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 편법, 정부 종교지원 예산 70%가 불교계 


 문광부 종교문화기반구축 227억 예산중 153억 불교계 배정
시민단체 "정산보고 점검 등 총괄적 관리 허점 많아"

정부의 종교 관련 지원 예산중 불교계가 가장 많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2008년 예산에 따르면 일반회계 275억여원 가운데 종교문화기반구축으로 227억원이 책정됐다. 그중 불교계 관련 예산지원이 한글 대장경 전산화 등 수년에 걸친 사업에 약 20억원, 전통사찰보존법에 근거해 전통사찰보존정비사업 93억원, 대한불교 진각문화 전승관 등 종교문화시설 건립에 40억원 등으로 책정되어 있다. 227억원 중 153억원이 불교에 지원된다는 이야기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손상훈 사무국장이 문광부 종무실 정보공개청구한 회신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통계청 2005년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를 보면 총인구 4727만 8952명 가운데 종교인이 2497만명으로 총 인구중 53.1%가 종교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불교인은 1072만명(22.8%), 개신교는 861.6만명(18.3%), 천주교인은 514.6만명(10.9%), 유교는 10.5만명(0.2%), 원불교는 10만명(0.3%) 기타 24.7만명(0.5%)이다. 불교의 22.8%와 기독교 29.2%(개신교와 천주교를 합친 수)를 놓고 단순 비교치로 봐도 정부의 불교 지원 예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 종무실에 정보공개 청구를 요구, 자료를 분석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손상훈 사무국장은 “문제는 예산이 적고 많음보다 예산 집행된 이후 정상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문광부는 전통사찰지원 선정기준을 대상시설물인 불전·법당시설, 선원(선방) 등의 보수 시급성, 사업내용, 시·도 우선순위, 기 지원 실적 등을 종합해 승려, 학계 및 문화예술계 전문가로 구성된 전통사찰심의위원회(9인 내외)의 심사를 거쳐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국장은 “정비 사업으로 선정된 각 사찰의 사업보고 및 정산보고 내역을 각 시·군·구에서 정산서를 보관하고 있다”며 “총괄적인 관리 기능에 허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특히 종교문화시설 지원에 대한 문광부의 정산보고 점검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 예로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및 박물관 공사에서 국고가 유용될 뻔한 사건, 한국불교태고종이 국고보조금을 편법으로 타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건 등을 들었다. 이는 문광부 내부의 기준과 엄격한 중간 정산보고 절차가 있었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지적뿐 아니라 정부의 종교지원 예산과 관련해 국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17대 당시 문화관광위에서 활동한 손봉숙 민주당 전 의원은 문광부 예산 심의에서 “종교문화활동의 관습적 행사지원을 자체 추진토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전 의원은 ‘종교문화활동 지원’이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간 화합과 상호 이해를 통해 국민통합의 선도적 기능을 수행하고 건전한 종교문화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지원 사업내용이나 지원 액수, 지원 종교단체가 거의 변동없이 획일적이고 관행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은 범종교 건전종교활동지원에 5억2천만원, 불교문화행사지원에 4억원 등이다.

 

손 전 의원은 “종교단체에 대한 국고 지원은 자칫 종교계의 자율성과 자생력을 침해할 수 있다”며 “정부의 간섭을 최소한 하는 차원에서 종교단체의 종교행사활동에 대한 예산 지원은 가급적 지양하고 자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부터 종교인의 과세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손 국장은 <인권시민연대>에 기고한 글에서 “최저생계비는커녕 인간의 존엄마저 위협당하는 빈곤층을 위해서라도 종교계에 주는 특혜는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종교인은 문광부의 종무실과 관련해 “다인종 다문화권으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다”며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권과 외국인 거주자의 문화권이 충돌할 경우 이를 중재해 줄 수 있도록 종교전문가들을 영입해 종교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제안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