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60주년.. 전쟁과 폐허의 땅에 나눔의 꽃 피우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한 고아와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월드비전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6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월드비전 창립 60주년 기념식 뉴스미션제공

 받은 사랑을 세계에 돌려줄 수 있게 된 것, 후원자들 덕분
 창립 60주년 기념식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월드비전의 60주년을 축하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최선규 아나운서, 정애리 월드비전 친선대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월드비전한국의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캐빈 젠킨스 월드비전 국제총재와 설립자 밥 피어스 목사의 딸인 마릴리 던커 피어스 여사가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기념식에서 인사말에 나선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은 “60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싹튼 씨앗이 잘 성장해 이렇게 환갑을 맞이하고 또 받은 사랑을 세계에 돌려줄 수 있게 된 것은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을 쏟아준 우리 후원자들 덕분”이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후원자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잘 대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캐빈 젠킨스 월드비전 국제총재는 “밥 피어스 목사님께서 매달 25달러씩 보내주던 작은 씨앗이 이제는 매년 1,240억 원(1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월드비전이 매우 짧은 기간에 모금을 많이 하는 주요 회원국가로 성장한 것은 많은 이들의 헌신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릴리 던커 피어스 여사는 “아버지가 온 열정을 바치셨던 월드비전에 함께하게 되면서 전쟁으로 황폐했던 한국 땅에 놀라운 나눔의 결실이 풍성히 맺혀지는 것을 목격해왔다”면서 “이는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도 변함없이 든든한 지지자요 후원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영상을 통해 “지구촌 곳곳의 구호와 개발현장에서 UN의 가장 튼튼한 파트너 중 하나로 세계 많은 국가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월드비전의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전 세계 가장 도움이 필요한 나라와 지역에서 어린이들의 생명을 살리고 희망을 심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대한민국 나눔대사 1호로 1992년부터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전 세계 빈곤 아동들의 ‘어머니’가 된 김혜자 친선대사가 월드비전 국제총재 특별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대의 국제구호개발기구로 성장
 60년 전,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태어난 월드비전은 현재 전 세계 1백여 개국에서 1억 명의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구호, 개발, 옹호사업을 진행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구호개발기구로 성장했다.

창립자인 밥 피어스 목사는 한국전쟁으로 폐허 속 거리를 헤매는 한국 아이들을 위해 같은 마음과 비전을 품고 있던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를 만나 함께 피난민 구호사업을 시작했고, 전쟁고아들의 비참한 상황을 담은 기록영화를 찍어 미국에서 모금 운동을 펼쳤다.

이렇게 시작된 구호사업은 일시적인 구호를 넘어 고아와 미망인들을 위한 모자원을 지원하고, 또 해외의 후원자와 국내아동결연을 통한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하게 됐다.

1970년대에는 사회에서 차별 받던 음성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6곳의 음성 한센병 환자 정착촌을 선정해 대한민국의 한센병 퇴치에 크게 기여했으며, 1980년대에는 산업화로 인해 가정해체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시설아동들을 지원함과 동시에 예방적 차원에서 가정/지역개발사업을 전개했다.

1991년, 월드비전은 40년 동안 해외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던 것을 중단하고 국내와 세계 이웃을 우리의 힘으로 돕기 위해 ‘사랑의 빵’ 저금통 캠페인을 벌였다.

빵 모양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 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모금저금통이자, 현재의 대한민국 나눔문화를 이끈 선도적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994년 국내 최초로 민간차원 대북지원을 시작했으며, 4개 지역에서 씨감자 생산시설을 지원하고 농업기술협력을 위한 농업과학심포지엄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이 자립하여 해외를 돕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2001년, 월드비전은 국제구호팀을 개설해 해외긴급구호 상황 발생 시 보다 전문적이고 지속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시키고자 하는 아동권리사업을 시작했으며, 한국 국민이 지구마을의 일원으로서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고 나눌 줄 아는 세계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세계시민교육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