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정신의 회복성은 말씀 앞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
                  말씀 앞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세우는 고신 정신의 회복이 필요하다

고려신학대학원 김순성 원장, 서울포럼에서 고신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하여 발표
본 기사는 이번에 개최된 제2회 서울포럼에 대한 앞선 기사(“과거 총회를 점검하고 고신의 미래를 생각한다”)에서 나타난 기독경영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대한 발제 중 고려신학대학원 김순성 원장의 발제 및 논평을 요약한 것이다.


김순성 원장이 고신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하여 발표하고 있다.

신학자의 관점에서 본 고신의 정체성과 방향성 및 미래 정책 개발모색
금번 포럼은 발제자의 주관적 입장과 견해에만 의존하는 종래의 방식과 달리, 지난 20년 간 고신 총회록을 기독경영연구원에 의뢰하여 분석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발제자들이 포럼에 임하도록 하였다. 일반 경영이 아닌 교회 관련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라, 분석과 접근방식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총회에서의 활동들에 대한 적정성을 개략적으로나마 일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총회활동이 주로 운영관리와 교회정치 등 내부 문제 해결에 치중되어 있고, 의사결정이 지난 영향력과 범위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는 적정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교육, 신학, 교단 정통성 유지 부분은 영향력 면에서나 미래 전략적 성격 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운영관리, 교회정치와 사역이 총회활동의 중심자리를 차지하면서 교단의 중심부에서 교단의 방향을 움직이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신학이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본 발표에서는 분석 보고서에 나타난 현상에 대한 근원적 진단으로서 고려신학교와 교단 설립 초기로 돌아가 설립이념에 나타난 고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고찰하고, 교단의 본래 정신과 정체성이 어디서부터 무너지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규명하고 미래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신의 정체성 규명의 중요성
교단 설립 60주년, 3세대가 지나면서 고신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고신다움이란 무엇인가”, “고신이 왜 이 땅에 존재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지금도 고신이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고신의 정체성과 직결된 신앙의 정통생활의 순결이란 고신의 이념은 195210월 고신교단(총노회) 설립 6년 전, 1946년 한상동, 주남선 목사와 박윤선 교수에 의해 개교한 고려신학교의 교육이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과 신사참배 문제에 대항하는 고려신학교 설립은 정통 개혁주의 신학교육과 생활의 순결을 통해 타락한 한국교회를 정화하고 재건하기 위한 진리운동의 일환이었다. 고신다움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오로지 진리(바른 신학, 바른 교리)를 지향하는 신앙, 그리고 믿는 바대로 어떤 기득권도 포기하고 진리의 길, 좁은 길을 걷는 순결한 영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고신의 존재 이유는 어떤 다른 교단들보다도 선배들이 전수해 준 신앙과 영성을 지금’, ‘여기서살아내야 할 더 큰 책임과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고신교회가 오늘의 상황에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시대정신과 영합하여 교리적, 윤리적 타락의 길을 함께 걷는다면 이 땅의 여러 교단들 중 하나로서 고신의 존재의의는 사라질 것이다.

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에는 평소 간과해 온 중요한 신학이 담겨 있다. 정통신학운동 선언과 함께 칼빈주의 신학수립을 천명하면서, 그 사명을 교회건설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건설과 문화건설에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명에 따라 고려신학교는 사립학교 시대(1946-1964), 총회직영 신학교 시대(1965-1970), 고려신학대학 신학 본과 시대(1971-1980)를 거쳐, 고신대학 신학대학원 시대(1981-1987)와 고려신학대학원(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시대(1988-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고려신학교 예과로 시작한 대학은 무인가 칼빈대학, 정부 인가의 고려신학대학에서 이후 고신대학으로 개명한 후, 의학과 신설(1980)과 함께 계속해서 자연계열 학과들을 증설하면서 고신대학교(1993)로 확장?발전하였다. 그리고 1951년 천막 구호병원으로 시작한 복음병원은 비영리기관으로 시작했다가, 이후 고신교단 직영병원(1964)으로, 고신대학 설립인가(1970)와 함께 고려학원 수익기관으로 편입되었다. 이후 고신대학 소속 고신의료원(1981)으로 편재되었다가 고신대학교 복음병원(2002)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세 기관의 발전과 세속주의의 도전
이러한 고신이 본래의 정신과 정체성을 어디서부터 상실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가?
1964
년 합동교단으로부터의 환원 직후 총회(14) 결의에 의해 고려신학교와 고신대학, 복음병원은 총회 직영기관이 되었다. 세 기관의 규모가 작았던 초기에 이러한 결정은 무리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려신학교가 1971년 정부인가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정규대학(고려신학대학)이 되면서 학교행정의 패러다임이 교회(총회) 중심에서 교육부 법에 근거한 이사회 중심체제로의 근본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복음병원에 의과대학이 신설되고 고신대학이 일반대학교인 고신대학교로 발전하면서 이 흐름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계속되는 학과 증설로 대학은 점점 비대해져 갔고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대학교의 전체 운영 속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말기 고신의 진리운동의 표적은 신사참배였다. 초창기 고신 선배들은 보이는 우상 앞에 순교신앙으로 맞섰다. 하지만 1970년대와 8-90년대를 거치면서 성장 이데올로기와 번영 이데올로기가 보이지 않는 우상으로 우리 앞에 대두되기 시작했고, 그 우상들이 맘몬과 함께 오늘날 고신 교회와 한국교회에서 경배받고 있다. 그간 고신교회는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외형적 성장과 확장을 자랑으로 여겼다. 하지만 2002년도 복음병원 부도사태와 이로 인한 관선이사 체제 경험을 겪었고, 이후 몇 년 간 고신총회는 마치 복음병원 주주총회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신교회의 신대원 지원금이 복음병원의 부채 상환에 전용되어 신대원은 극심한 재정난에 빠졌다. 재정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신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신학적으로 제시해야 할 사명을 지닌 교단의 신학교가 총회의 관심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교단이 당면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신학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교단 상황에 대한 진지한 신학적 성찰이 요구된다. 교회를 위한 신학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 즉 전통과의 관련성을 추구하는 재생적 기능, 현실과의 관련성을 추구하는 생산적 기능, 미래와의 관련성을 추구하는 예견적 기능이다. 이를 위해 첫째, 고려신학교와 고신교단 설립 이념에 나타난 고신의 신학과 정체성을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에게 제시하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둘째, 고려신학대학원,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이 총회직영 결정 당시의 설립이념과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냉철하게 평가하고, 향후 각자의 특성에 맞게 제각기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현재의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셋째, 쇠퇴기에 들어선 한국교회의 향후 10년 또는 20년을 신학적 안목으로 통찰하여 교회와 신학교가 효율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집중해서 구체적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고신의 미래정책을 위한 원론적 제언
오늘날 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보다는 교회의 기능과 역할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자세와 태도도 중요하지만 개혁주의 전통에서 개혁자들이 요구한 개혁의 핵심은 항상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성경적 신앙의 회복이야말로 교회 갱신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교회답지 못한 근본이유도 교회가 세상과 동화되지 못한 기능성 실패 때문이라기보다는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에 일치하지 못한 존재론적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초기 고신교회는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교회였다. 그래서 차별성이 있었고 존재감이 있었다. “여호와여 우리를 주께로 돌이키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5:21) 라는 예레미야의 기도가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소원한다.


김홍석 목사는 세 기관에 얽힌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에 대해 논찬하고 있다.


세 기관에 얽힌 문제
,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논찬을 맡은 김홍석 목사(수도노회장)세 기관의 변천을 잘 이야기해 주셨다. 개강이 바쁜 가운데서도 발제해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다. 다만 기독경영연구원에서 분석했던 자료와 김순성 원장의 발표 사이의 상관관계가 미약하다. 물론 통계적 분석을 가지고 신학적 입장을 따로 정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라고 평하였다. 그리고 두 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1) 고려신학교가 출범할 당시에는 타락하고 변절된 한국교회 상황에서 사설신학교로 출범할 정도로 뚜렷하게 존재할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고려신학대학원이 이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예컨대, 고신 정체성, 한국적 개혁주의, 고신 신학이라는 표현이 있다. 타 교단과 고려신학교의 차이가 지금도 있는지.

2) 고신대학교는 과거 학교가 많지 않았을 때는 큰 의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4년제 대학이 400여개 정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신대학교가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복음병원은 구호병원으로 출발해서 영리병원 내지는 학교법인 수익기관이 되었다. 그리고 고려신학대학원은 현재 학교법인 산하 세 기관 중 하위 부속기관으로 전락한 상태다. 고려신학대학원이 총회직영신학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에 어떠한 대안과 방향이 있는지.

이에 대하여 김 원장은 “1) 영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본다. 영성은 성경을 어떻게 믿는가, 신학적 전통, 상황 세 가지가 어우러져서 형성된다. 신학적으로는 같지만 신사참배라고 하는 역사적 정황 속에서 고신은 신앙의 절개를 지켰고, 오늘날 우리는 그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적 개혁주의라는 말을 썼다. 2)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 관련해서는 본인의 소관이 아니라 신학교와 복음병원의 당사자들이 직접 대답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다만, 개혁주의 신학원리상 교회가 병원이나 대학 운영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하여 서구 개혁교회에 답이 나와 있다. 이에 대해 총회에서 진솔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대원의 위상과 대안에 대해서, 우선 생각할 것은 구조적으로 대학과 신대원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로 분리할 수는 없다. 총회에서 단설대학을 결정해도 교육부 법에 의하면 재산을 분할해서 나갈 수 없다. 다만 공동체에서 기관들이 합의를 하면 가능하다. 어쨌든, 수술을 하건 지금 상태에서 그대로 독립성을 유지하든지 하는 것은 총회가 심도 있게 논의해 주었으면 한다.” 라고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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