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

 

 역시 하나님을 열렬히 사랑하고 신앙생활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축복도 갑절로 받는가 보다. 젊음이나 미모가 출중하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음악성이나 춤솜씨가 기가막힌 것도 아닌데 요즘 잠도 제대로 못잘 정도로 바삐 뛰어다니는 중년의 여자 탤런트가 바로 신신애다.

 골목마다 조금은 벙벙한 표정으로 두 어깨를 뒤로 제치고 '세상은 요지경'이라며 흔들어대는 이판사판 춤을 추는 어린이들, 그리고 약간은 축농증 걸린 사람처럼 콧바람에 힘을 주고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를 부르는 젊은 사람들, 가히 신신애 신드롬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오죽하면 본인의 본업인 연기까지 잠시 휴업하고 연일 지방으로 불려 다니고 있을까? 하지만 신신애는 요즘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축복을 보너스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더 큰 축복을 태어날 때부터 왕창 받았으니까 말이다. 그 축복은 바로 뭐든지 한번 읽으면 도대체 잊지를 않는 초대형 용량의 메모리 컴퓨터가 신신애의 머리속에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몇 년 전 미니시리즈에서 한 쪽 눈이 완전히 돌아간 사시(斜視)연기를 아주 그럴듯하게 해내더니 얼마 전에는 역시 미니시리즈 '희망'에서 뽕짝 네라는 푼수역할을 맡아 드라마가 시작되는 첫날부터 막을 내린 끝나는 날까지 자그마치 천오백곡의 뽕짝가요를 거침없이 불러 낸 적이 있었다.

그것도 곡수를 채우기 위해 대충 부른 것이 아니라 멜로디와 박자, 그리고 적당한 부분에서 끊어지고 넘어가는 것까지 완벽하게 해냈던 것, 물론 신신애는 그전까지 가요라는 것에 대해 아는 바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오직 찬송만 늘상 부를 뿐, 그런데 드라마 배역 상 필요하다고 해서 서점으로 달려가 가요 책을 댓권 사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외워버린 것. 나 같으면 외운다고 해서 외워지는 게 아닌데 신신애는 그걸 불과 일주일 만에 손을 탁탁 털어 버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연기를 위한 신신애의 집념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고 징그럽도록 놀라운 기억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어쨌든 신신애의 노래하는 연기를 집에서 TV로 지켜보던 가수 겸 음반제작자인 김수희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무릎을 치다가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 '그래, 신신애의 뽕짝메들리 테이프를 만드는 거야. 그럼 기사 아저씨들이 좋아하겠지?' 이런 계산에 이른 그녀는 그 다음날 두둑한 현금뭉치를 신신애의 눈앞에 내밀며 우선 계약금으로 주고 어렵게 녹음날짜를 받아낸 것.

이왕 하는 작업인데 어떤 노래로 녹음을 해야 인기가 있을까 고민에 들어간 신신애는 언젠가 들었던 멜로디에 직접 가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간호사였던 내가 탤런트가 돼서 이렇게 인기를 얻다니 정말 세상은 요지경이야. 그리고 이젠 노래까지 취입하다니 참 세상은 요지경이다.

더구나 내가 부를 노래의 가사를 생각하고 있으니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라.. 그래 세상은 요지경 바로 이거다'해서 써내려간 노래가사... 그 뒤로 테이프가 나온지 3개월, 테이프공장 직원은 한여름에도 휴가 얘기를 못 꺼낼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으니 정말 축복을 보따리로 받은 셈이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인기도 놀라운 암기력 때문인데 그런 신신애가 자랑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해온 신신애는 신약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달달 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