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양식]아인슈타인도 못푼 신비

 
 아인슈타인이라면 20세기가 나은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라고 할 것이다. 아직도 현대 과학자들 중에 그를 능가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미국 프린스턴대 고등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던 어느 날 자기 연구실에 앉아 한창 몰두하고 있을 때 이름 모를 벌레가 쪽지 위를 기어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학자 아인슈타인은 신기한 눈으로 벌레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는 마침내 펜을 놓고 감탄하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물리학 지식을 총동원한다고 해도 아직도 이 조그만 벌레의 신비 하나도 풀지 못한다고. 20세기가 낳은 천재 중 천재인 그가 가진 물리학 지식을 총동원한다 할지라도 오늘 있다가 내일 죽을 이름 모를 작은 벌레 한 마리를 보고 놀라운 신비라고 한 것이다.

 그 벌레가 움직일 때 일어나는 역학적인 관계, 그 역학적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일어난 화학적 변화, 계속해서 발생되는 에너지의 양, 이 과정 후에 나타나는 에너지의 순환 과정, 거기다 아직도 풀지 못한 생명의 신비…. 그야말로 조그만 벌레 한 마리도 신비 덩어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신 성탄 사건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어찌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아기 예수로 오신 그 사건을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과연 어느 문인 어느 과학자가 이 사건을 잘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의 이성으로는 말도 되지 않는 소리요 전혀 있을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고 말조차 되지 않는 그 신비한 사건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로 일어나게 된 것이다.

 바로 그것이 2000년 전에 있었던 성탄 사건이다. 하긴 이성으로만 생각하면 어찌 이런 일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말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그것을 머리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성으로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그저 하나님의 일방적 사랑의 신비요 아이러니일 뿐이다. 하나님 사랑의 미스터리요, 이해할 수 없는 로맨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머리와 이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걸 가슴으로 받는다. 성탄의 사건을 로맨스로, 신비롭고 황홀한 사랑의 소네트로 받는다.

 크리스마스의 감격은 여기에 있다. 크리스마스는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고 성탄트리와 캐럴을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감격하는 시간이다. 이번 성탄절은 하나님의 사랑의 아이러니 속에 빠져 보자. 그 미스터리한 사랑의 아이콘으로 들어가 보자. 거기서 그 사랑에 감격하고 마음껏 노래해 보자. 부르다가 죽을 노래, 그 주제인 하나님의 사랑을. 그리고 목자와 동방박사들이 찾아갔던 말구유 대신에 이제는 장성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서.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