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행정수도 구상 원조 박정희의 안보관과 김대중의 반대이유가 대조적

 
 7일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7년 11월 29일 진주교도소 수감 시절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 옥중서신을 통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하던 행정기관의 충청 이전을 반대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사사건건 박정희와 대립했던 김대중은 옥중서신에서 "수도란 국토방위의 최전선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보호해야 하는 곳이고 그래서 행정기관 이전은 절대 안 된다." 면서 "신라가 통일 이후 수도를 북쪽으로 전진시키지 못해 고구려의 넓은 땅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지금 위치(서울)야말로 가장 올바른 수도의 자리라고 강조했다"고 설명 했다.

다만 김대중이 죽기 직전까지 보여준 '일편단심' 친북이적 반역적 행태에 비춰 볼 때 그의 이런 주장이 대한민국을 위해서였는지 김일성을 대신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다름이다.

그런데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가 10일자 중앙일보에 게재한 "[그때 오늘] 박정희 대통령, '임시행정수도' 구상 발표하다." 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朴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 전략적 관점에서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국가기록원이 공개 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의 전말이 칼럼으로 소개되어 세모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세종시문제와 관련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주장과 김대중의 주장이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7년 2월 10일 "통일이 될 때까지 임시행정수도를 이전해 건설하는 문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발표 하면서 '임시행정수도' 건설 이유를 수도권 과밀과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서울이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50㎞ 거리 안에 있으면서 전 인구의 4분의 1, 그리고 육·해·공군 사령부 및 행정기관이 모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유사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은 망국적 땅 투기 조짐이 일면서 속도를 늦추었다가 1979년 10.26 사건으로 박 전 대통령이 타계하면서 1981년 신군부에 의해서 백지화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임시행정수도건설 문제는 30년 넘게 꾸준히 논란이 돼 왔으며 이 계획의 변형으로 삼군사령부의 대전이전과 과천 제2정부종합청사가 마련되고 중앙부처를 제외한 다수 외청의 지방 분산이 이루어 진 것이다.

한편으로는 행정부처 지방분산 및 소개(疏開)논란과 관련, 한세대가 지난 오늘날과 그 당시의 안보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단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은 핵탄두와 중장거리 미사일, 5000여 톤의 화생물질 등 대량파괴 및 살상무기를 완비하고 있으며, 걸핏하면 '서울불바다, 전국쑥대밭' 핵전쟁위협을 해대고 있어 33년 전보다 2010년 현재의 위협이 더욱 악화 된 것만은 사실이다.

다만 전사(戰史)에도 군적(軍籍)에도 찾아 볼 수없는 '목포지구해상방위대 부사령관' 가짜 해군소령출신이라고 '뻥'을 쳐 온 군입대기피자 김대중의 식견이 옳은지, 6.25 전쟁을 치르고 사단장을 거쳐 육군대장으로 전역한 박정희의 안보관이 정확한지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 하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는 당시로서는 최고의 군사안보와 국제정치 및 국가전략교육과정인 "국방연구원=국방대학원"을 두 번이나 거치면서 국가안보전략을 깊이 있게 연구한 드문 경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가짜 해군소령(?) 김대중의 안목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무어라 해도 적의 장거리포 사정거리 안에 작전지휘부와 전쟁지도부를 함께 위치한다는 것은 단 한방의 공격으로 동시에 피해를 보는 위험에 방치하는 것과 다를 게 없으며, 이는 패배와 멸망을 자초 하는 것이나 다를 게 없는 일이다.

따라서 신라 고구려 역사를 들먹이기 전에 "제 2의 6.25 남침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가안보 전략적 측면을 따진다면 박정희 가 100번 옳고 김대중은 틀렸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고도 놀라운 현상은 박정희를 근대화와 국가안보의 교과서로 여겨오던 보수우익(?)세력 가운데 상당수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친북반역세력의 수괴로 여기던 김대중의 임시수도건설 반대 논리에 반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 주장이 얼마만큼 옳고 무엇이 얼마만큼 그른지는 일방적 홍보에 의한 여론조작이나 감성적 선동논리가 좌우하는 게 아니라 '진지하고도 이성적인 토론'에 의해서만 가려지도록 해야 것이다.

어찌 됐거나 현재로서는 여도 야도 친이도 친박도 '강도론' 까지 등장한 세종시문제에 관한 "설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설날 아침 자식가진 부모들이 세배를 받으며 이르는 덕담이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되라고 할지, 거짓말도 잘하면 藥이라고 할지가 소박하나마 "밑바닥 여론"의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승목 대기자, hugepin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