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연합운동에 적신호 "해체뇌관 폭발할 위기에"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가 발족되면서 한기총 해체운동도 사태 해결의 한 방법으로 떠올라 교계 전체에 확산되고 있어 한국교회가 심상치 찮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창립 22년 만에 존재 가치마저 의심받는 위기에 처했다. 대표회장 인준으로 촉발된 갈등이 금권선거 폭로전으로 이어지면서 해체 운동까지 일고 있다. 한국교회의 공신력이 이미 상당히 실추된 상황이어서 한기총 사태는 한국교회의 이미지 추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사태 수습이 시급한 이유다.


▲지난 1월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길자연 목사 인준을 앞두고 회의가 정회되면서 한기총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장 연합운동도 빨간불…부활절 분위기도 예년과 달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휘청거리면서 연합운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다음달 열리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연합운동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2006년 이후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가 공교회성을 가지고 하나의 예배로 모이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받은 행사다. 매년 부활절 즈음마다 한국교회부활절예배 주제와 형식, 설교자 및 순서자까지 조명을 받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년과 다르다. 잠실종합운동장이나 시청 앞에서 열렸던 부활절예배가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축소된 데다 여러 사정으로 전체적인 준비가 늦어진 탓도 있으나, 한기총이 공동주최자로서 행사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다.

 때문에 올해 행사 주관이 교회협이라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오고도 있다. 교회협 관계자는“한기총 상황이 복잡하다 보니 예년처럼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공문 한 장도 우리 쪽 회장과 한기총 대표회장 두 분 공동준비위원장 명의로 나가야 되는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가 지역기독교연합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올해 부활절예배에 대해 설명한 자리에도 한기총 관계자들은 20분이나 지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양기관 관계자들은‘너무 준비가 늦다’는 지역관계자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다.

 한기총 해체론 확산
 이처럼 한기총 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혼란이 계속될수록 연합운동은 어려워지고,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추락될 것이라는 우려는 한기총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기총 사태가 지속되자 다양한 해결 방안이 나오고 있다.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가 발족되면서 한기총 해체운동도 사태 해결의 한 방법으로 떠올라 교계 전체에 확산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비롯한 10개 단체로 구성된 이 네트워크는 다음달 1일부터는 전국적으로‘한기총 왜 해체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연속토론회도 개최해 한기총 해체에 대한 여론을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교계 정치에 대해서는 말이 없던 목회자들까지 한기총 해체를 지지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는 한기총 해체운동에 찬성하면서“한기총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저의 책임”이라며“더 이상 돈과 권력이 하나님 나라를 대표하지 못하도록, 통렬한 회개의 마음으로, 우리 자신의 팔과 다리를 잘라내는 심정으로 한기총 해체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한기총 쇄신, 한국교회 자정능력의 척도
 한기총 사태 해결의 방법으로 자정을 통한 쇄신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목회자협의회는 다음달 1일‘한국교회, 자정능력을 점검한다’를 주제로 열린 대화마당을 연다. 당장 기구 해체보다는 교회의 개혁과 쇄신의 힘을 가늠해보자는 것이다.

 지난 주말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등 목회자들이 일본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비공식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도 한기총이 이번 기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사태는 이미 한 기관의 내부 문제를 넘어섰다. 한기총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으로서 정체성을 바로 잡게 될 것인지의 여부는 한국교회 자정능력의 척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된 것이다. 한기총이 쇄신을 통해 한국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강한 연합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지‘전화위복’의 가능성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