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발행 세계일보, 8월 3일자, 개신교 사례만 골라 일선 공직자들

통일교에서 발행하는 <세계일보>가 “공직자 ’종교편향‘ 행위 여전”이라는 기사에 개신교관련 사례들만 제시해 누리꾼들에 의해 그 의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일보>는 3일자 제2면에 작지 않은 지면(16.9x12.2cm)을 통해 이 기사를 배치시키고, 현재 ‘네이트’와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기사는 지난해 9월 공직자가 종교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공무원 복무 규정’을 개정했음에도 “일선 공직자들의 종교 편향 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세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세 가지 사례는 △한 국회의원이 지역구 행사에서 찬송가를 부른 사례 △서울시 공무원이 명함에 십자가와 성경 구절을 넣어 사용한 것 △현직 경찰청장이 워크숍에서 기도문을 낭독한 것 등 모두 개신교와 관련된 것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 명함에 성경 구절이 적혀있다.

이 외에도 해당 기사는 “중학교 담임선생이 조회와 종례 시간에 학생들에게 기도, 설교와 찬송가 듣기를 강요”하기도 한다며 개신교를 겨냥한 듯한 논조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신종광 님은 “나머지 사례는 분명 기독교인으로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명함에 적어 놓는 것은 개인의 자유 아닌가?”라며 종교편향이라는 근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해 임혁재 님은 “세계일보가 통일교신문이라 기독교 안티 기사를 많이 쓴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김소정 님도 통일교가 말하는 ‘참부모를 믿어라’라고 (명함에) 썼으면 “이런 기사를 안 썼을 것”이라며 기사의 의도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경수 님은 “어딜가나 개독이 문제구만. 종교편향이 아닌 개독 편향”이라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종교편향 문제는 다른 종교가 아닌 개신교만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한편 정봉근 님은 “왜 기독교가 개독교로 욕을 먹는지 신자들은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 이라고 적고 “(개신교) 특유의 독선과 아집이 신자들에게 하나님을 세일즈하고 그걸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신자들과 이런 신자들이 이번 정부들어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라며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이참 역시 소망교회 인맥이라는 것 등을 염두한 듯 이명박 정부를 겨냥해 비판했다.

김정호 님은 “왜 맨날 기독교만 저럴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이런 기사가 나가봤자 기독교인들은 자기들이 왜 욕먹는지 의심조차 안 해본다는 거”라면서 자기성찰의 모습이 부족한 개신교인들의 모습을 꼬집었다.

공직자종교차별센터가 지난 2일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에게 제출한 ‘공직자 종교 차별 신고접수 현황 및 조치내용’에 의하면 2008년 10월부터 올 7월까지 총 45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29건에 시정조치가 내려졌다.

이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