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손봉호 박사, 합신 목회대학원에서 목회자를 위한 인문학주제로 특강
                                          
한국 교회의 향후 과제는 윤리다.”

 지난 624일부터 752주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있었던 하계 목회대학원에서 손봉호 박사(전 동덕여대 총장, 고신대 석좌교수)가 강조한 내용이다. 손 박사는 1일 목회대학원에서 목회자를 위한 인문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국교회와 도덕성에 대해 진단하고, 목회자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과학철학에 대하여 강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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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 하계 목회대학원에서 손봉호 박사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손 박사의 강의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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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도덕성
그간 한국 교회는 전도와 기도와 봉사를 열심히 하고, 성경을 많이 읽고, 헌금도 많이 하고,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교회로 알려져 왔다. 이는 여러 모로 인정할 만하다. 또한 한국 교회는 유례 없이 일본이라는 비기독교 국가의 식민지 지배를 받으면서 기독교인 독립운동가, 기독교인 애국지사를 많이 배출하였다. 해방 후에도 국가의 현대화, 민주주의 도입 등 사회에 긍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기독교는 세상의 지탄을 받는 대상이 되었다. 탈세, 표절, 세습, 성폭행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한국 기독교가 여러 가지로 잘 한 부분이 많음에도 실패한 분야가 있다. 바로 윤리, 도덕 분야다. 국민의 17.6%에 불과한 수가 한국 기독교를 신뢰한다고 한다. 이는 41.4%의 가톨릭, 33.3%의 불교에 비해 매우 낮은 결과다. 조사의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보더라도 이 결과가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당연히 전도 역시 쉽지 않다. 전도의 어려움은 사회의 변화에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교회의 윤리 실패가 낳은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우선 이원론의 문제가 있다. 기도, 헌금 등은 특별한 것으로서 하나님께 하는 것이고 윤리는 세상적인 것으로서 육적인 것이라는 인식이다. 이런 이원론으로 인해 기도, 전도, 성경공부 등 좁은 의미에서의 신앙생활에만 힘쓰고 윤리 등의 넓은 의미의 신앙생활은 제쳐 두는 결과가 생겼다. 하지만 개혁주의는 이런 이원론과는 다르다. 개혁주의는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것을 천명한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 한국 장로교회는 개혁주의라는 말은 강조하지만 실제로 개혁주의적으로 살지는 않는다.

또한 번영신학 역시 한국 교회의 큰 문제 중 하나다. 번영신학은 겉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성경의 가르침과는 전혀 맞지 않다. 번영신학의 관점으로 보면 가장 못 믿은 사람은 예수님 자신이고 바울과 순교자들이다. 그리고 구약 시대의 축복과 오늘날 통용되는 복은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구약시대의 축복은 내가 잘 된다고 해서 누군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었따. 하지만 현대 사회는 그렇지 않다. 내가 부정직하게 돈을 벌면 누군가 반드시 피해를 본다. 돈과 권력은 복이 아니다.

또한 한국교회는 성공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성공에 따른 유혹이 너무 커졌다. 어려운 교회가 세습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교회는 너무 커져서 타락했다. 한국 교회가 돈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개인과 교회는 어느 정도 가난해야 영적으로 풍부해진다. 이번 목회대학원 주제가 사사기인 것으로 아는데 사사기를 읽어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번성할 때 우상 숭배로 타락하였다. 오늘날 교회 역시 사회가 숭배하는 것을 따라 숭배하고 있다. 한국 교회의 나쁜 행위가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는 교회와 아주 비슷하다. 대단한 성취를 했다. 불과 60년 사이에 빈곤을 극복하고 민주화와 현대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도덕적 수준이 형편 없다. 국제 투명성 기구는 우리 나라의 투명성을 세계 45위로 발표했다. 탈세율은 26.8%이고 사기보험 지불은 13%가 넘는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1%. 또한 위증으로 기소된 인구가 일본의 671, 무고로 기소된 사람이 4000배가 넘는다. 연줄과 금권이 횡행하여 미술대전이나 음악 콩쿠르 등이 사라졌다. 원전 부실공사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비단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니다 1653년 조선에 표류했던 하멜은 본국에 돌아가 하멜 표류기를 썼는데 그 내용에는 조선인은 도둑질과 거짓말을 잘 한다는 내용이 있다. 19세기 말 도산 안창호는 조선이 일본에 수모를 당하는 이유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힘이 없는 이유는 단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서로 속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 나라의 문제는 샤머니즘과 유교다. 따라서 무신론적이고 현세 중심적이다. 유교는 입신양명, 즉 출세하여 이름을 떨치는 것을 효도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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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손봉호 교수


문제는 무엇인가
. 마음 속에 경찰이 없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면 된다고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이목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거짓이 강하다. 공부를 하면서도 제대로 배웠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앞서는가가 중요하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회보다 조금이라도 교인 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다.

교회가 성경적인 가치관을 한국 사회에 심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돈이나 권력은 조금도 가치가 없는 것이다. 성도들은 탐욕을 줄여야 한다. 탐심은 우상 숭배다. 탐심을 줄이기 위해서는 욕망을 절제해야 한다. 절제하면 유혹을 덜 받는다. 펑펑 쓰면서 정직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윤리의 시작이다. 한국 개혁주의는 보다 윤리적이어야 한다.

신앙인은 세상에서 원칙적으로 살아야

참가자 가운데서는 교인들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산다고 할 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까지 윤리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손 박사는 이제는 원칙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세상이 어느 정도 되었다고 본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칙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신앙인이다. 목사가 세상에서 적당히 살라고 성도에게 설교할 수 있겠는가.” 라고 대답하였다.

이날 손 박사는 자연과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강의하며 과학은 확실성을 추구하는 학문이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물리, 생물학적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을 지적하였다. 또한 과학은 양상을 설명하는 것일 뿐 개체 자체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모든 주어진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지만, 동시에 발견한 질서를 섣불리 하나님의 질서라고 단정지어서는 곤란하다. 과학적 지식 자체는 단정적이지만 내용은 가변적이다.” 라고 덧붙이며 신앙인으로서 과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였다. 아울러 요즘은 과학이 기술이 되어 힘을 얻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자본이 모이고 있다.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은 약한 사람에게 유용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돈이 되지 않아도 이런 것을 해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라며 그리스도인 과학자의 소명을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