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논평 통해 '기도세리머니 중단' 비판

  얼마전 대한축구협회에 불교계에서 보낸 공문이 왔다. 우리 선수가 골을 넣은 후 '기도 세레모니'를 하는 일이 없도록 단속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는 논평을 통해 '개인의 신앙과 표현을 제한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는 종교가 지켜야 할 도리와 역할에서 한참 빗나난 것"이라며 "축구선수는 공직자도 아닐뿐더러 선수들이 승리감에 세레모니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달린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언론회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종교편향'의 잣대로 통제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무애자재하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논평 전문

스포츠 선수까지 관리하려는 불교계
월드컵에서 ‘기도 세리머니’ 못하게 하라

불교계의 소위 ‘종교편향’ 판정 요청과 시비는 끝이 없어 보인다. 

 얼마 전 캐나다 밴쿠버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 우리 선수가 금메달을 따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는데, 불교계에서는 느닷없이 해설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사과를 요청하는 등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앞으로 6월에 있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을 단속하라고 나서고 있다. 
 
 내용은 조계종 산하의 종교평화위원회가 우리 선수가 경기 도중에 골을 성공시키고 나서, ‘기도 세리머니’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대한축구협회에 압력을 행사했다 한다. 이는 명백히 개인의 신앙과 표현을 제한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임에 틀림없다.
 
 생각해 보라.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가 비록 ‘기도 세리머니’를 한다고 하여, 개인의 신앙표현과 용기까지 통제하려는 것이 어찌 가당한 일인가? 또 이는 불교에 무슨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는 종교가 가져야 할 도리와 역할에서 한참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축구 선수는 불교에서 ‘종교편향’의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공직자도 아닐뿐더러, 선수들이 승리감에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달린 사항이다. 누구도 그것에 대하여 제한을 둘 수 없는 것이 명백하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모 선수의 성호를 표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으나 누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조계종의 이러한 태도는 일시적으로는 불교가 원하는 작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국민들로부터 더 많고 큰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불교에서는 불교인들이 가장 많이 읽고 있는 경전 중에 금강경(금강반야바라밀경)이 있다. 이 책에서 부처의 가르침은 ‘일체의 상(相)을 떠나, 시비와 분별을 초월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조계종이 이 같은 부처의 가르침과 불교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을 모를 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교편향’에 점점 집착해 가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불교계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종교편향’의 잣대로 통제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무애자재(無碍自在)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