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청빙 관련 기윤실 입장 표명에 대한 한기총의 입장

 지난 24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한기총이 발표한 담임목사 후임 청빙에 관한 입장표명에 대하여한기총의 세습옹호 성명서에 대한 기윤실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한기총의 세습옹호라는 제목에서 시사 하 듯 한기총의 순수한 담임목사직 청빙에 대한 입장 표명을 마치 세습을 옹호하기 위한 성명서 정도로 왜곡하여 비판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기윤실의 입장 표명이 좀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가 아닌 옹호와 반대라는 편 가르기 식의 이분법적 논리로 진행되었음에 많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이에 한기총은 담임목사 청빙에 대해 더 이상의 오해가 없도록 다음과 같이 기윤실의 입장표명에 대한 재론을 제기하는 바입니다.

- 이하 기윤실의 성명서 및 기윤실 성명서에 대한 한기총의 입장 표명 -

지난 1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목회세습을 옹호하는 성명서를 통해 요사이 발생하고 있는 가족 간 담임목회자 직분의 승계를세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며 이 때문에 한국 교회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발생은 세습반대운동을 주도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의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기윤실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첫째, 기윤실의 세습반대운동은 다음과 같은 신앙적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1) 기독교는 혈연의 종교가 아닌 언약의 종교입니다.
한기총의 입장
1. 구약에서 하나님의 언약은 혈연을 통해 성취되었습니다.
2. 기독교는 혈연의 종교임 과 동시에 언약의 종교입니다.

세속적인 혈연이 목회자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목회세습은 하나님의 뜻과 성령의 역사가 설 자리를 없게 만드는 반성경적인 행동입니다.

한기총의 입장

1. 교회 후임자를 정하는데 있어서 육체적 혈연이 하나님의 뜻과 성령의 역사에 어긋난다는 어떤 성경적 근거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성경과 반한 것이 아니라면 성령의 자유로운 역사 속에서 후임자를 선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후임자는 혈연관계일수도, 가난한 자 일수도, 부한 자 일수도 있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인본주의인 관점에서 제한하지 말아야 합니다.

2. 반성경적이라고 주장한 기윤실은 혈연이 후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정확한 성경적 근거를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교회란 물적인 공간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따라서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수 없는 신앙공동체입니다.

한기총의 입장
1. 아들이 청빙되어 간다면 후임목사로 가는 것이기에 정당한 청빙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분명히 성명서에서 밝혔습니다.

2.“물려준다는 표현 자체가 마치 불법적으로 사유화해서 아들에게 유산처럼 남겨준다는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윤실이 이성적 논리적 판단이 아닌 여전히 부정적 인식과 사고로 비판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3. 실제로 정당한 절차를 통해 후임으로 청빙된 목사는 혈연이든 학연이든 지연이든 어떤 관계로도 교회를 사적으로 소유하거나 활용하지 않으며 또 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혹 소수의 부도덕한 목사들이 교회를 사유화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치 전체 후임 목사가 그렇다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4. 더욱이 이러한 일반화의 오류를 가지고 언론에 보도하고 여론을 형성시키는 것은 한국 교회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 뿐 아니라 복음의 길을 막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담임목사직 세습의 이면에는 교회를 물적 공간으로 보는 고질적인 물량주의와 잘못된 소유의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기총의 입장
1.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교회의 후임과 물량주의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 어떤 물질의 욕심을 가지고 후임자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윤실의 목회자분들은 후임지를 선정할 때 교회의 재정 형편을 고려하여 결정하십니까? 교회를 사유화하기 위해 목회하십니까? 목회자라면 그가 아들이든, 사촌이든, 후배든, 그 누구라 할지라도 물량주의를 가지고 목회하는 목회자는 없습니다. 혹 그런 목회자가 있다면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일입니다.

2. 단순히 중대형 교회라는 이유만으로물량주의’,‘잘못된 소유의식과 같은 말을 사용하는 것은 얼마나 그 후임 목사를 폄하하며 상처를 주는 것입니까?

3. 중대형 교회가 만약 실제로 물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아들이 아닌 다른 자가 후임으로 가도 얻을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과연, 기윤실은 중대형 교회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4. 기윤실에 속해 있는 목회자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형교회에서 목회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과연 막대한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습니까?

5. 만약 없다고 한다면 예컨대, 그분들의 후임으로 아들이 청빙된다고 하더라도 부와 명예를 가지지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6. 만약 중대형 교회에 막강한 부와 명예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기윤실은 그 부와 명예를 혈연관계가 아닌 제3자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까? 기윤실은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7. 만약 중대형 교회가 기윤실이 표현한 대로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교회라고 한다면 기윤실 내의 목회자들 역시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졌다는 것이 됩니다. 혹 우리는 깨끗하고 너희는 더럽다는 식의 일방적 비방은 아닐 줄 압니다.

(3) 오늘날에는 기업의 공동체적 성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인해 재벌의 총수 자리마저도 혈연적 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교회는 어떠해야겠습니까? 혈연관계에 의지해서 교회의 평안을 추구하려는 것은 이미 교회가 깊이 병들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기총의 입장
1. 하나님의 나라와 세상의 나라는 이미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2. 만약 같은 논리라면 세상의 어떤 나라에 대한 윤리적 기준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판단하려고 하십니까? 자본주의입니까? 민주주의입니까? 사회주의입니까? 아니면 인류의 공통된 양심입니까? 공통된 양심이라면 어느 민족의, 어느 시대의 공통된 양심입니까? 여러 가지 잣대가 달라지므로 그에 대한 수치도 달라질 수 있음을 기윤실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3. 비성경적이라고 운운했던 기윤실이 이제는 비세상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과 세상의 가치는 전혀 다르기에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서 올려 놓고 비교할 수 없습니다. 과연 기윤실의 윤리적 잣대는 무엇입니까? 세상입니까? 성경입니까?

둘째, 기윤실의 세습반대운동은 목회자 과잉 공급 시대의 문제를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기총은시골 교회의 쓰러져 가는 교회에서 아버지가 설교했던 눈물의 낡은 강단을 닦고 그 길을 이어서 가려 하는 아들목회자들도 비난할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윤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우리는 어떤 목회자가 헌신의 마음으로 대를 이어 작고 가난한 교회를 섬기는 경우가 있다면 이를 큰 미덕(美德)으로 생각합니다.

한기총의 입장
1. 중대형교회에서 아들이 후임으로 가는 것은 안되고 소위가난한 교회’(기윤실이 말하는 가난의 정도는 어느정도입니까?)에 아들이 후임으로 가는 것은 괜찮다고 하는 것은 앞서세습은 비성경적이라고 말한 기윤실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세습이 비성경적이라면 가난한 교회든 부자인 교회든 아들이 아버지를 이어서 목회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2. 이러한 기윤실의 입장은 결국 아들이라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대형 교회는 부와 명예를 혈연이 얻을 수 있기에반대한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구절입니다. 아들이 부와 명예를 얻게 하지 말고 모든 목회자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얼마나 교회를 세속화하고 있는 것입니까?

3. 교회를 물적 공간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한 기윤실이 스스로 교회를 물적 공간으로 보며 재단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세상에 부자교회가 어디 있으며 가난한 교회가 어디 있습니까? 모두가 다 하나님의 교회만 있을 뿐입니다.

4. 부자교회라도 가난할 수 있으며 가난한 교회라도 부할 수 있습니다. , 부자 교회도 여러 가지 영적 부패, 영적 가난, 윤리 도덕적 타락, 성도들의 분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아들이 후임으로 그 교회의 모든 상처와 아픔을 안고 교회로 갔다면 그 때도 물질적인 잣대로만 재단하며 그 아들을 비판할 것입니까? 반면에 비록 물질은 없을 지언정 정과 사랑이 넘치는 소위 가난한 교회가 있다면 그 곳으로 가는 후임자는 단순히 물질적으로 큰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하나로 찬사를 보낼 것입니까? 이 얼마나 기독교의 숭고한 가치가 자본주의로 물들면서 세속화되고 있는 것입니까? 소위 세습이 세속화된 것이 아니라세습을 세상의 가치로 판단하며 비판하는 사고와 행위가 세속화 된 것임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매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겨자씨가정축제등을 통해 한국 교회의 미담 사례를 확산하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기총이 밝혔듯이 목회자의 수는 10만 명인데 교회 수는 55천 개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목회자 공급 과잉의 압력이 클수록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이 시무하던 교회를 물러주고픈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목회세습을 자발적으로 삼가하는 것이 한국 교회를 세속화로부터 살리는 길입니다.

한기총의 입장
1. 모든 교회와 모든 목회자가 하나님의 뜻가운데 세워졌다면 수요와 공급은 일치합니다.
2. 만약 하나님의 뜻가운데 세워지지 않았다면 스스로 자멸할 것입니다.
3. 수요와 공급은 하나님의 일하심입니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세상의 경제논리로 하나님 나라를 판단해서는 심각한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셋째, 특히 재정규모와 교계 영향력이 큰 중?대형교회의 담임목사 선임에서 목회세습을 금해야 합니다.

한기총의 입장
1. 이러한 사고라 한다면 중 대형 교회는 혈연관계뿐 아니라 그 어떤 학연, 지연, 평소 알고 지내던 관계라고 할지라도 철저히 배제해야 합니다. 기윤실의 가치관으로 따진다면 중대형 교회의 부와 명예를 누군가 이어 받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선인 담임목사와의 연계가 있다면 그것은 단지혈연이 아닐 뿐 말 그대로물려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윤실에 속해 있는 목회자부터 철저히 익명의 제3자에게 교회를 위임하지 않았다면 먼저 이 부분부터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

2. 기윤실의 목회자들은 과연 철저히 익명의 제3자를 후임으로 내정하였습니까? 아니면 혈연이 아니더라도 지연, 학연, 친분 관계 등 어떠한 관계성을 통해서 내정 하였습니까? 만약 후자라면 기윤실이 주장한 대로 선임 목사가 후임에게 그 자리를 내어 준 후에도 여러 가지 부와 명예 등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소위자기 사람에게 교회를 물려주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혈연적 관계만 아닐 뿐 사실상 물려주기 식의 세습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2세들 중에는 실제 목회자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하나님의 부르심을 핑계로 세습을 감행하는 순간, 그 자질과 함께 진정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한기총의 입장
1. 과연 기윤실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은 무엇입니까? 무엇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알 수 있습니까?
2. 하나님의 부르심이 핑계가 될 수 있습니까? 어찌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좇아 가겠다고 하는 자들에게 단지 그 교회가 혈연과 관계된 교회이고 중대형 교회라는 이유만으로 숭고한 부르심이 핑계가 되어야 합니까? 기윤실은 더 이상 후임 목회자들에게 상처를 주지 마십시오.
3. 하나님의 부르심은 세상 사람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니, 하나님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이란 믿음으로 밖에 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서 소명을 받은 자 이외에 그 누구도 함부로 판단하거나 재단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2세 목회자들은 겸손하게 새로운 목회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지금도 숱한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과 목회를 준비하는 수많은 동역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해당 교회의 성도들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족장시대나 왕정시대의 혈연적 세습을 개혁 교회의 목회세습 정당화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세속적이고 인본주의적 논리에 좌우 당해서는 안 됩니다. 목회자 선임에 있어서하나님의 공의 보다 교회의 안정성을 선택하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한국 교회를 뿌리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개교회주의, 목회자의 권위주의, 교회 성장주의 등이 빚어낸 총체적인 결과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부정과 타락, 비민주적 관행에 대해 먼저 경고하고 철저한 개혁을 촉구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담임 목사직을 세습함으로 이 시대의 양심과 구원의 방주로써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슬픈 현실에 대해 통회하고 있습니다. 기윤실은 앞으로도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대형교회에서 담임목사직 세습이 일어난다면 여러 기독시민단체와 연대하여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해 나갈 것입니다.

한기총의 입장
한기총은 세습을 옹호하기 위해 성명서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바른 성경적 가치관으로 한국 교회가 더 이상 이러한 문제로 갈등하거나 반목하지 않게 하기 위해 성명서를 발표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습이라는 단어를 교회의 후임자 청빙에 쓰는 것은 적철치 못하다는 것을 표명한 것입니다.

부디 한국 교회가 더 이상세습이라는 잘못된 용어와 함께 세속적인 가치 판단을 가지고 목회자 후임을 논하는 잘못된 주장으로부터 혼란을 겪지 않기를 바라며 올바른 성경적 가치관 확립을 통하여 교회의 후임이 개교회 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아름답게 이루어 지기를 소망합니다.

2012726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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