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뛰는 것보다 나아갈 방향부터 잘 잡아야

 본보는 경인년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교회상 정립과 진로를 모색해 온 미래목회포럼 임원들을 초청,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한국교회의 미래,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13일 종교국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과 대안을 제시했다.


 
 △사 회
 -정성진 목사(거룩한 빛 광성교회·미래목회포럼 부대표)

  △참석자
 -지용수 목사(창원양곡교회 예장통합 총회장)
 -원팔연 목사(전주 바울교회 기성 부총회장)
 -양병희 목사(영안장로교회 한국 장로교총연합회 상임회장)
 -김인환 목사(성은감리교회 미래목회포럼 대표)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 미래목회포럼 부대표)

  -반갑습니다. 먼저 한국교회 2010년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지용수 목사=한국교회는 지금 세대교체기입니다.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차세대 목회자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 교회와 사회를 위해 10년 후를 바라보며 대안과 희망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합과 일치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김인환 목사=다수 한국교회가 지향하는‘교회성장 만능주의’로는 안 됩니다. 지금 한국 교회의 지향점은 대통합, 즉 포용력을 가지고 사회를 품는 것입니다. 특별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치유하며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교회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사실 이런 비전과 현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바로 아는 것인데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원팔연 목사=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성과 언행일치가 시급합니다. 스스로 철저한 자정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목회자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연장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오정호 목사=시골 농어촌 또는 고향교회 및 도시 미자립 교회와 목회자를 돌아보는 일도 중요합니다. 미래목회포럼은 매년 설과 추석에 고향교회, 작은 교회 돌아보고 격려하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작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됩니다.

 △양병희 목사=한국교회는 너무 빠르게 달려오다 보니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뛰는 데는 자신이 있는데 이제 속도보다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개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사회봉사를 통한 교회 이미지 회복이 중요합니다. 나눔과 섬김이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대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방안으로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 목사=연합과 일치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 교회가 하나됨을 보임으로써 한민족 대통합을 주도하는 중심세력으로 정신문화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연합과 일치 운동을 통해 사회에 본이 되어야 합니다.

 △김 목사=당면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총회 개최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해 한국교회의 일치를 보여야 합니다. WCC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고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가가 필요합니다.

 △오 목사=미래목회포럼은 WCC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각 교단을 대표하는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을 초청, 3월 26일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정당한 토론과 평가 작업들이 한국교회 화합의 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부 종단에서 목사의 청와대 방문 예배를 계기로 또 다시 종교편향 시비가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양 목사=대통령이 장로라는 이유로 불교계에서 종교편향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개인의 신앙은 자유이며 이런 것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오히려 기독교가 종교 역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공직자 선교가 매우 위축되고 있습니다.

 △원 목사=정부의 종교계 지원 예산의 불공정함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편향해소를 위해 청와대 경내에 있는 불상부터 돌려보내야 합니다. 또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서는 기독교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습니다. 역사 부분에서 기독교 서술을 공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 목사=종교편향에 덧붙여 말한다면 정부의 종교계 지원 예산 중 77% 이상이 불교계에 지원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정부의 예산 가운데 불교계는 965억원을 지원받았고 뒤 이어 유교는 69억원, 기독교는 52억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불교의 템플스테이 같은 경우도 매년 예산이 배를 거듭하면서 늘고 있습니다. 또 성탄절 카드 만들기가 종교편향이라면 엄청난 금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템플스테이와 학생들의 사찰체험은 심각한 종교편파입니다.

-한국교회 대표적 연합 기구인 한국기독교 총연합회과 기독교교회협의회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 목사=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쇄신입니다. 시대정신을 바로 알고 교계 전체를 견인할 리더십을 갖고 한국교회를 대변해 줘야 합니다. 대안단체론이 나오는 것은 기존 단체가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견인할 만한 리더십이 없다는 증거입니다.

 △양 목사=기독교교회협의회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보호하고 거룩성을 지키는 일을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교회가 한 목소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두 연합기구는 부활절 예배도 함께 드리고 있고, 2007년 평양 대부흥 100주년 때 한국교회 연합은 이미 합의된 사항입니다. 한국교회가 일치와 연합되지 못하는 것은 성도들의 문제가 아니라 지도자들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오 목사=연합기구들이 자신만이 우월하다는 아집을 버려야 합니다. 40∼50대가 한국 사회의 주류인데 교계는 70대 이상이 차지하고 있어 사회와 소통이 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그러므로 연합기구들은 젊은 인재들을 영입해 미래를 준비하고, 인재들의 산실이 되도록 끊임없는 변화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사회학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미래’입니다. 교회 역시 미래교회, 미래목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교회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 목사=다음 세대를 위한 인재 양성의 활성화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키워내야 합니다. 역량 있는 크리스천 차세대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사회와 미래교회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목회 전략 공동 개발이 필요합니다.

△지 목사=통일 조국에 대한 준비와 대안 마련도 시대적으로 요긴하다고 여겨집니다.
△양 목사=한국교회의 연합기구 재정비를 통한 업무 효율성 확보입니다. 분산된 역량을 결집시켜야 합니다.
-한국교회 진로의 정책적인 면을 제시해 주신다면, -양 목사=세대교체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강조되어야 하겠습니다. 선배 목사님들의 신앙 유산을 잘 물려받고 존경하며 전통을 이어가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선배 목사님들은 다음 세대 준비를 위해 사람을 키워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5년, 10년 후를 바라보면서 후배들을 세워줘야 할 때라고 봅니다.

 △원 목사=이슬람이나 사이비 이단에 대한 대책 강구가 시급합니다. 교단마다 이단대책전문위원과 상시적 대책 기구를 설립해 대처하며 또한 안티 기독교 세력에 대응하는 각 교단 정보통신위원회와 각 교회 전산 담당 실무자들의 모임을 구체화해 철저히 대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 목사=현대사회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한국교회가 가진 전통적 영성과 더불어 기독교 문화 콘텐츠 개발과 지역문화 사역 활성을 위한 네트워크 강화와 교회의 문화 사역에 대한 관심입니다.

-마지막으로 2010년 한국교회에 바라는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지 목사=연합기구들은 한국교회의 자산이자 보배입니다. 이 기구들이 너무 정치적이지 않고 개 교회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잘 감당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처하려는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 봉사단과 미래목회포럼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김 목사=예배 회복이 교회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봅니다. 예배가 사라지면 교회가 사라집니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예배를 회복하길 원합니다. 신앙 계승의 사역을 감당해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열리고, 교회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가문을 통해 계승되는 신앙입니다.

△오 목사=한국교회에 주신 과제와 사명을 생각해보고 한국교회가 미래를 내다보며 어떻게 방향을 잡고, 어떤 부분에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야 할지 지도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연합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고언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정리=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