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국민의 이해와 야당의 협조 보다 박근혜 설득이 왜 급했나?

 (사진) 정운찬 국무총리 인터넷에 깡소주 마시는 슬픈 정운찬 총리라는 이슈튠님의 패러디물이 유행하고 있다 ⓒ 이슈튠

서울대학교 경제학교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무총리 정운찬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국민과 세종시 현지주민을 상대로 새로운 비전과 정책보완대책을 가지고 설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강조 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부터 설득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 원칙론을 내세운 박근혜 전 대표도 총리가 나서서 설득해야 할 대상 중 하나일 수는 있겠지만 이 건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이야기라 하겠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총장까지 지낸 정 총리가 “뭘 몰라서” 그랬다고 하기 보다는 “뭘 노리고” 그랬다고 보아야 할 게 아닌지 모르겠다.

2007년 4월 5일 전남대에서 “때가 되면 결단하고 소신을 밝힐 것” 이라고 대권도전의사를 내비친 이래 여야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온 정운찬 총리가 차기에 대한 야심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커다란 오해 일 것이다.

그런 정운찬 총리가 국무총리인사청문회 전후 ‘세종시 수정’ 발언으로 고향(충청)민심의 분노를 사고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원칙론’을 슬쩍 걸고 넘어져 물귀신 작전을 편다는 오해를 낳고 있다.

박근혜가 “세종시 원칙추진”을 주장한데 대하여 친정부성향 언론과 논객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박근혜를 맹렬히 성토 하던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자 이번에는 정 총리가 직접 나서서 “박근혜=상습적 반대자”라는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것처럼 비친다.

그런데 국무총리란 자리는 ‘一人之下 萬人之上’ 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행정각부 장을 통할 지휘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이며 대통령 유고시 제1권한 대행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무총리에게는 대통령에 못잖은 자질과 능력이 요구되며, 국회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서울대 총장 출신 정운찬 총리의 경우에는 위장전입문제, 병역문제, 소득세 탈루 혐의 등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 마찰을 빚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당단독으로 채택하는 등 총리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기도 했다.

총리 임명 과정이 어떠했던 간에 누가 보아도 정운찬 총리가 할 일은 박근혜 설득이 아니라 대국민 설득과 충청민심 어루만지기가 우선이요 극력 반대에 나선 자유선진당을 비롯하여 민주 민노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익’까지 들먹이며 ‘박근혜’ 설득을 내세우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치 “박근혜는 국익마저 외면하는 비 애국자”라고 매도하는 선동적 수법을 연상케 하여 어딘가 ‘공작정치’ 냄새마저 풍긴다고 할 것이다.

 

 

백승목 대기자, hugepin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