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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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날이어라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주인공 중의 주인공은 바로 나!

 

허허 비어 있는 공간

아무 거리낌도 없는 이곳에

함박 눈,

주먹만한 눈송이를 선물하시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

오직 나뿐이니

경쟁할 필요 없는

주인공이 아니겠는가

이 시간 누굴 위해

선사하시는 눈이겠는가

 

더 행복할 수 없는

이 겨울 되도록

마구 또 마구

아낌없이 쉬지 않고

흰 눈 꽃

가루로 한 말도 더 되게

뿌려 주시누나

 

오늘은 나의 날이어라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바로 나의 날이어라!

 

 

정기환 시 秋冬饗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