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박지원의 3류 저질개그
             '박정희 없어도 경제발전 주장은''세종대왕 없어도 한글창제'망언 
                                                                                              백승목 칼럼리스트, hugepine@hanmail.net

 
  지난
4월 북한인권법 문제로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무성과 입씨름 과정에서 "그래! 박지원이 종북 빨갱이다. 어쩔래?" 했다가 구설수에 오르자 '농담' 이었다고 얼버무린 박지원이 17일 전남 담양리조트에서 열린 '전남 시·군의회 의장회의'에서 특강을 통해 "누가 대통령이 됐어도 그만큼은 했고 보릿고개도 없앨 수 있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깎아내렸다. 터진 입으로 무슨 말인들 못할까마는 '미친' 소리로 들린다.

 물론 민주당이 죽을 쑤고 있는 판에 민주당 중진(?)으로서 별의별 수작을 다 동원할 수는 있어도 이 따위 망언은 삼갔어야 했다.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며,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가진 대통령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국정의 최고 사령탑이다. 박정희가 아니었어도 경제 발전은 했다는 망발은 세종대왕이 없었어도 한글은 만들어졌다는 3류 개그와 다를 게 없다.

 비근한 예로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축구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은 것은 전적으로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월드컵 직후 국가대표팀 감독 바통을 이어 받은 본푸렐레 감독이 똑같은 선수로 구성 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랭킹 135위에 불과 한 베트남 팀과 경기에서 3:0으로 패배하는 치욕을 당했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도 박지원의 'x 소리'를 반박하고도 남는다고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보탠다면, 임진왜란 당시 전국토가 왜적의 말발굽에 짓밟혔어도 곡창지대인 호남벌이 온전하여 수군이 근거지를 삼아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뜻에서 이 충무공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을 뒤집어서 '약무충무공 시무호남' 이라고 한다면, 박지원이 수긍을 할까 부정을 할까 분간이 안 선다.

 약무박지원 시무햇볕이요, 약무박지원 시무대북뇌물사건이며, 약무뇌물사건이면 시무김대중노벨상이요, 약무박지원 시무종북빨갱이라면 박지원이 동의를 할까, 반발을 할까? 박세리가 없어도 한국 선수 누군가가 1998US오픈 우승은 했고, 김연아가 없어도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누군가가 올림픽을 제패했다고 잡소리를 늘어놓는 것과 다를 게 없는 망언(妄言)이다. 박지원처럼 지역주의 망령(亡靈)과 편견에 사로잡힌 부류가 있는 한 호남이 정치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