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에서 종교계는 중립을 선언하라 
 

-한국교회언론회-
2007년 제17대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에 없는 혼탁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현실에 즈음하여, 범 종교단체는 우리나라의 政治史 이래로 잘 지켜온 정교분리의 원칙을 충실히 준수한다는 다짐으로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기를 촉구한다.

금번 대선에서 종교계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먼저 대선후보들의 각 종교계 방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에 종교단체들이 유력 대선후보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대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종교가 현실정치에 초연하지 못하여 정치적인 過誤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인하여 종교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높은 가치에 대한 저평가와 함께, 종교계에 대한 기존의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보며, 이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유익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종교 간의 후보자에 대한 好 不好를 드려내게 된다면, 자칫 어렵게 지켜온 종교 간의 화해와 일치는 깨어지고 종교 간의 대립양상을 가져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어떤 이념간의 갈등보다 종교 간의 갈등은 더 큰 불행을 가져오게 된다. 우리나라는 다종교국가로써 종교 간의 노력으로, 특별한 갈등 없이 각 종교 본연의 일을 감당해 오고 있다는 평가이다.

2007 대선은, 격동하는 국제정세와 국내의 경제 사회적 문제들, 그리고 남북한 간에 해결해야 할 현안들을 예견하는 바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은 단순히 통치자 이상의 중요한 임무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런 연유로 인하여, 종교계가 정치에 관심이 높은 것은 이해하는 바이나, 그렇다면 더욱 정치 지도자들에게 잘못된 일에 대한 충고와 함께, 지혜로써 돕는 것이 현명하고 중요하다고 본다. 종교 지도자들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이제 우리 국민들도 여러 정치적 과정을 통하여 성숙을 위한 고통을 경험하였으므로, 대선 결과뿐만이 아니라 과정에서도 선진화되어가고 있다. 다만 정치가들이 국민들의 이런 높은 의식을 따르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그 같은 현실에서 종교계는 금번 대선이 대립과 분열이 아니라, 협력과 화해, 그리고 국가적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금번 대선에서 범 종교계는 슬기롭게 처신하여, 민주정치의 목표와 종교 목적이 갖는 공동가치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를 밝게 하는 일에 또 하나의 주초석(柱礎石)을 놓게 되기를 희망한다.