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 죄행록 다음은 선행록?
        성급한 대북유화책, 5.24조치폐기 <비핵개방3000> 무력화 우려

백승목 본지 칼럼리스트

 20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남모략기구인 조평통 서기국은천하역적 현인택의 죄행록이라는 이름으로 장문의 선동문을 발표 하였다. 소위 죄행록(罪行錄)극악한 반통일대결분자로 악명떨치던 현인택역적이 온 민족의 저주와 내외여론의 규탄속에 마침내 통일부장관 자리에서 쫓겨났다.”이것은 괴뢰패당의 대결정책의 파산이며 민족을 등지고 시대에 역행해온 반역아의 비참한 말로이다.”라고 아래와 같은 8개항의 죄행을 열거하면서 욕악담과 저주를 퍼 부었다.

1. 민족의 통일염원을 무참히 유린한 죄
2. 반통일대결정책을 조작하고 추진한 죄
3. 북남대화를 파탄시킨 죄
4. 북남민간접촉과 내왕을 가로막은 죄
5. 금강산관광을 중단시킨 죄
6. 북남협력과 교류를 차단한 죄
7. 체제대결과 전쟁을 추구한 죄
8. 친미사대로 북남관계를 외세에 팔아먹은 죄

 그러면서현인택역도의 수치스러운 말로는 민족을 반역한 자는 결코 무사할수 없으며 치욕과 파멸만 차례진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다.”민족을 등지고 겨레의 의사와 념원을 거역하는 반역아들은 시대와 역사의 준엄한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이라고 누구에겐가 경고하기를 잊지 않았다.

 이상 북 조평통이 열거한 죄목(罪目)이야 말로 현인택의 <비핵개방3000>으로 인해 YS이래 DJ와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소위민주화세력이란 것들이 그 동안 잘못 길들여놓은 북괴 김정일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는데 특기할만한 공적을 남겼음을 역설적으로 웅변해 주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는 김정일이 볼 때 죄행록일지 몰라도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공훈록(功勳錄)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MB가 내건 대선공약 중에서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성공사례 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는 재임기간이 길다는 이유 같잖은 이유를 내세워 현인택을 경질함으로서 김정일이 쾌재를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정치 및 군사전략과 대북정책을 꿰둟어 볼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자에게 맡겨야 할 통일부장관자리를 지리학자 출신 류우익에게 맡김으로서 임기 말에 가까워지고 있는 MB정권의 대북정책 및 통일노선이 어디로 튈지 아무도 예측치 못하게 됐다.

 정부는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류우익 기용 직전 이달 초 3~7일 사이 팔만대장경 초조 1000년 기념법회를 빙자하여 조계종 관계자 37명의 방북을 승인한데 이어서 조선종교인회의초청명목으로 21일부터 4일 동안 국내 7대 종단 대표 및 실무자 등 24명의 방북을 허용함으로서 천안함사건과 연평도포격에 대한 북의 사과 및 재발방지조치 등 대화의 선결조건을 스스로 풀어주는 []를 범하고 말았다.

 대북정책에 경험도 지식도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류우익이 주중대사 재직 중 무슨 사고를 쳤는지 MB가 항간의 추측대로정상회담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장관이 하나 바뀌었다고 정부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이렇게 180도 변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류우익 등장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김정일이 아무리 극악한 도발을 해도 <시간이 약> 이라는 잘못 된 신호를 준 것이며, MB정권 대북정책의 난맥상을 드러내 에게 오판의 소지를 제공한 반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이 그랬던 것처럼 정상회담 자체를 대남 시혜(施惠)로 착각케 하여 뇌물성 대가를 요구 할 빌미까지 제공 한 것 같다.

 또한 잘못 된 대북접촉이 2012년 총선 대선에 北風으로 작용하거나 그렇게 오해 될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대통령 유고시 직무대행 4순위인 통일부장관 같은 주요직위 인사에 DJ정권과 노무현 정권 당시처럼 현인택은 안되고 류우익은 좋다는 식으로 김정일의 입김과 북의 영향력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오해와 추측성비난을 역시 면키 어렵게 된 것이다.

 특히 7대 종단대표의 집단방북은 6.15선언 50일 뒤인 200085일 당시 문광부장관 박지원이 한국 신문방송통신사 사장단 46명을 평양에 끌고 가 11일 그간의 반북 반 김정일, 반통일, 반민족, 반화합 보도를 해온 데 대한 반성과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내용의남북언론합의서에 서명케 함으로서 대한민국 언론을 노동당 선전선동부에 귀순, 김정일에게 투항시킨 사건을 방불케 한다.

 2011921일 방북한 ?김회중 대주교(천주교) ?자승 총무원장(불교) ?김영주 목사(개신교) ?김주원 교정원장(원불교) ?임운길 교령(천도교) ?최근덕 성균관장(유교) ?한양원 회장(민족종교협의회) 7대 종단 대표가 무슨 짓을 하고 올지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964227일 북괴 노동당 48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적화통일 3대 혁명역량강화 방침 중, 남한 내 혁명역량의 핵심인 진보적인 지식인을 대표 한다고 할 신문방송통신에남북언론합의서로 족쇄를 채운데 이어서 두 번째로 중시하는양심적인 종교인을 유인 귀순 투항시킨 것으로 오인 착각케 할 수도 있는 일대 실책이라고 본다.

 어찌 됐건 북이 퇴임한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의죄행록을 새삼스럽게 발표 한 것은 류우익 신임 통일부장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류우익이 아무리 김정일 입맛에 맞는 유화책을 쓴다 할지라도 조평통이 <류우익 선행록(善行錄)>을 발표하리란 기대는 가질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