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경제 위기와 사회 갈등으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도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희망을 기억하고 나눔과 섬김의 실천을 다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들을 발표했다.

 NCCK 권오성 총무는 교회의 섬김과 나눔, 사랑실천을 강조하면서“교회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끊임없이 개혁하고, 또한 연합과 일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타자를 위한 공동체임을 자각하고 섬김과 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의 빛 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총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는“성탄절은 나눔과 섬김을 통해 우리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가치 있는 인생인지를 밝히 아는 날이 되어야 한다”며 “나눔과 낮아짐으로 기쁨과 감사를 모두가 누리는 넉넉하고 훈훈한 성탄절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양 기관의 성탄절 메시지 전문이다.

NCCK 성탄메시지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요한복음 1:4-5)

아기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눅 2:11) 어둠이 세상을 지배하고, 악한 영과 권세가 인간을 죄악으로 몰아간다고 하더라도(엡 6:12)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독생자 아기 예수님을 보내주시어 그 모든 것에 승리하게 하시고, 구원의 새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요 3:16)

성탄 절기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어둠을 거두어 버리고, 생명의 은혜를 덧입혀 주시는 하나님 사랑의 때입니다. 올 성탄절에도 아기 예수 오심을 찬양하며, 이 빛의 승리와 성육신의 은총이 이 세상에서 고통과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과 온 천하 만민에게 임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우리는 작년 말부터 불어 닥친 전 세계적인 경제 파탄의 위협으로 한 해를 불안하게 시작했습니다. 용산 참사와 쌍용차 사태, 신종 플루 감염, 지구 온난화 우려, 4대강 사업, 비정규직 양산과 고용 불안, 실업, 미디어법의 공공성 논란, 북한의 핵실험과 남북관계의 단절, 북한 주민들의 기아 양상 등과 같이 여러 사태를 겪으면서 어느 해보다 하나님의 평화와 도우심을 더욱 간구했던 한 해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 약자들의 인간으로서 권리와 기본적인 생활권 보장이 심각하게 악화되어 탄식과 절망이 우리 사회를 덮었습니다.

아기 예수께서 2009년 성탄절에 세상의 빛으로 탄생하셔서 모든 어둠과 절망을 거두어 내고 풍성한 생명과 성령의 능력을 더하여 주십니다.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습니다.(요 1:5) 아기 예수 탄생 때에 어둠의 권세는 빛의 오심을 막으려고 아기 살해까지 했지만 빛을 가둘 수는 없었습니다.(마 2:16) 성탄은 어둠 속에서 복역하던 시대가 끝나고 자유와 해방의 새 날이 시작되었다는 선포입니다.(마 4:16) 성탄은 하나님께서 이 역사에 개입하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평화의 새 날을 이루어 가기 시작하는 출발점입니다.(마 1:23) 무엇보다 성탄을 맞이하여 우리가 오늘의 현실에서 그리스도의 빛의 자리에 서야 하겠습니다. 이기심과 물질 만능, 이념적인 편가름과 권력의 오용이라는 어둠의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서 생명과 평화, 정의와 공동 번영의 길로 나서야 합니다. 서민 대중과 소외된 이웃들의 인권과 생존을 보장하고, 교육과 건강, 자아실현에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제도적인 마련을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의 권력 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민의를 수렴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국리민복을 위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북한의 동포들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기아로 죽어가는 이들을 위하여 함께 힘을 모아 사랑을 나누어야 할 때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서로 다른 의견이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체임을 받아들이고, 서로 격려하고, 통합된 사회로 작동하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교회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끊임없이 개혁하고, 또한 연합과 일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타자를 위한 공동체임을 자각하고 섬김과 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의 빛 된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성도들은 이 세상에 파송된 그리스도의 선교사로서 어디에서든지 아기 예수님의 생명을 이루어가는 사역을 감당해야 합니다.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은총이 모든 분들에게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 12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권 오 성

 

 한기총 성탄절 메시지

 인류의 역사는 끝없는 죽음의 역사라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근과 질병, 전쟁과 폭동, 차별과 억압,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의 고통과 절망을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하지만, 오히려 그 결과는 서로간의 미움과 다툼 그리고 분열과 갈등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시도한 수많은 사상과 종교들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죽음의 권세를 넘어설 수 없었습니다. 저들의 노력은 죽음에 대한 인류의 두려움과 좌절을 증폭시킬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처처에서 반복되고 있는 전쟁의 소문들과 창궐하는 질병, 부당한 차별과 약자를 향한 압제,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은 우리를 또한 두렵게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방법과 노력으로 해결하지 못한 사람의 궁극적인 문제를 이천년 전 베들레헴에 아기의 모습으로 임하신 예수님께는 단번에 해결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역사를 주관하는 온 우주의 주인이셨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돌봄이 필요한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강림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삶과 죽음을 통해 우리는 죽음의 비참과 불행을 극복하였고 인류는 흉폭과 탐욕이 편만한 역사를 용서와 사랑의 힘을 통해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땅위에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고백하며 그분의 명령을 따르는 성도들은 그 누구도 정복 못한 죽음과 절망을 극복하는 변화와 치유 그리고 화해와 회복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큰 권세나 물질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자기를 포기하고 낮은 곳에 처하기를 자원하는 사랑의 능력이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그리스도의 영광을 비추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은 이러한 나눔과 섬김을 통해 우리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가치 있는 인생인지를 밝히 아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을 통해 깨닫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나눔과 낮아짐으로 기쁨과 감사를 모두가 누리는 넉넉하고 훈훈한 성탄절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09년 성탄절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