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정교 유착, 거짓 삯꾼 노릇 회개하라

 

 목포 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목기협) 소속 목사들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편향적 정치 놀음판을 벌인 것에 대해 실로 분노한다. 3월 30일 목기협 회장 신봉수 목사(그리스도의교회)를 비롯해 임원과 전직 회장단을 포함하여 사실상 목포를 대표하는 교계 목회자들 50여 명이 이 지역 시장 선거에 예비 출마한 정종득 후보(이하 정 후보) 지지 기도회를 한 것은 너무 부끄럽고 추악한 짓이다.

기도회 설교로 나선 정용환 목사(시온교회)는 "정종득 시장님, 인격이 참 좋습니다. 문무를 겸비한 분이 정종득 시장님, 서울대를 졸업하고 벽산그룹 부회장으로서 지성과 능력 면에서 검증된 분입니다. 아무쪼록 이번에도 좋은 성적 거두고…"라며 정 후보를 추켜세웠고, 선거에 당선되길 기원하는 내용으로 설교했다.

사회자나 기도, 축도를 맡은 다른 목사들도 하나님 이름을 붙여 가며 정 후보에 대한 지지성 내용과 축복의 발언들을 쏟아 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하고 건강한 비판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충성해야 할 하나님의 선지자들이 오히려 그 신분과 소명을 팽개치고 거짓 축복과 탐욕을 부린 사태는 참으로 낯 뜨거운 모습이다.

존재 정체성 의심스런 목기협의 구조와 활동

목포 지역 교회 지도자들의 불의한 정치 종교 유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은 교회들을 돌아다니며 인사하러 다닌다. 예배 중에 공공연하게 인사시키고 유세성 발언을 하도록 봐주는 교회나 목사들이 태반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목사들 장로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밥 얻어먹고 딸랑딸랑 밥값 대느라 갖은 아부를 늘어놓는 일이 흔하다. 교회를 대표하는 종교 지도자의 모습은 희미하고 몇 사람의 주도하에 움직이는 길바닥 패거리 집단에 다름 아닐 때가 많다. 목포 교계를 아우르고 대표한다는 목기협의 정체성은 몇 사람의 정치꾼 권세자가 좌지우지하며 지난 수십 년 교회를 어지럽히고 혼탁케 하였다. 조폭이 주먹으로 움직인다면 돈으로 움직이는 게 좀 다를까, 그 내용은 어금버금하다. 정 후보와 목포 교회 목사들 간의 불미스런 유착은 지난 4년 전 선거에서도 여러 차례 있어 왔다.

(관련 기사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24) 교회 지도자인 목사들의 상당한 지지는 성도들의 표심도 움직여 그가 시장에 당선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정 후보뿐만 아니라 여러 정치인들이 지난 수십 년간 이 지역에서 있어 온 여러 정치 선거 때마다 교회에 부정한 손을 내미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고, 적지 않은 목사들이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먼저 잡기도 하였다. 기독교 인구 비율이 높은 목포 지역은 그만큼 기독교 교회의 표심이 크기에 성도들에게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 목사들의 환심을 사려는 게 이 지역 정치 후보자들의 판단이다.

예수 따를 것인지, 권력자 좇을 것인지

더러운 정치 헌금이 오가고 추악한 야합들이 얼마나 많이 자행되어 왔을까? 부당한 정교 유착은 나라와 지역 공동체를 망하게 하고 시민 백성들을 죽음과 고통의 나락으로 몰아가는 저주 받을 짓에 다름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길 소홀히 하고 가진 자의 편, 권력에 기생하며 합류하는 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어그러뜨리는 일이며 우리의 지역 공동체와 이웃을 슬프게 하는 처사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운 타락한 종교인마냥 비싼 호텔에서 기름진 고기 얻어먹어 가며 거들먹거리는 이 시대 우리 지역 목회자들은 진정 하나님의 선한 목자이길 애쓰는지, 예수 이름 빌어 가며 바알 우상 좇아가는 삯꾼 목자인지 진지하게 자문해야 할 것이다.

이날 한 시간 늦게 또 다른 장소에서는 목포장로교연합회 소속 장로들이 역시 정 후보 지지 모임을 했다. 정말 가슴 저린 탄식과 화를 참을 수 없다. 비성경적이요 반기독교적이며 상식에도 반하는 목포 교회 목사 장로들의 잘못된 정치 편향을 다시 규탄한다. 불의한 정치 종교 유착을 떨쳐 버리고 정치인은 깨끗하고 정직한 후보자로, 종교인들은 본연의 신분과 책임을 회복하기 원한다. 이번 3월 30일 벌어진 목사들과 장로들의 옳지 못한 일들에 대해 옷을 찢는 참회와 반성을 촉구한다. 이번 6·2 지방 자치 선거에 엄정한 중립과 공명정대한 선거 참여로 보다 건강한 일꾼들이 세워지고 보다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가 빚어지길 참으로 기원한다.

(이 글과 관련된 자료, 사진 등은 '정종득 후보 지지 기도회 발언 내용 공개'에서 참고, 인용하였습니다.)

김양호 / 하누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