 하인처럼 열심히 66개 교단 뿐아니라, 19개 단체, 비가맹 교단이라도 낮아지고 낮아지는 자세로 섬기겠다. 내려놓고 더 내려놓음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 형님처럼 어른처럼 모시게 될 때 앞서가고 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홍 : 많은 분들이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말한다. 어떤 선배 목사가 위기지만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무엇 때문에 위기가 왔는가. 결자해지다. 문제를 만든 사람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를 푸는 것에 대한 얘기를 못했는데, (제가 대표회장이 된다면)복잡 다단한 문제를 풀겠다.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는 복음주의에 기초를 둬야 한다. WCC는 개혁주의 신앙과는 관계없는 비복음적 정치 단체다. 한기총은 이러한 비복음주의에 대항하고 복음주의 사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기총 가입 66개 교단 및 단체와 힘을 합쳐 반드시 한국교회 중흥의 시대를 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