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영향력 평가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은 어디일까? 모 시사 주간지가 2010년에‘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란 주제로 여러 분야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대상에 대하여 설문 조사를 하였는데, 그 중에 언론 분야도 포함되어 있다. 이 조사에는 행정관료, 언론인, 교수, 법조인, 정치인, 문화인, 기업인, 금융인, 종교인, 시민단체 등 10개 분야에서 각각 100명의 전문가들, 총 1,000명에게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면접을 통해 얻은 결과를 내놓았다.

그에 의한, 지목률을 살펴보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로는 KBS가 51.4%로 1위, 조선일보가 48.3%로 2위, MBC가 42.3%로 3위, 네이버가 19.6%로 4위, 중앙일보가 14.4%로 5위, 동아일보가 12.5%로 6위, 다음이 10.9%로 7위, 한겨레가 10.3%로 8위, SBS가 7.7%로 9위, 경향신문이 5.6%로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조사에서 4위였던 중앙일보(19.9%)와 네이버(16.7%)가 서로 자리를 바꾼 형상이 되었다. 또 7위였던 SBS(10.8%)자리에 8위였던 다음(8.7%)이 밀고 올라온 것이다. 지난 해 9위였던 한겨레(8.5%)가 한 단계 올라섰고, 10위였던 YTN대신 경향신문이 10위권에 진입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반면에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로는 MBC가 28.4%로 1위, 한겨레가 26.7%로 2위, KBS가 20.6%로 3위, 경향신문이 20.5%로 4위, 조선일보가 11.1%로 5위, 중앙일보가 7.1%로 6위, 동아일보가 7.0%로 7위, 네이버가 6.3%로 8위, 오마이뉴스가 5.7%로 9위, 다음이 5.7%로 10위를 차지하여 ‘영향력’과 ‘신뢰하는’ 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를 지난 해 조사와 비교하면, 7위와 8위가 순위가 바뀐 것이고, 9위였던 YTN대신 오마이뉴스가 톱10에 등장한 셈이다. ‘영향력 있는 언론’과 ‘신뢰하는 언론’ 조사에서 지난해에 비해 진보 언론(한겨레, 경향신문)이 보수 언론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지목률과 순위가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가장 열독하는 언론 매체”에 있어서는, 방송은 하락하고 있고, 진보 신문은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올해의 순위를 살펴보면, 조선일보가 23.4%로 1위, 한겨레가 22.0%로 2위, 네이버가 17.6%로 3위, MBC가 15.6%로 4위, KBS가 15.2%로 5위, 경향신문이 13.2%로 6위, 다음이 12.1%로 7위, 중앙일보가 11.9%로 8위, 동아일보가 8.4%로 9위, 매일경제가 7.7%로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4위였던 한겨레(18.9%)의 약진과 8위였던 경향신문(12.0%)의 상승과 함께, 2위였던 MBC(21.9%)와 3위였던 KBS(19.1%)의 동반 하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5위였던 네이버(18.5%)의 순위 상승도 눈에 띤다.

그러나 비슷한 사안도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 질문하면 다른 양상이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기자협회 창립 45주년 기념으로 300명의 기자들에게 물어 본 질문의 결과를 보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는 조선일보가 30.4%로 1위, KBS가 30.0%로 2위, MBC가 17.9%로 3위, 중앙일보가 2.5%로 4위, 연합뉴스가 1.7%로 5위, 한겨레가 1.6%로 6위, 없음(6.4%)과 기타언론(6.1%), 그리고 모름(3.4%)도 있었다.

또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는 한겨레가 15.4%로 1위, MBC가 14.3%로 2위, KBS가 11.2%로 3위, 경향신문이 8.7%로 4위, 한국일보가 4.0%로 5위, 조선일보가 2.4%로 6위, 중앙일보가 1.7%로 7위를 차지하였고, ‘없음’도 25.4%를 차지하여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또 ‘모름’도 8.9%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영향력 있는 언론 조사에서 몇 가지 달라진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주요 메이저 언론에 대한 지목률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KBS는 지난 2001년에 65.3%였으나 작년에는 58.6%, 올해에는 51.4%를 기록하고 있다. 조선일보를 보더라도 지난 2001년에는 60.8%, 2003년에는 54.0%로 낮아졌다가 올해에는 48.3%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약진이다. 네이버는 지난 2008년에 4위, 작년에는 5위, 올해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와 함께 다음도 작년에는 8위를, 올 해에는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셋째는 진보 언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한겨레는 8위를, 경향신문은 10위를 차지하였다. 또 신뢰하는 언론과 열독하는 언론분야에서도 한겨레와 경향이 각각 2, 4위와 2, 6위를 차지하였다. 그 만큼 진보 성향의 언론이 현 정권을 비판하는 것에 기대하고 있는 언론 수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에 보수 언론에 대한 반발심도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에다 방송이나 신문 언론보다 발 빠르게 보도기능을 수행하는 포털 사이트에 대한 지지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젊은층에서 기존 언론의 대안 매체로서, 이용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언론이 무엇을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대하여 언론 수용자들의 평가 태도는 냉정한 것이다. 또 언론의 영향력과 신뢰도와 열독률이 서로 다른 것에서 언론은 언론 수용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