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스마트소비, 성장국은 명품선호

 
 지금 세계경제는 달러와 인민폐의 부침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세계를 확 바꾸어 놓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트렌드가 바로 '뉴노멀(New nomal)이다.

최근 코트라와 SERI가 펴낸 각종 보고서들이 한결같이 뉴노멀 트렌드를 국제시장의 대세로 지목하고 있다. '새로운 보편화'라는 뜻의 이 용어는 2005년 미국의 벤처투자가 로저 맥나미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 달러와 인민폐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 놓았으며 이것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새로운 '보편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이 가설의 핵심내용이다.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 대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이 보고서들은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 경제위기로 인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소비자들은 기존 고가, 고품격 위주의 소비패턴에서 중저가 소비패턴으로 급속하게 변모한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신 성장국가의 시장에서는 호화로운 고가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뚜렷한 대비적 '뉴노멀'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불황기를 맞아 우리 주변에도 일명 '스마트 소비'가 새로운 경향이다. 절약형 합리적 소비만이 불황을 나는 방법이다.

그러나 곁의 중국을 보라. 초고가품들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이 매일같이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베트남에서는 화장품이 700달러가 넘으면 더 잘 팔린다고 한다. 이러한 대비현상이 바로 뉴노멀의 한 단면이다.

따라서 대부분 선진국 기업들인 글로벌 기업들은 이 뉴노멀에 입맛을 맞춰 자국 시장에서는 중저가품 위주로 공략하고 성장국 시장에서는 고가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에서 저가품을 생산해 팔던 전략은 이제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게 이 가설의 주장이다.

고가와 고급만을 생명처럼 고집하던 기존 명품 메이커들도 마찬가지로 뉴노멀 현상에 편승하고 있다. 패션업체 코우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 등은 이미 중저가 제품 생산에 돌입했으며 가격할인을 시도하는 명품업체들도 줄이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합리적 명품(Affordable Luxury)'전략이 그것이다.

이러한 2원적 뉴노멀 패러다임이 구축된 원인은 성장속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를테면 미국과 중국의 부자들의 소비심리 상태를 비교해 보자. 미국 부자들은 주머니가 두둑해도 점점 줄어드는 재산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면서 스마트 소비를 택하는 반면 중국 부자들은 '내일 또 더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으로 펑펑 돈을 쓰게 된다. 그것이 바로 성장률 1%와 9%의 차이이다. 보고서들은 이러한 뉴노멀 경향이 앞으로 5년 내지 10년 이상 지속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

뉴노멀은 '올드 노멀'의 대비적 개념이다. 이 새로운 패턴은 바로 영미식 금융체제로 대변되는 구시대의 경제가 처한 위기상황에 대한 반성과 각성을 통해 출현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가장 뚜렷하게 대두되는 또 하나의 뉴노멀 현상이 바로 달러 기축통화 체제의 붕괴와 위안화의 급부상이다. 앞으로 이 두 화폐의 세력판도에 따라 세계가 다원화로 나아갈 지 미,중 이원화 체제 전개될 지 결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뉴노멀이 한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저성장과 통상마찰 격화, 자원확보 경쟁 등의 요인들 때문에 우리 기업들에게 적잖은 위기를 줄 것으로 보았다. 반면 신흥시장의 부상, 다변화하는 세계정세는 우리가 대처하기에 따라서 좋은 기회요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저탄소, 녹색상품의 확산, 자원확보 경쟁의 치열한 전개 등도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세상의 뉴노멀이라고 SERI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뉴스타운 News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