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관(尙武?)은 살아있는가

「강한 경찰 길러낸 정신육체 단련장,
누가 독수리 목에 저울추를 달았나,
그들의 힘찬 기합소리 멈춰선 안돼.」

2. 서영웅 목사.jpg 상무관! 그 이름은 언제 들어도 좋은 이름이다. 8ㆍ15해방과 동시 정부는 수립되었지만, 혼란스런 사회속에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치안을 맡아 임무를 수행하였다.

경찰마크는 용감하고 날쌘 독수리와 무궁화로 이루어져, 국가치안을 상징하고 있다. 독수리는 맹금류로 혁혁한 맹위를 떨치며, 공격시에는 구십 도의 빠른 속도로 짐승을 낚아채는 날짐승의 제왕이다.

 6ㆍ25와 더불어 수많은 사회혼란을 평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우들이 희생되었다. 국가수호에 앞장설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체력을 길러준 곳이 상무관이다. 상무관은 태권도 유도 검도장으로 보다 강한 경찰을 길러내는데 기여했다.

 충남도청 내에 있는 상무관은 왜정시대의 건물양식으로 높지 않은 평평한 지붕위에 통풍설계를 하고, 도장은 약1320㎡(400평)의 건평과 넓은 돌계단의 출입구와 많은 유리창으로 밝은 실내를 이루고, 복층의 넓고 높은 천장은 좋은 경관을 주고 있으며, 반들반들한 마루는 태권도와 검도장으로 튼튼한 매트는 유도장으로 사용하였다.

 尙武?이라고 명명한 사람은 누구인지?

 6ㆍ25당시 이승만 대통령께서 잠시 대전 피난 시 충남도청을 행정부로 사용한 시기로 尙武?의 힘 있는 붓글씨 간판은 오늘까지 독수리 훈련장으로 손색이 없다.

필자도 45년 전 이곳에서 검도를 하면서 땀 흘린 기억이 바로 어제인 듯 다가온다. 당시만 해도 사회혼란이 심했기 때문에 각종 강력범과 간첩을 색출 검거하는데, 독수리 발톱처럼 강력한 무도경찰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간첩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과연 간첩은 없어서 그랬는지, 그 이전에는 반공을 국시로 삼고 독수리는 고공비행을 하면서 두 눈을 부릅뜨고 강력범과 간첩을 낚아챘었는데!

왜 간첩은 소리 없이 사라졌는가? 아니면 독수리가 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런지 상념에 잠겨본다. 상무관에서 그토록 혹독한 땀을 흘리며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친 사랑하는 경우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상무관을 바라보며 옛날 생각이 나서 지나다가 들어가 보았다. 옛 동료들이 땀에 젖은 도복을 입고 지칠 줄 모르며 연습하던 생각을 하면서 쓸쓸한 마음으로 상무관 계단을 내려왔다.

상무관은 왜 조용할까?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패기 있는 기합소리와 죽도의 부딪치는 소리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상무관을 나와 걸으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지 못하였다.

그러나 상무관은 살아야한다. 맹위를 떨치는 소리가 멈춰서는 안 된다. 독수리는 기세가 꺾일 수 없다. 적을 발견하면 맹공으로 낚아채야 한다.

어느 날 경찰마크를 보았다. 날카로운 부리와 부릅뜬 눈이 있으며 활짝 핀 무궁화 꽃이 경찰마크인데, 독수리 목에 웬 저울추가 달려 있지 않은가! 저울추는 재판을 상징하는 마크인데 누가 저울추를 독수리 목에 달아 주었는지? 독수리는 목의 저울추로 인해 무거워서 고공비상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독수리 목에 저울추는 있을 수 없다. 모든 범죄의 판단은 저울추를 가진 재판에서 할 일이다.

상무관은 강한 독수리를 훈련하는 도장으로 맹공에 실패가 없도록 해야 한다. 상무관은 아름답다! 상무관은 영원히 살아 있어야 한다. 독수리 목에 저울추를 달아서는 안 된다.

독수리는 비둘기가 아니다.‘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입간판은 일반 민원행정부서나 자원봉사단체에서 할 일이다. 독수리는 오직 독수리일 뿐이다.

 

퓨리탄장로교회 목사 서 영 웅
 (본지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