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나 DJ나 퍼주기에는 오십보백보
                                 쌀 5천 t 120만 인민군대 '속전속결 7일 전쟁' 군량미
                                             백승목 본지 논설위원, hugepine@hanmail.net

 MB정부가 태풍과 함께 온 수해가 지나 간지 몇 달인데 새삼스럽게 수해구호라는 구실을 달아 인민군대 군량미(?) 5,000t에다가 간식용(?)컵라면 300만개를 얹어 시멘트 1만 t과 함께 '인도주의' 라는 꼬리표를 달아 박왕자 주부 저격테러범과 천안함폭침 전범자들에게 25일부터 배에 실어 보내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오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가족씩 '이산가족상봉' 이라는 행사가 진행 될 예정이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면서 박왕자 주부 피격사건현장조사요구는 '잠꼬대'가 돼버리고 쌀과 시멘트를 실은 배가 떠나면서 3.26 천안함피침사건에 따른 5.24 조치도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다. 나름대로는 내세울 핑계거리나 구실은 마련 됐겠지만, 김정은 3대 세습 축하선물로 밖에 달리 해석이 안 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을 인용한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과거에는 식량은 없어도 총탄이 없으면 안 됐지만 이제는 총탄은 없어도 식량이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는 바 이는 北의 식량=군량미 사정이 얼마나 절박한가를 드러낸 말인 반면에 남침용 총.포 탄약은 충분히 준비 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미래희망연대소속 송영선 의원은 우리군의 주요화기의 전투예비량이 2주 분도 안 되어 전쟁이 일어나면, 2주 이상 전투를 지속할 수 없는 형편으로 탄약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는가 하면, 16일자 보도에서는 해군 대잠작전용 링스와 UH-60 등 항공기 연료도 5일분에 불과 하다는 것이 군 전투준비태세의 현주소이다.

그렇다면, MB정부가 서둘러야 할 일은 부족한 탄약과 유류 전투비축량을 서둘러서 채우는 일이지, "가랑잎으로 배를 만들어 압록강을 건너고 솔방울로 총탄을 만들고 모래로 밥을 지어 항일 유격대를 배불리 먹였다."는 김일성을 할아비로 둔 김정일에게 군량미를 대주는 것도 모자라서 120만 인민군대가 한 놈 당 2개 이상 돌아갈 컵라면 간식까지 보내주는 이유가 어디에 있고 그럴 까닭은 무엇인가?

김일성 생존시부터 北은 기습전과 속도전을 기본으로 한 5일전이네, 7일전이네 '속전속결'을 호언해 왔다는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120만 인민군대의 일주일분 식량이 되고도 남을 쌀 5,000t 지원은 '인도주의'로 포장한 MB식 퍼주기의 물꼬를 트자는 게 아닌지 의심치 않을 수가 없다.

다른 한편, 영변핵발전소 냉각탑 복구 징후가 포착됐다는 사실과 관련하여, 추가로 보내게 될 시멘트 1만 t이 핵발전소 냉각탑이나 핵실험 터널공사에 전용되지 않는 단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MB정권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과 다를 게 없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념조차 모호한 개혁적 보수타령을 늘어 놓으면서 "우리 역량에 맞는 한반도 전략을 갖자" 며, "남북이 더불어 잘사는 한반도"를 만들자고 주장 했다. 안상수가 북을 몰라서 그렇겠지만 북이 노래하는 '유무상통' 정신에 따라서 北 넘쳐나는 총 폭탄과 여분의 핵폭탄 한 발이라도 나누어 준다면 南에 '해마다 남는 쌀' 을 퍼주자고 했어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