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신대 학생들,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사장 고발
          총학생회, "시세보다 비싸게 부동산 매입해 학교 재산 손해"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웨신대·총장 박영선) 교내 곳곳에는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빼곡히 걸려 있다
. 교수들과 학생들은 한 이사장이 배임 혐의 외에도 교수 임용 등의 인사 문제로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고 했다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총장 박영선) 총학생회가 지난 1025일 한동숙 이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3년 전 한 이사장이 학교법인 재산으로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다세대주택 '한스빌'을 매입했는데, 부동산 시세보다 14300만 원가량 비싸게 샀다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한 이사장이 한스빌에 대한 적정 거래 가격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아서 학교에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2008122, 한 이사장은 한스빌을 자산종합건설로부터 561,100만 원에 매입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한 이사장에게 정확한 매입 가격과 목적, 수익을 밝히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한 이사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총학생회 회장 김만선 전도사는 "20092학기 공개 면담 자리에서 이사장에게 한스빌과 관련된 질의를 했는데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올해 725일 감정원에 한스빌의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감정원은 한 이사장이 한스빌을 매입한 시기에 해당 지역의 유사한 다세대주택의 거래 사례와 평가 선례 등을 참작하여 두 개 동 중 한 개 동의 감정액을 21900만 원(따라서 두 개 동은 421,800만 원)으로 평가했다.

학생들은 한스빌을 시세보다 비싸게 산 이유와 학교 수익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는지 등의 해명을 이사장에게 요구했다. 한동숙 이사장은 930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자신이 직접 감정을 의뢰한 결과는 감정 가격이 531,600만 원이라고 했다. 한 이사장의 감정평가 액수는 총학생회의 그것보다 109,800만 원이 많다.

총학생회는 한 이사장의 감정 의뢰 시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한스빌을 산 후 5개월여가 지난 20094월 말에 감정을 받았다. 건설업에 종사한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부동산을 매입하기 전에 평가를 해야지, 매입 후에 감정 평가한 액수를 따져 보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칠준 변호사도 "만약 이사장이 발표한 감정가격이 합리적인 과정을 통한 결과가 아니라면 이사장과 감정원은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한동숙 이사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학교법인 재산을 도둑질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또한 한 이사장은 학교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 한스빌을 매입했다고 했다. 한스빌 주변이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어 그 가치가 상승이 될 것 같아서 샀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스빌 시세를 볼 때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자가 1112일 한스빌이 있는 인근 부동산 중개소에서 확인한 결과, 중개업자들은 현재 실거래 가격이 40억 원을 넘기 어렵다고 했다. 한 중개업자는 "해당 지역이 장기 임대주택 지역으로 설정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40억 원 이상은 어렵다"고 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한스빌 매입자는 시세보다 비싸게 샀다"고 했다.

현재 한스빌 시세를 알아본 웨신대 한 교수는 "신학대학교 이사장이 부동산 투기로 수익을 얻겠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인데, 실제로 학교 재산에 수익은커녕 손해를 내고 있다며,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다"고 했다.

한편 한동숙 이사장은 신현우 교수(웨신대 신약학)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신 교수는 지난 817일 인터넷 카페에 한 이사장이 학교법인 재산에 14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글을 올렸다. 신 교수는 1111일 용인 동부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교수·학생들, "신학교가 이사장 개인 재산인가?"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총장 박영선) 교내 곳곳에는 현수막이 빼곡히 걸려 있다. 본관 벽과 기둥에는 학생 200여 명의 글과 서명이 가득하다. 일부 교수들과 학생들의 혈서도 있다. 이필찬?신현우?김근주 등 14명의 전임교수는 성명서를 내걸었다. 모두 한동숙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교수들과 학생들은 한 이사장이 배임 혐의 외에도 교수 임용 등의 인사 문제로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올해 1013일 이사회에서 공학박사 이 아무개 씨를 부총장으로 추천했다. 이사회는 이 씨를 부총장으로 임용하기로 했다. 교수협의회는 "과학기술대학원 부총장으로 신학 박사가 가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신학대 부총장에 공학박사가 온다는 것은 본교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처사다"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한 이사장은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이 씨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면서 지구촌교회 장로이고 중국 선교사다. 학교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인물이 아니다"고 했다.

또한 한 이사장은 미용 치료를 전공한 이 아무개 씨를 실천신학 교수로 채용했다. 교수들은 "신학교에서 신학 전공 교수 숫자는 줄이면서 미용 치료를 전공한 교수를 채용한 것은 이사장이 웨신대를 신학교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한 이사장은 중국 중의대에서 침구학을 전공한 아들 홍 아무개 씨를 웨신대 사회복지 박사 과정에 입학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홍 씨는 교수들에 반대 때문에 입학하지 못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다음에 교수로 채용하려는 것으로 교수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기자가 묻자, 한 이사장은 "어머니가 이사장인 학교에 아들을 교수로 채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한 이사장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 중에서 논문을 표절한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아무개 교수는 8번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져서 10월 이사회에서 징계하기로 했다. 곧 이 교수를 징계할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자신은 논문을 표절이 아니라 논문 재사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재발행된 책에 내 논문을 인용하면서 8번 정도 각주를 달지 않았다. 이것은 내 실수라고 인정하지만, 논문을 표절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교수들과 총학생회는 한동숙 이사장이 학교를 개인 소유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인사 전횡을 한다고 했다. 그들은 "한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이사장직을 40억에 샀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했다.

200711<새누리신문>에 따르면, 200612월에 웨신대가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한동숙 이사장(당시 목사)은 장창수 목사(예장웨신 전 총회장)로부터 40억 원을 투자하면 학교 운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약속받았다고 했다. 200715일 한동숙 목사는 장창수 목사에게 계약금으로 10억 원을 건넨 뒤 김차생 장로(당시 웨신 이사장)와 학교법인 운영권 이양에 따른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40억 원을 주고 학교를 샀느냐고 묻자, 돈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해명을 거부했다.

                                                                                                                    뉴스앤조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