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에 또 글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전 대통령은 21일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다”며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언론에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다섯 번째 글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를 통해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한다. 그것은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라며 “저의 집은 감옥”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어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다.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다”며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이다. 아마 이상한 해설도 함께 붙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이다”면서도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지만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며칠 전에는 집 뒤쪽 화단에 나갔다가 사진에 찍혔다. 잠시 나갔다가 찍힌 것이다.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또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다”며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재차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제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일까요?”라고 반문한 후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한다. 안마당을 돌려달라.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프리존뉴스 엄병길 기자 (bkeom@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