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선관위 밀실모임 진통‘후보 자격 심사’난항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과정에 있어 지난 1일에 이어 4일에도 후보 심사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4일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신형 목사)가 회합을 가졌으나, 고성이 오가면서 결국 두 후보에 대한 심사는 이날도 이뤄지지 못하고 후보 양 측을 만나 조율에 나서기로 했다.


                 ▲한기총 선관위가 비밀리에 모처에서 회의를 속개했다. 포토?뉴스미션

 두 후보의 서류 접수는 받되, 심사는 미루어졌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오전 비밀리에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후보 심사를 위한 회의를 속개했다. 그 동안 선관위 회의가 비공개로 치러진 적은 있어도 이날처럼 회의 장소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숨바꼭질처럼 열린 이날 회의에서도 선관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두 후보의 자격 심사는 미뤄졌고, 다만‘서류에 하자가 없으니 받기로 하자’는 동의에 그치고 만 것이다. 선관위원장 엄신형 목사는“오늘 서류 심리는 자료만 그대로 받기로 동의 했다”며“후보 자격 심리는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 위해서 기도해 본 후에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엄 위원장은“한 교단에서 두 명이 나왔는데 법적인 문제(길자연 목사 측에서 김동권 목사에 대해 신청한‘후보자격 정지 가처분’건)도 있고 해서, 오늘은 법이다 규칙이다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며“선관위원장으로서 3일 동안 양 측을 만나 조율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격 문제로 고성이 오가며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져 
 이날 회의 역시 길자연 목사와 김동권 목사의 자격에 대한 논란으로 긴장의 정도가 극에 달했으며, 결국 고성이 오가는 자리가 됐다. 이날 한 선관위원이“교단 연합체인 한기총에서 교단 추천 후보(길자연 목사)를 무시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 높이자,“그런 논리라면 김동권 목사는 교단 추천을 받지 못했으니 후보 자격이 없다는 얘기냐”는 등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 이루어졌다.

 결국 선관위원 중 예장합동 측 한 위원은“어떤 계파를 이기기 위해 누구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의 말은 하지 말라”며“두 분 다 우리 교단 출신인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우연히 다른 모임에 참여했다가 선관위 회의 일정을 알게 된 예장합동 측 모 인사는“한기총 선관위가 몰래 모일 이유가 있느냐”면서 이건“밀실정치가 아니고 무어냐”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