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대한민국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18일 미국 샌디에이고 페소파크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대한민국이 일본을 눌렀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막강 일본 타선을 꽁꽁 묶은 선발 ‘봉준근 의사’였다. 경기 직후 봉 선수의 미니홈피에는 수십개의 방문글이 올라왔다.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안겨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대한민국 희망봉입니다.”

지난 9일에 이어 이번에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대한민국 희망봉’봉중근에겐 신앙이 자리하고 있었다. 봉 선수는 자신의 미니홈피 대문글을 “내 불확실한 미래는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손에서 안전하다’(my unknown future is safe in the hand of all-knowing GOD)는 복음성가 가사로 장식했다.

실제 봉 선수는 서울 동부이촌동 온누리교회(하용조 목사)에 출석한다. 미션스쿨인 서울 신일중·고를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뒤 믿음이 더욱 자랐다. 18세에 메이저리거가 돼 미국생활을 하면서 간단없이 밀려드는 고난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점점 더 하나님을 의지하게 된 것이다. 고교 2학년때 전격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다가 신시네티 레즈를 거쳐 국내로 돌아온 그는 평소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힘과 위로를 얻는다는 말을 자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 안착에 실패한 뒤 2007년 국내 프로야구 LG트윈스에 입단한 그는 5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하나님의 신앙을 고백할 정도로 믿음이 굳건해지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지난 시즌 봉중근의 성적은 11승 8패 방어율 2.66으로 제기에 완전히 성공했다. 이번 WBC는 그가 야구 인생의 좌절과 실패를 신앙으로 이겨냈음을 세계 만방에 입증한 무대가 된 셈.

봉 선수는 특히 지금 부인이 된 두 살 연상의 박경은(30)씨와 교제하면서 신앙의 폭을 더욱 넓혔다. 봉 선수는 미국 조지아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박씨를 만나 1998년부터 믿음과 사랑을 함께 키워왔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온누리교회를 나가기 시작했고 2004년 12월 온누리교회에서 하용조 목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봉 선수는 프로 선수로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대한 주일 성수를 하려고 애쓴다. 지방에서 훈련을 하다가도 웬만하면 서울로 와 예배를 드리고 내려간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주일에 경기나 훈련이 없을 땐 주로 교회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 선수는 18일 대 일본전에서 승리를 이끈 뒤에도 감사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일 일본에서 열린 1라운드 1위 결정전 직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봉 선수는 일본 타선을 꽁꽁 묶어 승리투수가 된 뒤 ‘하나님의 승리’를 고백하며 영광을 돌렸다.

이같은 그의 신앙을 익히 잘 알기 때문인지 봉 선수의 미니홈피엔 ‘기도한다’는 글도 자주 눈에 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기도했을 거예요∼ 역시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봉타나 형님∼” “대한민국의 봉타나가 아닌 전 세계의 봉타나가 되길 기도할게요.” “이번에도 봉 선수에게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것을 믿습니다.” ‘봉타나’는 봉중근과 메이저리그 최고 좌완투수인 요한 산타나의 합성어다.

야구계에선 이번 WBC에서 봉 선수가 마운드에서 보여준 안정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많은 야구인들은 그의 그런 능력은 신앙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이번 대회서 두 차례 일본전 등판에서, 든든한 뱃심과 여유를 뽐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정수익 김성원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