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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듯 안 온듯 조용히 우리 곁에 다가 왔다가 돌아보면 벌써 저만치 가버린 계절이

잡아 둘 수 없는 우리의 모습처럼,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마음 한 구석을 허전하게 한다

아마도 열매를 맺어야하는 이 계절에 내 삶의 열매가 부실한 가보다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부끄러움에 달아 오른 내 모습과 대조가 된다.

한해의 마감이 가까오는 이 시절을 돌아보며

내년에는 부끄러움이 없는 화려한 단풍의 옷을 입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