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아는 것 진실을 사는 것의 차이

 1, 2,400년 전의소크라테스의 재판과 독배 사건은 소크라테스가 그토록 충성했던 국가 권력과 당시의 궤변주의자, 소피스트들 사이비 철학자들이 조작한 비극이었다. 인간의 무지와 모순을 보면서네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고 외쳤던 소크라테스의 행동이 젊은이들을 선동하여 타락시킨다는 죄목이었다. 철학은 진실과 진리를 추구하는 절대가치, 진선미중 최고의 가치이지만 철학을 하는 철학가들이 진리나 진실, 자체는 아닌 것이다. 이처럼 아는 것, 지식과 아는 그대로 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는 데로 살려고 하는 사람을 의인이라 부른다.

2, 4,000년 전 소돔 고모라는 인구 10여만의 큰 성이었다고 한다. 이런 대 도시가 하루아침에 멸망한 것은 윤리 도덕적으로 짐승처럼 타락해버린 그 성을 기둥처럼 지키고 깨우며 살려낼 만 한, 빛과 소금노릇을 할 의인 10명이 없었다. 10만 명중에 10명이면 만분의 일이다. 만 명 중에 단 한명의 의인이 없어 그 성은 불타서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저 넓은 바다가 수십 억 년이 흘러도 썩지 않고 살아있는 것은 3%의 소금 때문이다. 97%의 맹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은 3%의 소금이 많은 97%의 맹물을 지키고 살려낸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람이 건강하게 일생을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의 하나는 인체의 혈액 속에는 3%의 소금이 있기 때문이다. 3%의 소금은 인간의 생명 유지의 필수조건이다.

3, 이처럼 인류 역사상가짜, 사이비진실, 진리를 이긴 사건들은 소크라테스 재판사건 외에, 2,000년 전예수의 재판과 십자가 처형 사건이나 1,600년대 르네상스 후기 물리학자 갈릴레오는 지동설을 주창하다가 로마교황청의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사형은 면했으나, 평생 자격을 박탈당하고 집안에 연금되어 죄인처럼 살다갔다.

너도가서그렇게살라」「go and do, like wise(10: 25-37)

1, 예수를 따라가는 길-예수의 삶을 닮아가는 길이다. 예수처럼 사는 길- 하나님처럼 사는 길이다. 나를 따르라! follow me!는 나를 닮아라! imitate me! 는 의미다. 2, 배운다는 것, 안다는 것-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 지식은 가르치는 스승의 머릿속 지식을 배우는 것 뿐 아니라 스승을 닮아가는 것 스승처럼 사는 것이다.

3, 선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와 이 세상삶의 3대 법칙(10: 25-37)

99를 가진 자, 강도가 약자의 1을 빼앗아 100을 채우고 만족해한다. 약자를 죽이고 빼앗는 강도의 법칙은, 약육강식의 법칙, '세상의 법칙social rule'이다.

100을 가진 제사장, 1을 가진 약자가 강자에게 1마저 빼앗기고 쓸어져있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척 도망친다. 행여나 자기의 100이 축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가진 제사장과 레위인, 보수층 그룹이다.

이방인인 사마리아 사람은 하루하루 장사해서 벌어먹고 사는 넉넉지 못한 장사꾼이다. 5를 가지고 지나가는데 옆에, 전 소유 1을 빼앗기고 빈손이 되어 죽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강도 만난 자를 일으켜 상처를 싸매주고 기운을 차리게 한 다음, 안전 한 곳까지 자기 말에 태우고 자기는 마부가 되어 걸어서 내려간다. 여관에 맡기고 병원 치를 밭도록 해주고 여관비 치료비로 자기가 가진 5중에서 2를 쪼개어 치료비로 나누어 준다. 강도 만난 자의 이웃, 거룩한 동행 자, 이웃 지킴이neighbor's-keeper가 된다. 작은 소유 5중에서 2를 나누어 줌으로 너도 살고, 나도 사는 win, win의 삶을 사는 것이다.

3, 선한 사마리아사람의 비유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도나, 제사장, 레위인과 달리 사마리아사람은 그들과 무엇이 다른가? 그 길을 지나가다가 강도만나, 모든 것 빼앗기고 죽도록 얻어맞고, 피투성이 가되어 길가에 버려진 상태, 그대로 놓아두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가던 길을 멈추고, 그를 보고, 신음소리를 듣고, 강도만나 쓰러진 것을 알고, 말에서 내려와 가까이 가서, 상처를 싸매고 그를 일으켜 자기 말에 태우고 자기는 말고삐를 잡고 마부가되어 함께 동행 한 거룩한 동행자, 거룩한 알리바이가 되어준 것이다. 이 비유에서도 보고 듣고 안다, 그리고 내려와서 함께 걸어가는 이야기다.안다’‘이해한다, 말에서 내려 낮은 자리에 서는 understand 뜻을 내포하고 있다.‘go and do, likewise' 너도 가서 그와 같이 살라신앙은아는 데로 살기. 사랑은 머리로 암기하는 지식이 아니라, 함께 사는 것이다.

4, 임마누엘의 하나님, 함께하시고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루하루 우리와 함께 숨쉬고, 함께 걸어가시는 동행자로 사시려고, 높은 하늘의 보좌를 버리고 낮은 땅에 내려오셨다. 보고, 듣고, 알고 understand, 살아서 그래야 속속들이 사랑하실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죽을 자리를 대신해서 죽어주실 수 있으니까. 이것이 믿어져야 우리의 신앙이 올바로 선다. 아름다움이란 앎 다움이다. 1 단계의 아는 것, 지식, 정보 information가 내 머릿속, 몸속으로 들어와육화肉化 formation, 공부工夫쿵후가 될 때, 비로소 삶으로 이어져 변화되고, 거듭남born again의 삶, 개혁 갱신reformation으로 운명까지 바뀌는 transformation역사가 일어난다. 성서에 나오는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삶이 바로 그러한 삶이다. 하나님 사랑의 육화肉化formation가 인간으로 오신 성육신成肉身의 예수님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만남의 체험 없이는 하나님은 인간의 지식이나, 언어의 논리로 해석interpretation되고, 규정되고 정의definition되는 하나님이 아니다. 이런 사고는 어불성설語不成說, 불립문자不立文字나 마찬가지다. 욥기는 어리석은 말로 하나님의 이치를 어지럽게 말라고 말씀하신다.

5, 동의보감을 쓴 허 준의 일대기를 보면 감명 스럽다. 천하고 낮은 상놈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어의까지 된 허 준은 젊어서 명의 유의태밑에서 약초 캐는 일꾼으로 자란다. 나중에 어깨 너머로 배운 의술과 처방이 뛰어나 명의수준에 이르지만 그의 눈에 비친 건 아무리 실력이 있고 의술이 높아도 양반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때 당시 의술과거 시험이 있어 유의태 아들과 같은 해에 과거시험을 보러 서울로 올라간다. 유의태 아들은 말을 타고 며칠 만에 상경하는데 허 준은 걸어서 몇날 며칠을 주막집에 자면서 올라간다. 그때마다 주위의 아픈 사람을 만나고 돈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서 그들을 치료한다. 갈 길이 바쁜 사람이 소문을 듣고 몰려오는 환자들에게 발목이 잡혀 올라가지를 못하고 끝내 과거 날짜에 늦어 버리고 만다. 유의태 아들은 합격해서 금의환향을 하는데 허 준은 길 도중에 붙들려 소식이 감감하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생각게 하는가. ?의원의 본분과 자기 영달?의 문제다. 성공 출세를 위해서는 죽어가는 환자를 못 본채 버려두고 유의태 아들처럼 쏜살같이 과거장으로 달려 가야하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 본분인 의원의 철학이 있다면 자기 영달의 문제보다 눈앞의 생명 살리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우리는 항상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고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 , 명예보다 본분을 아는 철학이 없으면 빈 껍질이고, 사기, 거짓신기루, 소인배에 지나지 않는다.

6,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형제, 카네기, 포드, 에디슨, 헤밍웨이는 대학도 못 나온 사람들인데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뉴턴이나 아이슈타인도 학교 성적이 엉망진창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생각할 것은 학교도 안 다니고, 공부도 못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고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아니다. 성공한 사람 중에는 대학을 나오고 공부를 잘했던 사람이 훨씬 숫자적으로 많다.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행복은 학벌이나 지식도 아니고, 세상에서 일등을 해야 성공한 것이고 일등만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이 위인들은 보통사람과 다르게 산 사람들이다. 일등주의一等主義로 인생을 승부한 사람들이 아니라, "유일주의唯一主義로 승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남이 미쳐 못보고 지나쳐버린 것들이나 남이 안하는 것, 남이 생각 못하는 것을 차별화하여 새로운 사고, 새로운 발상, 새로운 행동, 새로운 삶을 개척하며 산 사람들이다.

무엇을 알고, 어떻게 사는가?-What do you know? How do you live?

1, 강도 만나 쓰러진 자를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가는 제사장은 평소에 입으로 날마다 사랑을 말하고, 가르치고, 아는 자인데도 사랑해야 할 사건 현장에서는 외면해 버린다. 알고도 지은 무서운 죄인이 된다.

                                                      논설위원 박영남 목사(건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