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회자윤리위원회 공식 출범
                                   목회자 윤리선언문 발표와 함께 

 

지난 29() 오후 2:00 한국기독교회관(종로5) 2층 조에홀에서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태동한 한국목회자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선언문을 발표하면 공식 출범했다. 비록 한목협이 태동하기는 했지만 윤리위는 독립적인 단체임을 함께 선언했다.

▲ 사회 이성구 목사 01.jpg

 이날 한목협 상임총무 이성구 목사(예장고신, 시온성교회)의 사회로 윤리위 회장 손인웅 목사(윤리위원회 회장, 예장통합, 덕수교회)가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손목사는 취지설명을 통해 한목협이 열린대화마당을 통해 그때마다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도 세웠지만 한국교회의 더욱 악화되어 가는 현실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올해 들어서는 대화마당보다는 계속 기도회를 가지면서 회개와 성찰을 해 왔다.

이제는 실제로 문제를 안고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목회 일선에서 은퇴를 했거나 덕망 있는 분들을 교단과 단체의 추천을 받아 윤리위원으로 18명이 위촉되었다. 1년 넘게 모이면서 선언문을 작성하고 다듬었으며 오늘 선언하고     출범하게 되었 다.”고 말했다.

                   윤리선언문 발표 정주채 목사.jpg 

이어 선언문이 낭독되었는데 정주채 목사, 김명혁 목사, 박경조 주교가 차례로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선언
하나님께서는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한국교회가 당면한 모든 위기는 목회자의 거룩성 상실에 그 원인이 있다. 목회자는 교회의 지도자들로서 교회에서 거룩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세상에서 마땅히 윤리적인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현실은 교인들과 세상 사람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로 속량함을 받고 의롭다함을 얻은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여전히 죄로 오염된 몸과 마음을 가진 죄인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항상 자신을 살펴 죄를 회개하고, 우리를 거룩케 하시는 성령님의 도우심을 의지하여 성결을 이루는 일에 마땅히 헌신해야 한다.

동시에 개인적인 결단과 헌신만으로는 이런 과업을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우리 모두가 연약한 동역자들로서 서로 돕고 보호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통감하여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독립적인 상설기구로 설립하여 목회자들의 윤리적 사명 수행을 돕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의 윤리선언이 선언적 의의로만 끝나지 않고 모든 목회자들이 서로 돕고 격려하며 이를 함께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이 목회자윤리선언을 천명한다.

 하나, 우리는 그리스도가 교회의 주되심(the Lordship)을 거듭 확인하고 고백한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그리스도의 주권에 도전하거나 훼손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두려워 떨며(99:1) 삼갈 것을 다짐한다.

 하나, 목회자의 권위는 겸손과 섬김과 희생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섬김이 가장 귀한 사역이라는 그리스도의 교훈(10:45)을 받들어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교회에서 어떤 직책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돈을 쓰는 일이 없도록 자정(自淨) 노력을 계속할 뿐 아니라 감시 감독의 책임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공정한 절차를 통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성서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의 모든 일들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되(12:2)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 행할 것이며, 나아가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목회자 스스로 정직 근면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로 양심운동과 정직운동에 적극 참여토록 격려하고 고무하는 지도자가 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의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재정운영이 목회자를 부패시키고 교회의 화합을 깨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따라서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고 천명한다. 이로서 우리는 교회 안팍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적극적으로는 선교와 사랑의 나눔을 통하여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는데 진력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목회자는 결혼의 존엄함과 가정의 순결을 지키는 일에 본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루게 하셨다(2:24). 그러므로 가정은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와 그리스도의 뜻대로(5:22-27) 거룩하고 순결하게 보존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현대사회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신과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순결운동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의 주권이 오직 그리스도에게 있음을 믿는다. 교회는 담임목사의 소유가 아니며,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나 친족에게 담임목사의 자리를 대물림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결단하며, 지금도 한국교회에서 계속되고 있는세습을 근절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이원론적인 세계관과 왜곡된 복 사상, 교회의 양적 성장주의 추구에 함몰되지 않도록 즉 세속화와 인본주의 그리고 각종 프로그램에 치우치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며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위해 말씀과 기도에 더욱 전념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사랑하고 귀히 여기며, 자연을 보존하는 친환경적인 생활습관과 문화를 기르고 발전시키기 위해 목회자로서 검소와 절제의 모범을 보이며 교육적 사명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와 국가가 사역의 영역에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정당을 만들거나 특정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일을 삼갈 것이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의 구분이 기독인들의 사회 정치적 책임과 권리를 유보케 하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는 시민으로서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포함한 공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며, 나아가 이 땅 위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예언자적인 사명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믿는 자들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고백할 뿐 아니라 기독교 진리의 탁월성을 믿는다. 동시에 우리는 타종교들을 존중하며, 그들이 가진 신앙과 종교시설을 폄하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천명한다.

주후 20121129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위원 : 김명혁 박경조 박정근 백장흠 손봉호 손인웅 신화석 엄현섭 이동원 장차남 전병금 정주채   추연호 최복규 현해춘 홍정길 회 장 손인웅, 서 기 정주채

                  경과보고 및 향후 활동보고.jpg

 기독교대한감리회: 추연호, 기독교한국침례회: 이동원,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현해춘, 대한성공회: 박경조,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최복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손인웅,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김명혁, 홍정길,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병금,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백장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박정근, 기독교한국루터회: 엄현섭,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정주채,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위촉중),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장차남,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신화석, (기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손봉호,

                한국교회 자정노력을.jpg

 한목협 대표회장이며 윤리위원인 전병금 목사는 경과보고 및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다 응답할 수는 없고 큰 이수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우리의 결정을 개인에게 비밀리에 권고하고 듣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통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자정노력을 위해 힘찬 발검을 떼자며 화이팅을 외치는 윤리위원회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순서가 진행되었는데 이날 최고의 관심사는 세습에 관한 부분이었다. 윤리위 측은 지난 모든 세습에 대해 지금 언급하기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감리교가 입법한 것에 비준하는 입법을 각 교단이 시행해 가고 이를 윤리위를 통해 계속 계몽해 간다면 몇 년 후에는 정착될 것으로 본다.”면서 개척해서 대형교회를 이루었다고 교회는 목사의 사유물은 아니다. 마치 내 것처럼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재정을 자기의 것으로 사유화하는 일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방청석에서는 극단적으로 세습이 죄악인 것처럼 정죄하는 분도 있는 반면 어떤 이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도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개신교 전체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세습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땅치는 않다. 그러나 대체어가 없기에 사용하지만 모든 세습이 다 악은 아니다. 세상이 비난하니까 그리고 이로 인해 교회에 문제가 생기니까 이슈화되고 그것이 마치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윤리위가 이 문제를 두고 과연 세습금지가 성경적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이에 대한 성경적인 답을 가지고 말해야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비난한다고 다 죄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목사가 정당을 만들거나 국가권력을 가지려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나 국가와 교회가 구분되어 있는 것이지 신자가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타종교를 존중하고 그들의 신앙과 종교시설을 폄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한 시간 이상 이어진 것을 보면 윤리위에 대한 기대와 한국교회의 암담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뜻있는 분들의 바람이 쏟아진 것으로 출범부터 많은 과제를 안은 윤리위원들의 표정은 무거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