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狂牛病)보도와 언론의 자세 
 


             위의 소는 한우이며 광우병과는 관련이 없음을 알립니다.
 5월 10일자 국민일보에 대담 프로그램이 실렸다. 제목은“인터넷 괴담,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이 괴담이라는 것은, 한미 FTA 비준 과정에서 파생되어 미국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불거진,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 수입에 관한 문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인터넷에서의 논란이 몰고 온 파장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달 18일 한미 고위급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제한 없이 수입하는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에 합의하였다. 그 후 MBC 지상파 방송이 지난 달 29일‘긴급 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는데,‘한국인의 95%가 광우병에 취약한 메티오닌(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데서 논란이 증폭되었다. 문화방송의 방송 이후 인터넷을 통하여‘미친소 넷’사이트가 생기는가 하면, 촛불시위가 점화되고, 심지어 대통령 탄핵 문제로까지 번져 나갔다.

 

(이 소는 한우이며 광우병과는 관련이 없음을 알립니다).

 

그런데 이런 민감하고 국민들의 건강에 있어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일부 언론들은 바른 보도를 위한 노력에 앞서, 서로 편을 갈라, 정부 편에 서서 옹호하는 언론이 있는가 하면, 정부 발표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보도로 채우는 언론이 있어, 국민들은 어떤 보도를 신뢰해야 할지 답답한 노릇이다. 5월 6일 문화일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문화방송의 보도에 정정을 요구한 내용을‘PD수첩 광우병 보도 4가지 맹점’이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5월 7일 자에서 한겨레는‘말 바꾸기-색깔론...조중동 광우병 보도 위험수위’라는 제목으로 타 언론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일자 각 언론보도에서 한겨레, 경향, 서울, 한국일보가‘광우병 촛불시위’를 1면에 보도한 반면, 조중동은 1면에서‘광우병 위험이 없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조중동이 지난 2003년과 지난해의 주장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번 광우병 사건을 두고 언론은 마치 편가르기 양상이 분명해 보인다. 지상파 방송과 일부 신문 언론들은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기 일색이고, 소위 보수 언론들은 별 문제가 없으며, 광우병은 사라지는 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들이 누구의 주장을 신뢰해야 하느냐이다.

  이번 광우병에 관련된 인터넷 상에서의 주장을 두고도,‘괴담론’‘유언비어론’‘선동론’ 는 등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다.‘광우병’이라는 본질은 비껴가고, 언론사간에 보도 내용을 두고 서로 헐뜯는 현상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같은 사안을 두고 달라도 너무나 다른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국민들은 광우병이라는 실체에 접근하기에 앞서 더욱 혼란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데, 도대체 누구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못 해 실망스럽다. 그 난망(難望)함은 두 가지 확연히 다른 주장에서 또 만나게 된다. 5월 10일자 한겨레는 광우병 10문 10답을 게재하고 있다. 보도는 쟁점별로, 정부 주장과 시민단체 주장을 사안별로 비교하고 있다.

그 중에‘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쇠고기는 다르다’는 쟁점에 대하여, 정부의 주장은‘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우리가 수입하는 쇠고기는 같은 품질의 쇠고기다’라고 하고 있는데, 시민 단체에서는‘미국 내 도축 소의 97%가 20개월 미만이다. 미국 사람들이 거의 먹지 않는 고기를 한국 사람들이 먹도록 수입위생 조건을 체결한 셈이 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민 단체의 주장은, 한국에 수입되는 쇠고기가 미국에서는 소비되지 않고, 광우병이 발견되었던 30개월 이상 된 것이 들어온다는 것으로 풀이되어, 너무나도 극단적인 결과가 예견되고 있다. 또 한 가지는‘키스만 해도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쟁점에 대해서, 정부는 ‘아니다’이고, 시민단체는‘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이다’로 답하고 있다. 결국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주장이 된다. 그만큼 미국산 수입 쇠고기 문제가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이해한다. 그렇다면,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점은 이미 여러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소한도 2003년 이상의 시간적인 차이가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지난 시간들 속에서는 무얼 하다가 정부간 FTA 타협을 하고 나니, 이제서 ‘광우병’에 대하여 호들갑을 떨고 있는가? 심지어 언론사간 보도를 두고 서로 비난의 형상으로까지 가면서 말이다. 물론 이번 사건에는 직접적으로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또 지난 정권의 책임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알권리를 제공하는 언론의 책임도 막중하다. 사건이 발생하면, 연일 문제와 의혹의 나팔이나 불어대는 모양새는 정작 국민들을 위하는 태도가 아니다. 왜 언론들이 미리부터 정확한 보도를 하던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사안을 이해하게 하던지 해야 하는데, 감성몰이 하듯 하는지 안타깝다. 언론은 선정적 보도로 국민의 판단 능력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사실을 왜곡해서도 안 되고, 중요한 문제점을 가벼운 정보 다루듯 해서도 안 된다. 

 

     - 한국교회언론회 - - 한우 사진 서명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