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태를 풀 해법은 없는 것인가. 감리교 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적극 활동 중인 소위‘감게 논객’들이 이 문제를 놓고 무려 3시간을 토론했으나 답은‘역시나’였다.



'선총회‘, ’선재선거’보다 분화된 의견들 도출
20일 오후 5시 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감신대 제1세미나실에서는 작지만, 감리교 사태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토론회가 진행됐다.‘(협성+목원+감신) 감리교 신학도 갱신연대’주최‘기감사태 진단과 대안 신학도 대토론회’가 그것이다.

토론회에는 그간 감리교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저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글을 올려 논쟁하던 이들이 직접 발제자로 참석, 얼굴을 마주하며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지난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 소송을 제기해‘선거무효’결정을 이끌어낸 신기식 목사와 김국도 목사 측 입장에서 끊임없이 글을 올려 온 정일왕 목사, 최근 현실 타협적 재투표론을 제기한 오세영 목사, 전감목 중앙위원인 허태수 목사가 그들이다.

토론에서는 현재 감리교 내부에 흐르고 있는 커다란 두 흐름, 즉‘재선거 후 총회’와‘선 총회 후 재선거’주장보다 분화된 의견들이 제시돼 현재 감리교의 난국을 풀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이 쉽게 도출되기가 어려운 감리교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현 교리와장정 상 총회든 재선거든‘위법’
이날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이대로 가면‘감리교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했다. 총회든 재선거든 현 교리와장정에 위배가 되므로 그 어떤 것도 실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세영 목사는“현재의 장정으로는 총회를 여는 것도, 재선거를 치르는 것도 불법적인 일”이라며“따라서 법과 원칙만을 고수한다면 감리회 문제는 4년이 지나도, 아니 영원히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일왕 목사는“감독회장만이 총회를 소집할 수 있으므로 누구에 의한 총회든 불법이며, 직무대행에 의해 구성된 현재의 재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불법”이라며“지금의 상황에서 교리와장정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뭐냐”고 되물었다.

허태수 목사도 김규현 목사가 대서한 발제문에서“힘으로 밀어붙인 총회가 성사될 리 없고 (성사된다 해도) 표결결과를 승복하라는 강요 또한 성사될 수 없으며, 재선거를 먼저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기감사태는 이제 무정부형태로 장기화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기식 목사,‘선총회 후 재투표형식의 재선거’주장
하지만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에 관해서는‘4인4색’이었다. 4명의 발제 중, 신기식 목사와 정일왕 목사는 선총회를 주장했다.

감리교유지재단이사회 외에는 모든 위원회가 죽어 있으므로 총회를 열어 행정복원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총회든 재선거든 법적 하자를 피할 수 없다면 총회에서 총의를 모으는 것보다 하자가 적은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두 사람의 견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총회에서 재선거든, 재투표든, 입법총회 후 재선거든 감독회장 재선거 방안들을 결정하고 결정된 대로 후속조치를 취하면 된다는 것이 정일왕 목사의 주장이었다.

반면 신기식 목사는 가장 현실적인 재선거 방법으로‘재투표 형식의 재선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신 목사는“이는 피선거권 임의제한의 위법성이 있으므로 총회에서 사전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오세영 목사, 고수철ㆍ김국도ㆍ강흥복 3인 재투표 주장
선총회를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오세영 목사도‘재투표 형식의 재선거’를 주장했다. 오 목사는 한때 고수철 목사 캠프에서 활동했었다.

오 목사는 이날 통상 얘기되는 △‘지난 선거 때 입후보한 4명의 후보 중 사회법으로부터 후보자격 없음 판결을 받은 김국도 목사와 은퇴한 양총재 목사를 제외한 고수철ㆍ강흥복 2인에 대한 재투표’가 아닌 △‘김국도 목사 포함 3인에 대한 재투표’를 거론해 관심을 모았다.

오 목사는“김국도 목사는 분명 장정 상 후보 자격이 안 되지만 현 감리교 사태는 그를 배제시키고는 해결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그러므로 이규학 직무대행은 고수철ㆍ김국도ㆍ강흥복 3인과 대화해서 3인을 후보로 놓고 재투표해 하늘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선거를 주장하는 전감목의 중앙위원으로 재선거에 대한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기대됐던 허태수 목사는“갈등의 주체들이 자기들의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원론적 입장만을 피력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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