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에 먼저 은 나중
    정몽준의 5천억 출연 사회복지재단 설립발표, 대북뇌물송금액이 오버랩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휴가 내내 고심하여 만들어 냈다는공생발전을 화두로 한 8.15 경축사에 화답하듯 15일 범 현대일가가 사재와 계열사 출연금으로 5000억 원 규모의아산나눔재단이라는 사회복지재단을 만들기로 한 것으로 알려 졌다.

 16일 현대자동차와 현대그룹이 빠진 상태에서 대선후보를 꿈꾸는 정몽준(사진)이 사재 2000억을 출연하고 현대중공업, KCC,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계열사가 참여하여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호를 딴아산나눔재단설립을 발표한다.

 복지논쟁이 한창 불이 붙은 시점에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코드를 맞춰 대규모 사회복지재단 설립을 발표한다는 자체는 일단은 환영할 만한일이다.

 먼저 5000억이라는 규모가 공교롭게도 6.15 당시 현대가 북에 송금한 뇌물액수에 비견 되어 먼저, 은 나중이냐는 얘기가 될 수도 있으며, 2012년 대선 후보를 꿈꾸고 있는 정몽준이 2007123일 대선막바지에 MB지지를 선언, 10억 특별당비를 내고 한나라당에 입당, 20년 무소속을 청산한지 50여일 만인 2008129일 최고위원을 거쳐 당대표까지 지낸 금전만능과 기회주의적 처신을 연상케 한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속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몽준이 정치적 야망을 []으로 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찜찜한 구석이 없지도 않으며, 20021216대 대선당시 노무현과 후보단일화 약속을 투표일을 불과 1시간 40분 남겨두고 뒤집어 결과적으로 친북정권 10년 연장의 최대공신이 됐던 전력에 비춰 볼 때, <5000억 사회복지재단설립약속>이 지켜질 것인지도 두고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현대가 정말로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공생(?)의 길을 모색한다면, 대통령의 공생발전 연설을 기다린 이유가 무엇인지도 설명이 돼야 한다. 이런 식의 이벤트성 발표로는 정몽준의 진정성이 국민의 가슴에 와 닿아 감동을 준다기보다는 돈 많은 자의 돈을 앞세운 오만과 또 다른 형태의 포퓰리즘처럼 비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벌써부터 대권행보를 둘러싸고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 정몽준의 돈에 침을 흘리는 자들이 정몽준 주변에 몰려드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다. 그러나 우리는 20069월 태국에서 기업가 출신 탁신 친나왓 총리가 부정비리와 부패로 군사쿠데타에 의해 실각 망명한 사건에서 돈과 권력을 동시에 탐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백승목 칼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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