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서 또 물류창고 화재 6명 사망.1명 실종 
 
△5일 낮 12시10분쯤 경기도 이천의 아센다스 물류창고에서 큰 불이 나 창고 주변 일대가 화염과 시꺼먼 연기로 뒤덮인 가운데 소방차들이 출동.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천=구성찬 기자
용접작업 중 불꽃 튀어 발화한 듯

지하 1층서- 불과 10분만에 참사

시신 훼손 심해 신원 파악 애먹어

경기도 이천에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 6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선 지난 1월에도 비슷한 형태의 창고에서 40명이 사망한 대형 화재가 발생한 바 있어 총체적인 안전관리 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낮 12시10분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아센다스코리아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 불과 10분 만에 불길과 유독가스가 급속히 번져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소방대원들은 오후 3시45분쯤 큰 불이 잡히고 난 뒤 건물 내부로 진입해 지하층 냉장실 안에서 인부 6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인부들은 창고 중앙 안쪽에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져 있었으며 일부 피해자의 시신은 불에 심하게 탄채 발견됐다. 또 창고 지하 1층에서 작업하던 김모(30)씨가 전신 화상을 입어 후송 됐으며, 2명은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실종된 인부 뿢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재 당시 물류창고에서는 8개 업체 72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사망.부상.실종자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부들은 무사히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물류창고 2개동 중 지상2층 지하1층 규모 1개동(연면적 2만2000여㎡)의 지하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지하 7호실 창고 문틀 용접작업 도중 불꽃이 튀어 용접공이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며 “이 와중에 불꽃이 천장 우레탄 폼으로 옮겨 붙으면서 급속히 불길이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고 밝혔다.

사고 당시 인부들은 냉기가 밖으로 새지 않도록 셔터를 내린 채 작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하층에 불길과 함께 유독가스가 가득 찼는데도 이를 알지 못해 제때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용접 인부 2명을 불러 정확한 화인과 함께 안전규정 준수 여

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특히 삽시간에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진 점에 주목, 아센다스 물류창고가 소방시설을 제대로 구비했는지를 집중수사하고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 본부측은 건물이 붕괴될 위험이 있어 실종자 뿢명에 대한 수색을 오후 8시 이후 포기하고 6일 아침부터 특공대를 투입해 재수색하기로 했다. 사망자들은 사고 현장 인근에 위치한 효자원 장례식장과 이천병원, 하늘공원장례식장으로 분산돼 안치됐다. 일부 시신은 화재에 너무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8시쯤에 고(故)정원씨의 시신이 안치된 효자원장례식장에 도착한 정씨의 아버지는 “몇년 전 딸이 지병으로 죽었는데 이제 하나 남은 아들까지 사고를 당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라며 통곡했다. 정씨는 물류창고에서 일한 지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손성태씨의 여동생 성미(25)씨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오빠가 2주 전에 제대를 하고 아르바이트로 일하다가 이렇게 됐다”며 연방 눈물을 흘렸다. 이천=모규엽 권지혜 김아진 기자

 

◇소방당국이 파악한 사망 및 실종자 명단

△경장수(40대.여주하늘공원장례식장) △손성태(22.이천효자원) △정원(28.이천효자원)△김웅원(23.이천하늘공원장례식장)△김준수(28.이천의료원)△김태영(27)△이현석(20대.실종)

용접 불꽃. 샌드위치 패널 사용 등

올 1월 ‘냉동창고’ 화재와 닮은꼴

5일 발생한 이천냉동 창고 불은 지난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냉동 창고 화재와 여러 면에서 닮아 있다. 두 화재 모두 용접 불꽃이 원인이었다. 지난 1월의 경우 인부들이 우레탄 발포 작업으로 실내에 유증기가 가득찬 상황에서 용접을 하다 불꽃이 유증기로 튀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이날 사고도 지하 1층 냉장실에 문을 달기 위해 용접을 하다 불꽃이 우레탄 폼으로 튀면서 일어났다. 철골구조에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형태도 같았다. 불이 나면 패널사이에 있는 스티로폼에 급속히 불이 옮겨 붙는다. 이 때문에 화재 직후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했고 구조작업이 늦어져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 19㎞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두 창고에서 1년 사이 같은 원인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관리감독 부실과 여전한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다. 불이 난 아센다스 물류창고는 부지 32만2808㎡(9072평), 연면적 7만2589㎡(2040평), 규모로 2005년 11월부터 운영됐다. 이 물류 창고는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아센다스코리아 소유로 로지스올 및 남강로지스틱스 등 물류대행 전문

회사에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이천=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